올해 수능, 수학 영향력 커지고 영어 변별력 떨어져

국어·수학만 B형 그대로, 영어, 통합형으로 쉽게 출제…작은 실수로도 타격 클 듯

2014-05-12     신혜영 기자

일 년 중 가장 큰 시험 전쟁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닥이 잡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11월13일에 시행된다. 무엇보다 이번 수능의 핵심은 ‘변별력’을 갖는 것이다. 평가원은 지난 3월26일 ‘2015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영어 수준별 시험은 폐지하고 사교육 경감을 위해 쉽게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BS 연계율 70% 유지
올해 수능은 지난해 교육부에서 마련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2013.9.)’에 따라, 국어·수학 영역에서만 A형 또는 B형을 선택하는 수준별 시험을 실시하고, 영어 영역의 수준별 시험은 폐지한다. 통합형 시험으로 전환된 영어는 ‘대입에서 쉬운 수능 영어 출제(교육부 업무보고, 2014.2.)’ 방침에 맞춰 출제한다는 게 평가원의 계획이다.
난이도는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수능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출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를 전년과 동일한 70% 수준으로 유지한다. 특히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과 원리 중심의 연계 출제가 강화된다.

영어 영역의 수준별 시험 폐지, 듣기는 5문항 줄어

이번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영어 영역에서 수준별 시험이 폐지되고 쉽게 출제된다는 점이다. 지난 2월 교육부는 ‘쉬운 수능 영어 출제’를 핵심으로 하는 영어 사교육 경감 대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라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 수능에서 영어 영역을 지난해 수준별 B형 수준보다 쉽게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이 발표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선 영어 영역의 수준별 시험은 폐지되며 사교육 경감을 위해 쉽게 출제된다. 영어 영역 듣기평가 문항이 5개 줄은 17문항으로 읽기는 5개 늘어난 28문항으로 바뀐다. 전체 문항 수는 45문항으로 동일하다. 이에 따라 듣기평가 시간은 종전 30분 이내에서 25분 이내로 단축되며 읽기평가는 40분 이내에서 45분 이내로 확대된다.
조용기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현재 한 문항당 기준이 되는 어휘수가 140개 정도인데 불필요한 어휘가 있다면 적절하게 조정해 지문을 감량하겠다”며 “다만 일률적으로 줄이게 될 경우 오히려 의미 파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양락 부원장은 “영어 영역의 난이도는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의 중간 정도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빈칸추론 문항을 7문항에서 4문항으로 줄이고 전체 어휘수도 B형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쉽게 출제됨에 따라 변별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부원장은 “영어 영역을 변별력까지 고려할 경우 지금보다 난이도를 낮출 수 없게 된다”며 “정부 정책이 변별력 보다는 사교육이나 학교교육 정상화에 더 포커스를 뒀기 때문에 영어의 경우에는 쉽게 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통합형 영어출제로 전년보다 시험이 쉽게 출제되는 것은 환영할 만 하나 이에 따라 다른 과목, 특히 수학 영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영어영역은 변화된 출제경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의 실력보다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도 “수능에서 영어가 쉽게 출제될 경우 영어에서 변별력이 떨어져 인문계열은 반영비율이 높은 국어와 수학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평가이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변별력이 떨어지는 영어에서 실수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특히 고난도 유형인 빈칸 추론 문제와 쓰기, 일치·불일치 유형을 집중적으로 학습해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어, 수학 영역 수준별 시험 도입

영어 영역이 쉽게 출제됨에 따라 수학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제 경향은 국어, 수학 영역에서만 A형 또는 B형을 선택하는 수준별 시험을 도입한다. 수험생 학습 부담 경감을 위해 국어와 수학 모두 B형으로 선택하는 것은 금지된다.
국어와 영어 영역은 출제 범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한다.
조 본부장은 “국어의 경우 A형의 출제 범위는 문학1이고 B형의 출제 범위는 문학2이기 때문에 수준 차이가 있다”며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를 두고 출제할 생각이며 전체적으로는 작년 수능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탐구영역의 최대 선택과목 수는 사탐·과탐 2과목, 직탐 1과목으로 종전과 같다. 다만, 직탐은 전문계열의 전문 교과를 80단위 이상 이수해야만 응시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은 9개 과목 중 1과목 선택할 수 있다.
사회탐구 영역은 10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 과학탐구 영역은 8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각각 선택할 수 있으며, 직업탐구 영역은 5개 시험과목 중 1개 과목만 선택할 수 있다.
수험생이 받는 성적통지표에는 응시한 영역과 유형, 과목명이 표기되며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점자문제지가 필요한 시각장애수험생 중 희망자에게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와 해당 프로그램용 문제지 파일이 제공된다. 또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경감 및 저소득층 가정의 교육비 부담 완화를 통한 행복교육 실현을 위하여 작년과 동일하게 응시수수료 환불 제도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응시수수료 면제 제도를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평가원은 수험생들에게 자신의 학업능력을 진단하고 새로운 문제 유형에 적응할 기회를 주고자 6월12일과 9월3일 두 차례 모의평가를 진행한다.
평가원은 2015학년도 수능의 세부계획을 7월7일 공고할 예정이다.
한편, 작년 수능에서 ‘세계지리 문항 오류’ 논란을 겪었던 평가원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의신청의 단순/중대함을 분류하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 출제위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영역별로 5인 이상 참여시키기로 했다.

수능 첫 모의평가 6월12일 실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첫 모의평가가 6월12일 실시된다.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도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사교육 경감을 위해 EBS 수능교재와 강의에서 70% 연계할 계획이다.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이며 수험생이 자유롭게 선택해 전부 또는 일부 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이번 모의평가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고려해 영역별로 시험범위를 조정했다. 시험 응시는 2015학년도 수능 시험 응시 자격이 있는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되 다음달 13일 실시되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지원한 수험생도 응시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0일까지다. 재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졸업생은 출신 고등학교나 학원에서, 검정고시생 등 출신 학교가 없는 수험생은 현주소지 관할 85개 시험지구 교육청 또는 응시 가능한 학원에 신청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2015학년도 수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 계획, 85개 시험지구 교육청 현황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 kr), EBSi 홈페이지(www.ebsi. co.kr), 시·도별 비학원생 접수 가능 학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보제공 사이트(www.suneu ng.re.kr)에 게시한다.
성적표는 7월3일까지 시험을 치른 시험장으로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