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프랜차이즈 강국의 밑거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전국적 모델 만들 터’

2014-05-08     양성빈 본부장/황현두 기자

번화가에 나가보면 얼마 전까지 있던 매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점포가 들어선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동네상권이라고 다를 건 없다.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고 성장하고 또 사라지는 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요즘은 그 주기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급변하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의 생존법, 경쟁력을 갖추고 성공적으로 업장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신기동 회장을 만났다.

부울경 프랜차이즈의 현재

“나름 오랜 시간 몸담아 왔지만 아직도 프랜차이즈는 어렵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신기동 회장의 첫마디이다. 부울경 지역에는 현재 9만 여 종사자들이 300여 개의 가맹본사와 8,000여 개의 가맹점에 소속되어 있다. 이는 전국 8% 수준으로, 시장규모 대비 저조한 실적으로 해석된다. 이에 신 회장은 타 지역에 비해 결집력이 약한 단점을 보완하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작년 12월 회장에 선임된 이후 쉴 틈 없이 매진한 결과, 30명이 채 되지 않던 가맹본부 협회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초창기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하던 지역유명음식점 점주들도 이제 먼저 그를 찾아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매장에서 기다리기 보다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마케팅,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의 결과다.

협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만들다
전국 외식산업의 61%를 차지하는 프랜차이즈는, 종사자 포함 인구 124만의 거대 산업이다.
최근에는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경쟁력이다. 부울경 지회는 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연 1회 이상 부산·울산·경남 지역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주관할 예정이다. 규모면에서 또 내용면에서 최고수준의 박람회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계획 중이다. 또 교육사업을 주관해 많은 중소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그리고 부울경 지역의 가맹본부 협회원을 200명 수준으로 성장시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들은 신 회장의 임기 중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그는 프랜차이즈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타 지회의 사례를 들며, “부러움이 앞서지만 우리지역의 분위기도 타 지역처럼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이건 회장으로서 제가 풀어야 할 큰 숙제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단체의 협조로 각종 행정규제가 완화되길 바라는 대목이다. 부울경 지회는 시청과 소상공인진흥원, 지역컨설팅 관계자들과의 연계를 통해 모델적인 지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 조리사 및 외식산업협회와도 MOU 등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시락,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

신기동 회장은 양념육 프랜차이즈 개발전문업체 화정F&C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화통한불고기’ 브랜드를 론칭해 3호점까지 가맹점을 확대했다. 그는 식육분야를 전공, 15년 경력의 육류제조 베테랑이다. 직접 메뉴개발에도 참여하며 업계의 다양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그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도시락이다. ‘화통한불고기’가 그 대표주자. 도시락 산업은 경기 침체의 장기화, 여가시간의 부족, 1인 가구의 증가 그리고 여성 경제활동의 증가 등의 원인으로 매년 성장해 왔다. 국내 도시락 시장의 규모는 편의점을 통해 유통되는 매출액 7,000억 원을 포함해 대략 2조 원 이상이며, 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소자본·소규모 창업이 가능하고, 직접 육류를 가공하기 때문에 생산비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간편함, 맛, 가격, 영양 등 여러 장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도시락의 약점은 보온이다. 사실 보온재나 발열재는 이미 개발되어 있지만, 만만찮은 비용 탓에 이를 판매 가격에 포함시키기는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보온문제만 해결된다면 도시락 시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게 신 회장의 입장이다. 그는 요즘 ‘식지 않는 도시락’ 개발에 고민이 많다.

가맹점 없는 본부 있을 수 없어

신 회장은 작년 취임사에서 “먼저 보고 배우면서 일꾼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모두 지켜보고 계신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보다 지회를 먼저 생각하고, 머리를 숙이고 유관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취임 이후 본업보다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왔다. “지금 너무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큰일 있을 때 힘이 빠질까 두렵습니다.”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 걱정 아닌 걱정이다.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고, 진행 중인 일도 많다. 그 중 하나인 BI*는 스티커 제작만을 남겨둔 완성단계에 있다. 부울경 지회 모든 회원가맹점에 이 BI 스티커가 부착될 예정이고, 고객은 위 매장들을 교차·반복 방문할 경우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신규 방문의 경우에도 적절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입을 원하는 비회원에게도 문을 열어둘 계획이다. 업계에는 ‘개업 5개월 만에 50%는 망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3년은 안 망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창업시장의 쉽지 않은 상황을 드러내면서 프랜차이즈 본부와 협회의 사후관리를 독려하는 말일 것이다.
신 회장은 프랜차이즈의 안정적인 정착과 건실한 성장을 위해, 향후 신규가입은 자격제로 전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튼튼하고 내실 있는 협회를 지향하며 기존 가입자들에도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다음에야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변화하는 추세에도 회원들이 믿고 힘을 보태줄 수 있는 회장, 그 힘을 모아 무슨 일이든 망설임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파워풀한 리더’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