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혁신 통해, 자생적 산업생태계 조성

“실효성 있는 사업을 통해, 전남 조선해양산업의 백년대계를 준비해 나가겠다”

2014-05-07     박재형 기자

대불국가산업단지(이하 대불산단)가 첨단 융·복합 혁신 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지난 2013년, 구조고도화사업 대상단지로 지정된 이후 지난 2014년 3월, 4개 혁신산단 중 하나로 선정된 대불산단은 국비 우선지원을 통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조선 블록 중심의 전통 제조업에서 탈피해 경쟁력 있는 다기능적 혁신산단으로 재창조해 나갈 대불산단의 구조고도화사업에 대한 핵심 내용을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지역본부 대불지사 안영근 지사장을 만나 집중 취재했다.

1964년 구로공단이 최초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산업단지는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하는 주체로 50여 년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산업단지 내 근로생활의 질(QWL)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 부족, 노후 된 시설과 근로자의 배움, 문화, 편익이 보장되지 못하는 환경은 산업단지 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한계를 가져왔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20년 이상 노후화된 산단을 중심으로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자 지난 2013년 공모를 통해 9개 단지를 선정했으며, 지난 2014년 3월 관계부처의 집중 사업 지원을 위해 4개의 혁신산단을 선정했다. 국민경제의 지속적 성장거점을 확보하고 입주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산업단지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혁신산단사업’은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

혁신산단 선정, 고부가가치로의 산업구조 개편 중요

지난 1989년 착공된 대불산단은 현재 운송장비, 기계, 철강, 비금속 등 328개사가 입주해 가동 중이며, 서남권 조선산업의 중심지로서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인프라 시설의 미비와 기업활동에 필요한 비즈니스 지원시설 부족, 단순 생산 위주의 저부가가치 산업구조, 고급 전문인력의 정주 여건 열악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으며, 밖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세계 조선해운 산업의 장기침체 등으로 주력산업인 조선 관련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대불산단은 초창기 특화산단이 아닌 일반산단으로 기획되어졌고 조성 후 조선업종이 집적화되면서, 조선에 맞는 관련 인프라와 기반 시설이 미비하다. 또한 조선블록 제조업체의 단위 면적당 생산되는 부가가치가 매우 낮아 고부가가치로의 산업구조 개편이 절실하다”라고 설명하는 안영근 지사장은 “이런 가운데 이번에 구조고도화사업과 혁신산단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공간조성, 혁신역량강화, 환경개선 등을 통해 대불산단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강조한다.

R&D, 산업지원, 외국인특화지역으로 세분하여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

혁신산단 대상지로의 성정은 전남도와 영암군, 한국산업단지공단, 목포대학교 등 지역의 산·학·연·관이 그동안 대불산단의 새로운 환경 개선을 위해 뜻을 모으고 역량을 결집한 결과다.
대불지사는 사업대상지를 3개 지구로 구분하여 ‘R&D융합지구’에는 기업의 생산 잠재력을 높이고 기술고도화 및 업종다각화를 위한 산학융합의 R&D복합 비즈니스 센터와 주거·상업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며, ‘산업지원지구’에는 근로자 복지지원을 위한 기숙사, 공동식당, 편의 시설 등이, ‘외국인 특화지구’에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기반 시설설치 등 총 18개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대불산단에 소재한 중소기업의 기술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한 R&D사업뿐만 아니라 시대적 요구를 충족하고 입주기업과 근로생활의 질적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각적 접근을 통해 모두 18개 분야에 걸쳐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라고 강조하는 안영근 지사장은 “구체적으로는 조선해양 특화 단지에 맞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선 지중화, 도로 보강 및 뿌리산업 특화 단지 조성 등 환경개선사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며, 기업의 혁신역량강화를 위해 이미 추진 중인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 대불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과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지원 강화를 위한 산학융합 연구기반 구축, 전시홍보 기능 확충, 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확보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또한 근로자를 위한 환경개선 사업으로는 근로자 종합 복지관 운영, 클린사업장 설치, 공동 직장어린이집 설립, 문화센터 구축, 통근버스 운영, 작은 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이용자의 편리성을 증진하고 전문인력의 정주 여건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한다.

자생적 산업생태계 조성,
이제는 선택이 아닌 실행의 문제다

전남도와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는 지난 3월18일 혁신산단 사업의 체계적인 시행과 대상 주체별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내 공감대 형성 및 추진력 강화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 영암군, 대불산단 경영자협의회, 목포대학교 등 지역 내 산·학·연·관의 혁신주체들로 구성된 ‘대불산단 창의·혁신 정책포럼’을 창립했다. 포럼은 ‘소통의 장’으로, 향후 다양한 네트워크 및 활동을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과 사업의 성공을 위한 지원을 담담해 나갈 예정이다.
대불산단이 산업, 기술, 문화가 함께 어우르는 혁신공간으로 변모되면, 무엇보다 지역의 젊은 인재가 정주함으로써 산업 고도화와 인구 유입의 선순환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구로공단의 경우 구로디지털단지로 탈바꿈하면서 청년층 선호공간 조성 및 경공업에서 IT로의 업종고도화를 통해 고용 및 생산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1999년 594개이던 기업 수는 2012년 1만 1,497개로 20배 가까이 늘었고, 고용은 3만여 명에서 15만명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대불산단 또한 산단 환경을 개선하고, 고급인재의 정주 여건을 조성한 뒤 첨단기업 집적화, 창의·혁신역량을 집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해 잿빛 공단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산업을 집적함으로써 젊은 인재들이 선호하는 전남의 신성장 거점으로 재창조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하는 안영근 지사장은 “이제는 선택이 아닌 실행의 문제다. 구조고도화 사업의 성공 모델로 대불산단이 역할 할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위해,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히며, 관계부처와 지자체, 지역민, 입주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21C 산업단지는 산업, 주거, 상업, 문화, 교육이 복합된 다기능적 첨단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게 민간의 자본력과 공공의 공익성, 정부의 정책이 결합된 구조고도화사업은 정체된 산업경제에 신선한 활로가 되고 있다.
국가경제의 지속적 성장거점을 확보하고 입주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대불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이 관계부처의 적극적 지원과 지자체의 발 빠른 진행 속에, QWL사업의 성공적 롤 모델로 자리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