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방만 경영 38개 공공기관 절반이 ‘관피아’
공대위 “낙하산 인사, 국가 부실 가속화” 지적
2014-05-07 이지원 기자
| ▲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해피아'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 ||
‘세월호 참사’가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폐해에서 비롯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낙하산 인사가 국가 부실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실·방만 경영으로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 38곳의 기관장 절반 가량이 정부부처 산하·유관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민주·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최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정부 지정 38개 중점관리기관의 기관장 38명 중 18명(47.4%)이 관료 출신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공대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중부발전·한국전력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한국거래소·한국투자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조폐공사·예금보험공사 등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각각 기관장으로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 국토교통부 산하 LH·철도시설공단,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 등에도 해당 부처 관료 출신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감사원 출신이,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중앙인사위원회, 지역난방공사는 정치인 등 연관성이 떨어지는 관료들이 기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기관장 뿐 아니라 상임감사 역시 36명 중 19명(52.8%)이 청와대 등 정부 관료 출신이고, 비상임이사 238명 중 74명(31.1%)이 기관관련 정부부처 관료 출신으로 확인됐다. 상임이사는 121명 가운데 22명(18.2%)으로 그나마 관피아의 영향을 덜 받는 축에 속한다.
이들 관피아(총 133명)를 부처별로 분류하면 기획재정부 출신이 21명(15.8%)으로 가장 많고 산업통상자원부 20명(15.0%), 국토교통·해양수산부 19명(14.3%), 감사원 11명(8.3%), 군(軍) 11명(8.3%), 대통령실 14명(5.3%) 등의 순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관피아'가 공공기관에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 정부의 관료 낙하산은 지난 정부에 비해서도 더욱 만연하고 있어 공공기관의 진정한 개혁은 비정상적 ‘관피아 낙하산’ 관행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