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우리의 생존과 존속을 위협하는 총체적 재앙

2014-04-09     공동취재단

필자가 다이어트 강의 도중 청강자들에게 비만의 정의를 묻는 질문을 던지면 “많이 먹거나 운동부족이 원인일 것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곤 한다. 맞는 대답이긴 하지만 과잉섭취나 운동부족 외에도 비만은 각종 질병이나 생활습관 등 아주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비만은 뇌 및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여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무섭게 파괴하므로 비만이 방치된 상황에서는 결코 우리의 행복한 미래와 그 존속을 담보할 수 없다. 더욱이 우리 미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비만은 그 사회적 심각성에 비추어 보건대 우리 모두의 적극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의 세포 비대형 비만과는 달리 사춘기 전 어린이들의 비만은 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세포 증식형 비만으로써 그 치료 및 관리가 특히 어렵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는 필자는 몇 해 전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펼쳐지는 어린이들의 달리기 시합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30명밖에 안 되는 한 반 어린이 중 삼분의 일인 십여 명 정도가 우량아로 보일 정도로 비만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결국 이들의 달리기 시합은 느림과 빠름의 대결이 아니라 날씬한 어린이와 뚱뚱한 어린이의 대결로 싱겁게 끝이 나고 말았다. 비만아 들이 아무리 용을 쓰며 달려도 날씬한 어린이들을 도저히 따라갈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의 숫자는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체 비만증가율의 원인은 무엇이며, 우리는 과연 그 난공불락의 성 위에 비만극복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이제 곧 다이어트가 화두가 되고 대다수 여성들에게 회자되는 계절이 돌아올 것이다. 어떤 식품에 영양가가 전혀 없어도 살이 빠지면 좋은 식품이 되는 시대다. 스모선수의 바지를 날씬한 여성이 들고 나와 얼마 전에 입던 바지라고 하면 식촛물도 대박상품이 된다. 과체중으로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특정성분의 약을 먹고 회생했다는 사례에 안 속아 본 다이어터들이 과연 있을까? 온갖 과장광고와 상술 앞에 우리의 건강을 내주고 마는 악순환을 왜 끊지 못할까?
그렇다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는 직업 특성상 많은 책자와 정보를 접하는 필자 역시 꼭 풀어야 할 숙원과제다. 운동으로 살을 빼는 것은 결과에 집착할 뿐이요, 기본적으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과 질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옛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을 염두에 두고 우리 몸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본래의 식단을 되찾아야 한다. 잘 생각해 보자. 자연에서 올라온 식품은 원래 짠 것이 없다. 바닷물이 묻은 미역이 짜더라도 민물에 헹구면 그 뿐이다. 보존하기 위해 염장을 쳐서 짜졌을 뿐이다. 짠 음식을 먹고 혈액속의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면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액 속으로 수분을 유입한다. 이때부터 염분의 농도가 정상이 될 때까지 우리 몸은 지방대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 짜게 먹는 식습관이 수분으로 인한 부종 비만을 초래하는 이유다. 짠 음식뿐 아니라 치명적으로 단 음식도 없다. 동시에 기름지면서 단 음식도 없다. 기름지다면 당도가 높지 않고 달다면 기름기가 없다. 굶어온 인류는 열량이 높은 단 맛과 기름진 맛을 본능적으로 추구했을 것이고 이를 간파한 인간들이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내는 음식을 만들었을 것이다. 여기에 매운 맛을 추가하고 조미료까지 듬뿍 뿌려낸다면 우리는 그 음식을 피해나갈 재간이 없다.
소식을 실천하는 필자는 뷔페식당을 갈 때마다 마음이 편칠 않다. 대, 여섯 사람이 한 끼 먹을 돈으로 한사람이 한 끼 식사를 하는 비용의 낭비가 마뜩찮고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불편함도 크다. 사과 한 알, 고기 한 점에도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사과는 자신의 과육을 내어 주는 대신 자신의 씨를 대지위에 퍼뜨려 달라는 무언의 약속을 우리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소, 돼지도 마찬가지다. 남아있는 자신의 새끼들을 잘 돌보아 달라는 조건으로 자신의 피와 살을 주는 것이다. 그들의 살코기 한 점을 우리 입에 넣고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며 반찬으로 감사히 먹을 일이지, 맹수처럼 그들의 살로 우리의 배를 채울 일이 아니다. 숭고한 마음으로 음식을 접하는 것이 그리스어 ‘디아이타’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Diaita’는 건강하게 균형잡힌 영양을 의미한다. 우리는 현재 이것을 다이어트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