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 보급에 앞장서는 도림원

체계적인 강의를 통해 중국차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한중차문화 연구회

2014-04-09     이지현 기자

우리가 흔히 하는 인사로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라는 말이 있다. 한자로 쓰면 '끽다래'(喫茶來)인데, 차를 한 잔 하고 가라가 아니라 차를 한 잔 하러 오라는 뜻으로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의 묵언이다. 평생 차 하나만 바라보며 명차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열정으로 살아온 사람, 이근주 원장을 만나보았다.

천하제일 명차

중국차 전문점 도림원은 입구부터 뭔가 남다른 풍새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한 곳밖에 없다는 ‘한중차 문화연구회’의 이근주 원장은 다방면적인 활동과 중국에 가면 공항에서부터 귀빈 대접을 받고 계시는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에 진주와 대구, 울산에 분점이 있으며 대외 귀빈들도 이곳에서 차 문화를 배우며 스님들도 찾아오셔서 대중들과의 접촉 장소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귀한 차를 내어 오는 손길에 예절을 중시하는 차 문화의 한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중국은 차가 처음 재배된 곳이기도 하며 수백 종류의 명차 중 10가지를 엄선된 명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중차문화 연구회는 허주보원 스님과 이근주 원장이 설립하였고 한국 차 문화와 중국 황궁다법을 중국에 전수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중국 11개성과 차 문화 교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각 명차산지에서 제다, 품평, 심평 현장체험을 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강의를 통해 중국차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연구회다. 최고 품질의 각종 중국명차를 품평, 심평, 품다하여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중국 황궁다법이란 ‘황제가 마시는 차’로서 잔에 손을 대지 않고 우려내는 작법이다. 호아국의 다구와 유물들은 아름답고 섬세하며 다법 또한 과학적이고 예술적이다. 어떻게 보면 황궁 내에서는 바깥세상 자연과의 단절된 생활에서 그것들을 황궁내로 끌어들여 오감으로 즐길 수 있도록 종합한 예술의 한 부분이 황궁다법이다.
황궁다법은 중국 황실에서만 이루어지며 내려온 까다로운 비법인 탓에 실지 중국 내에서도 전수자를 찾기 어려운 행다법이다. 청나라의 멸망과 함께 찬란했던 황실문화는 막을 내리고 국민당과 공산당으로 1세기 가까이 이어지는 대 혼란기와 문화혁명으로 상류문화와 고급문화는 그 종적을 감추게 되었다고 본다. 황궁다법은 그 용어와 작법이 화려하고 이론과 실기가 명확하며 중국의 역사와 함께 종교, 철학, 병법, 기공, 예술 등 각계의 학문이 총 망라되다시피 배여 있는 귀한 다법이다. 또한 특징은 황제가 마시는 차라 해서 청결하고 위생적인 것이 가장 돋보이는데 손보다는 배사(집게)로서 잔을 씻고, 행궈 차를 우려 손님에게 낸다. 황궁다법은 종합적 예술이라 할 수 있는 다해(茶海)이다.

일상 속에서 즐기는 차문화
예로부터 차는 해독 효능으로 귀하게 다뤄졌다. 그러니 차 마시기가 차나무의 원산인 중국에서 일상의 다반사가 되어왔다. 차는 문명의 태동과 더불어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에 전래되어, 영국에 전해진 건 17세기로 찰스2세 왕에게 시집간 포르투갈 공주 캐틀린이 동방무역선이 실어 온 중국차를 가져간 것이 오늘의 유럽에서의 차 문화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차가 한반도에 언제 소개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기록에 ‘선덕여왕 때부터 차가 있었다’라고 전하고 있다. 차는 새로운 지식을 찾아 당으로 간 구법승은 그 시대의 선각자들이었다. 선종에 뜻을 둔 승려들은 장시로, 교학 승려들은 당의 수도인 장안으로 모였다. 신라의 구법승들은 대개 마조계의 문하에서 차를 마시며 수행했다. 이들이 귀국하며 차와 다구를 가져왔지만 선종 도입 초기엔 차가 널리 퍼지지 않았다. 당시 교종이 득세하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 선종의 승려들 활동은 자연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7세기 전후에 들어온 차는 널리 퍼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로 쓰이는 정도였다. 그러나 미미했던 차의 향기엔 불씨가 실려 신라 말 이후 차 문화는 큰 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명차의 조건에는 역사성과 전통성, 지명성과 인지도, 뛰어난 향과 맛으로 다른 차와 비교될 수 없을 때 명차라고 이름이 붙여진다. 또한 최고의 제다 기술자가 차를 잘 가공해야한다. 이 회장은 “천하제일 명차를 운남의 원시림 야생차로 손꼽는다. 사람의 발길 한 번 닿지 않은 밀림 내에서 차나무도 저절로 씨가 떨어지고 자라서 하늘 높이 자라는 이 신비를 간직한 차나무들은 경이로움 자체다”라고 하며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고즈넉하고 부드러운 차향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녹차나 오룡차 같이 독특한 향을 뽐내지 않는다”라며 운남의 원시림에서 나는 야생차를 명차로 꼽았다.
차는 기록상 2700년 전부터 마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음료지만 요즘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것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한때 웰빙 열풍 속에서 차가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커피나 탄산음료에 밀렸다.
이처럼 차를 멀리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차를 마시고 다루는 절차가 너무 격식 위주로 흘러서일 것이다. 차 마시는 것이 고급 취향이 되면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현대인이 즐길 수 있는 기호품 중 가장 유용성이 크다. 무엇보다 편하다. 커피처럼 물과 그릇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도 마실 수 있다. 특별한 다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선입견에 불과하다. 커피와 달리 여러 차례 우려 마실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좋은 차라면 40차례 이상 우려내도 상관없다”라고 하며 이 회장은 남녀노소 장소불문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차 문화가 형성 될 수 있는 사회적 통념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하며 차 문화 보급에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직까지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심지어 차를 파는 사람들조차도 차를 제대로 알고 파는 사람이 적고 올바른 지식도 부족한 경우를 보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잡혔으면 좋겠네요.”
도림원에서는 차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부담 없이 차를 흥미롭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장점과 함께 교육을 통해 배운 차의 맛과 향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일상 속 즐기는 차 문화를 전파해가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지역 내의 차 문화가 확산되어 차의 예절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부산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는 도림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