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로드맵 '인간혁명의 시대'

2018-10-08     김민수 기자

[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사회의 모습에 대해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을 통해 수많은 상상을 해왔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은 인간이 기계에 의해 지배당하거나, 극소수의 인간만이 발달된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대부분의 인간은 현재보다 못한 피폐한 삶을 사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암울한 디스토피아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과 같은 학습능력을 갖추고 인간보다 훨씬 더 빨리 지식을 습득하는 AI가 개발되면서 과거에는 그저 공상 과학에 불과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이제는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회적으로 팽배해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급격한 기술의 발전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늘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가 일어났다. 그리고 산업혁명 시기에 사회적 혁명을 가져올 정도로 극심했던 불평등의 문제가 기술혁명의 시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016년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자본과 능력, 지식을 가진 엘리트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되고 중하위 계층은 갈수록 불리해져 중산층 붕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경고와 함께 2020년까지 선진국의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게 되리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세계적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또한 2030년에는 전 세계에서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 유기윤 교수도 2090년에는 AI가 인간 일자리의 대부분을 대체하면서 99.997%의 인간은 AI보다 못한 사회의 최저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7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변호사의 경우 2030년에는 AI가 변호사에게 필요한 역량의 48.1% 수준까지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검사도 2030년에는 인간 법률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의 58.6%까지 AI의 능력이 높아지리라 예측되며, 의사의 경우는 더욱 심해서 2030년에는 70%까지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의료 분야에서는 이미 AI 의사 왓슨이 큰 활약을 하고 있고, 해외 로펌에서는 AI 변호사 로스를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이들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직업 증발의 미래가 인류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 예측하는 반면, 인류 역사에서 기술 혁신은 일자리를 축소한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 근무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끌어 올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기술 혁신의 과정에서 높아진 삶의 질을 지탱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수 대체하게 되리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이 인류의 미래를 암울한 디스토피아로 만들지 아니면 유토피아로 만들어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현재 몇몇 나라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나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의 사회적 리더들이 주장하는 로봇세의 도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은 발달된 기술을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이용해 지금은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가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인간이 상상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인류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은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까지는 기존의 직업과 산업 분야에서 열심히 경쟁해 1등을 차지하는 이들을 인재라고 불렀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이전에 없던 일자리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이들이며, 그런 능력의 바탕은 바로 상상력과 창의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기존의 지식을 무조건 암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야 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