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각광받는 친환경 벼농법 ‘우렁이 농법’
벼에 스트레스 최소화하며 98% 달하는 우수한 제초능력 보여
친환경 농산물이 각광받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확한 농산물들의 소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쌀, 친환경재배 야채의 수요가 점차 늘어가는 가운데 농민들 사이에서도 친환경 농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농법은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농법이다. ‘김해우렁농원’ 이상곤 대표는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우렁이 농법의 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는 산업의 발달로 환경을 해치는 각종 공해가 증가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농업 역시 과학농업, 첨단 기술의 활용한 농업시대로 진입하였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성인 주먹만한 크기의 콩을 수확하고 지금보다 300배 매운 고추의 발명, 제초제에도 죽지 않는 벼를 연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어 늘어가는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먹거리로 인한 피해에 대한 우려와 독성을 띈 농약사용에 대한 불안함이 소비자들에게 문제시 되고 있다. 이에 농민들 사이에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농법이 각광 받는 추세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지자체 별로 각종 친환경 농법을 장려하고 있고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농법이 개발되었다. 현재 국내에 사용되고 있는 친환경 농업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우렁이농법, 오리농법, 참게농법, 지렁이농법, 천적을 이용한 농법, 숯을 이용한 환경농업, 흙살림 순환농법, 스테비아농법, 유기미생물농법, 생물활성수농법, 키토산농법, 유산균농법, 새우농법, 그린음악농법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자연생태계 보호와 친환경 쌀 생산에 영향을 주는 농법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제초는 농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특히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에서 제초 문제는 더욱 넘기 어려운 관문이다. 밭농사에서는 비닐 피복 또는 그 밖의 생태 피복을 쓰는 방법이 있지만 벼논에서는 피복이 불가능하니 어쩌면 제초 문제가 논에서 더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우렁이 농법은 바로 벼논에서 제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대표는 “우렁이를 이용한 논에서 잡초와 풀을 방제하는 농법으로 화학비료와 농약, 특히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토양의 황폐화를 막고 농약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오리농법이나 제초제보다 노동력 절감과 제초 효과 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우렁이 농법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몸에 특히 좋지 않은 제초제와 비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초제가 뿌려진 논에는 거의 모든 생물이 살 수 없다.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논의 지력이 약해지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우렁이는 추수 후 그대로 땅속으로 들어가 유기질 비료가 된다. 우렁이에는 칼슘, 키토산, 단백질 등이 풍부해 지력을 회복하고 건강한 벼를 키울 수 있도록 한다. 껍질은 땅의 공극률을 좋게 하며 미생물의 집이 되기도 하여 우렁이의 분비물을 이용해 추수 후 땅이 부드러워진다. “오리농법에 비해 벼에 스트레스를 거의 주지 않아 벼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란다. 특히 제초효과가 탁월한데, 이앙 초기 제초제와 중기 제초제를 2회 살포한 곳의 제초효과가 약 90%인데 반해 약 98%달하는 제초효과를 볼 수 있다”라며 이 대표는 친환경 우렁이 농법에 대해 설명했다. 오리는 잡식인 반면 우렁이는 초식이다. 그런 점에서 우렁이는 제초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또한 오리 농법의 경우 사육장, 울타리 등 논에 부대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문제가 있지만, 우렁이는 300평 기준 약 5kg정도 논 전체에 고루 투입하면 된다. 지역마다 사용하는 우렁이는 차이가 있지만 주로 1.3~2cm 크기의 중패를 사용하고 있다.
땀과 정성으로 키우는 우렁이
20여 년 가까이 우렁이 농사를 하고 있는 ‘김해우렁농원’ 이상곤 대표는 처음에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우렁이 농사를 했다고 한다. “우렁이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식용과 농업용인데, 처음 시작할 당시엔 식용 우렁이를 키웠다. 몇 년 전부터 친환경 벼 농법으로 우렁이농법을 사용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식용보단 농법용 우렁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김해시 장유면 응달리에서 4,000평의 부지에 우렁이 농사를 하고 있는 그는 점차 늘어나는 중국산 식용 우렁이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국내산이 살아남기 힘들어 친환경 벼 농법으로 사용되는 우렁이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생산된 우렁이는 80%정도 농법용으로 전국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나머진 식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우렁이는 날씨가 추우면 땅속으로 들어가 동면을 취한다. 그래서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부터 본격적인 사육을 시작한다. 3월부터 농사를 시작해 이듬해 5~6월 모내기철에 농법용으로 출하하는 우렁이는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공급된다고 한다.
“날씨가 남부지방보다 비교적 추운 곳에선 우렁이가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작고 너무 어린 치패는 쓰지 못하기 때문에 중패를 주로 사용하고, 기온이 따뜻한 곳은 치패나 중패를 섞어서 사용한다.”
이 대표는 전국적으로 우렁이 농가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김해지역의 우렁이가 가장 질이 좋다고 한다. 다년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질 좋은 우렁이를 생산할 뿐 더러 가장 많은 양의 우렁이가 김해지역에서 생산된다고 전했다. “타지역 농가들이 김해 우렁이 농장을 찾아와 기술을 배우거나 사용하는 사료 등을 참고해가곤 한다”며 이 대표는 김해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우렁이에 대한 자부심을 피력했다.
그는 친환경 농법인 우렁이 농법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당시에 비해 3배 이상 오른 사료값과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농업에 대한 지원이 낮다보니 사업을 이끌어가는 데 힘든 점이 많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선 친환경 농법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김해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우렁이 농법을 처음 시작한 곳이 김해고 가장 질 좋은 우렁이가 생산되는 곳인데, 지자체의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많이 격고 있다.”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는 김해우렁이연합회를 만들어 김해의 우렁이 농가들의 공동 이익 창출과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마을 지도자, 장유3동 방범대장, 바르게살기 협의회, 장애미디어인권연대 활동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 대표는 앞으로 본업에 충실하며 질 좋고 건강한 우렁이를 꾸준히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우렁이 농법이 많은 농가에 보급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