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역사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 훈민정음 반포 566돌

2018-10-05     신혜영 기자

(시사매거진246호=신혜영 기자) 한글은 몇 가지 조합 규칙만으로 무한수에 가까운 소리를 표현해낼 수 있는 언어로 가장 과학적이고 편리한 문자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입증되어왔다. 한글, 즉 훈민정음은 세계 문자 가운데서도 흔히들 신비로운 문자라 부르곤 한다. 그것은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한글만이 그것을 만든 사람과 반포일을 알며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글은 유일하게 탄생 기록을 가지고 있는 문자로 제작원리가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다.

자음 17자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ㄱ, ㄴ, ㅁ, ㅅ, o’의 기본자 다섯 자를 만들고, 이 기본자에 획을 더해 나머지 자음을 만들었는데, 이는 한글이 치밀한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 준다. 모음 11자 역시 천(天), 지(地), 인(人)을 본떠서 ‘·, ㅡ, ㅣ’의 기본자 세 자를 만든 다음, 나머지는 그것들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또한 한글은 문자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소 문자로 초성, 중성, 종성을 모아쓰는 음절 방식의 표기 체제를 가지며 한글의 모음은 언제나 일정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은 한글에 대해 “24개의 단순한 알파벳과 몇 가지 조합 규칙만으로 무한수에 가까운 소리를 표현해낼 수 있는 놀라운 언어”라고 극찬했다. 영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인 존 맨이라는 그의 저서 ‘알파 베타(Alpha Beta)’라는 책에서 한글을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 1994년 6월호에서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러한 한글의 과학적 원리를 알게 된 것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직접 서문을 쓰고 정인지 같은 신하들에게 글자에 대한 설명을 적게 한 것으로 이 책이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될 때까지 우리는 한글의 창제 원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이 발견됨으로 해서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한글의 과학적이고 간결한 체계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에도 못 미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진즉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유네스코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9월 8일을 ‘세계 문맹 퇴치의 날’로 정했다. 그리고 문맹 퇴치에 기여를 한 개인·단체에 ‘세종대왕 문해(文解)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언어 연구학의 세계최고인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언어학 대학에서는 세계 모든 문자 순위를 매겼는데 그 1위로 한글을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