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마켓, 시황 영향 적어 안정 성장 기반 역할
한국 설비기업들 독자적 사업으로 인식, 애프터마켓 주목할 필요
최근 들어 애프터마켓이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애프터마켓은 제품 판매보다 높은 ‘수익성’,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통해 생기는 ‘후발기업과의 경쟁력 차별화’, 시황에 덜 민감한 ‘사업 안정성’ 등의 특장점이 있어 산업설비 기업에는 매우 매력 있는 사업 분야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고가의 생산기계, 설비, 대형 중장비, 건설, 플랜트 및 조선, 해양 산업 등에서 장기간의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술역량과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애프터마켓 진입이 비교적 용이하다.
애프터마켓은 제품판매 이후에 부품을 교체하거나 제품의 정비 및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의 서비스 사업이 진행되는 시장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애프터마켓 사업을 애프터서비스로만 인식할 뿐 시장으로서는 주목하지 않는다.
주목받는 애프터마켓
-빠르게 성장하는 애프터마켓
신제품 시장은 1990년대 이후 수요정체, 경쟁심화 등으로 성숙화 됐으나 애프터마켓 시장은 신제품 시장의 4~5배 규모까지 성장했다. 애프터마켓 사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한편, 고객의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것으로 진화하면서 안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부품 판매 및 정비 차원을 넘어 예방유지보수, 교육/컨설팅, 금융 등 신규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안정 성장의 기반, 애프터마켓
판매 이후의 서비스 사업으로 진행되는 애프터마켓 사업은 제품 판매 대비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개발과 고정비 투자비용이 낮고, 기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므로 영업비용도 낮아 애프터마켓 수익률은 제품 판매보다 높다.
애프터마켓 서비스는 기업과 고객 간 유대 강화 및 고객충성도 제고로 이어져 후발기업과의 경쟁에도 효과적이다. 애프터마켓에서 취득한 고객의 요구나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신제품 개발과 교차 판매 및 재판매에 활용하게 된다. 제품과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연계한 솔루션으로 제품력 제고에 급급한 후발 경쟁자와 차별화도 이룰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멘스는 산업서비스를 사업경쟁력으로 강화하기 위해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보강했다.
애프터마켓 사업은 시황의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정 성장의 기반 역할을 한다. 기업은 경영 여건이 어려워져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설비유지보수는 지속하는데 한 예로 아프라스콥코사는 애프터마켓 비중을 35~40% 선으로 유지하며 경제위기 시에도 경쟁사 대비 안정 성장을 지속시키고 있다.
-한국의 설비기업들도 애프터마켓에 주목할 필요
세계시장 침체와 중국의 추격으로 고군분투 중인 한국 설비기업들은 제품경쟁력을 기반으로 애프터마켓사업을 전개해야 할 시점이다. 선진기업들은 별도의 매출 관리나 전문조직 운영 등 애프터마켓을 주요 사업처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들은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간 축척해 온 사업경험 및 우량 제조 기업으로써의 명성을 기반으로 애프터마켓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GE는 설비제품의 제조경쟁력을 갖춘 아트라스콥코의 기어식 압축기 30년 제조경험을 기반으로 애프터마켓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고가 생산기계 및 설비, 건설, 조선(해양) 등에서 애프터마켓 사업이 유망하다. 사업경험으로 누적된 제품 기술 역량 보유 여부가 중요한 사업요건이다. 교체가 쉽지 않은 고가 설비가 애프터마켓의 주대상이며, 유지보수, 개조, 설비 확장 컨설팅, 교육/훈련 등의 사업 전개를 하고 있다.
애프터마켓 사업전략
애프터마켓 사업은 ▲고객맞춤 서비스 개발(준비) ▲제품 판매와의 연계(실행) ▲문제점 분석을 통해 서비스 지속 개선(관리) 등이 선순환 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잠재서비스 수요를 활성화하고, 기존 제품경쟁력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애프터마켓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관리하는 과정도 필수이다.
기업은 애프터마켓 사업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 가능하다. 사용자가 실제 사용 과정에서 겪는 문제를 세심하게 해결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고, 애프터마켓에서 확보한 명성은 고객의 재구매와 연계사업 추진 시 우대 등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무형자산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고객맞춤 서비스 개발
고객이 제품 사용 중 겪게 되는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조사·분석하여 고객요구에 부응한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출시한다. 고객의 성향, 사용조건별 요구사항 등에 따라 서비스 상품의 내용, 수준, 가격 등을 세분화한다. 고객의 잠재적 애로를 예측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꼭 필요하지만 기술역량이나 사용기반 등의 제약으로 제공할 수 없던 서비스를 발굴하여 먼저 제안한다.
-제품 판매와의 연계
제품과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연계 판매함으로써 고객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애프터마켓 서비스가 제품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음을 부각시킨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서비스 수행 중에 취득한 고객 정보는 개발부분과 공유해 제품 개발에 활용한다. 제품을 사용 중인 고객에게는 성능 개선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서비스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고객충성도를 높여 재구매로 연결한다. GE사는 기존 고객과 산업인터넷 서비스 계약을 맺어 설비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신제품의 시장경쟁력도 제고하고 있다.
애프터마켓 사업이 안정화되면 판매조직과 프로세스를 별도 운영하여 독자 사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화보할 필요가 있다. 애프터마켓 조직이 기존 조직에 부속되면 사후서비스에 머물 소지가 농후하다.
-문제점 분석을 통해 서비스 지속 개선
애프터마켓 활동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신속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도출해 낸다. 측정은 경험이나 직관보다는 검증된 평가도구를 활용하여 객관성을 확보하고 사업 환경 및 활동의 제반요소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 시스템은 물론 고객과 협력사까지 포함한 서비스 체계를 개선하는 실행전략을 추진해야한다.
제조 마인드에서 ‘고객 서비스업’ 마인드로 인식 전환
고객의 잠재요구를 해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신시장도 창출할 수 있다. GE, 아트라스콥코는 센서와 정보기술을 활용해 설비의 운영상황을 모니터링함으로써 고장을 예방하고 최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한다.
안정 성장 기반으로서 기존 제품과 연동한 애프터마켓 사업을 확대한다. 애프터마켓 사업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 특장점을 보유한다. 또한 설비의 경제성 평가와 기술 지원, 컨설팅, 정보기술을 활용한 예방 유지보수 모니터링, 설비 네트워크 관리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고객의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는 서비스 마인드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제품기술력, 성능, 제조원가에 매달리는 제조업의 관점으로는 고객의 불편이나 잠재적 문제를 간과할 소지가 크다. 서비스 관계를 활용해 고객을 관찰하고,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는 업무태도와 조직분위기를 구축해야 한다.
사업조직과 운영 프로세스도 서비스업의 관점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고객의 요구에 충실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 영업, 애프터마켓 사업이 협업하는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상품 기획 및 개발, 영업, 마케팅, 사후 서비스 등 모든 프로세스의 담당자가 고객과 직접 대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재산업에서도 애프터마켓 개념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재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상 문제를 해결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제품 업그레이드, 컨설팅, 예방유지보수, 개조 등을 사업화한다. 유행이나 디자인에 민감한 자동차, 대형가전, 가구, 스포츠장비, 주택 등 고가의 내구재가 유력한 후보이다.
정보기술의 활용,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서비스 등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애프터마켓 서비스는 제품의 하드웨어 기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소비재의 개인 맞춤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