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한 김연아 “홀가분하다는 생각 뿐, 행복하다” 소감

금보다 값진 은메달, 은반과 작별한 피겨여왕

2014-02-21     이지원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은퇴 무대인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의 ‘홈 텃세’로 인한 의문스러운 판정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김연아는 의연했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김연아는 경기 후 “홀가분한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점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라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74.92점)과 합해 총 219.11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 피겨여왕 김연아가 20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아디오스 노니노' 연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연아는 “끝나서 너무 홀가분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가지 모두 큰 실수 없이 마쳤다. 고생한 만큼 보여드릴 수 있었다”라며 “끝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또 "끝났다는 생각 뿐이다. 끝나서 너무너무 행복하다"며 "너무 힘들었다. 긴장하다보니 빨리 지쳤다. 힘들었지만 중간에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실수 없이 해 홀가분하다. 끝났다는 생각 뿐이다"고 강조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받고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4점을 받고 총 224.59점으로 우승한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다. 이날 김연아의 연기는 소트니코바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점수차는 컸다.

연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서도 점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했던 그였다.

김연아는 "결과에 만족하지 않으면 어찌 하겠는가. 내가 말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끝나서 만족한다. 점수에 대해 크게 기대를 안했다. 점수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수 없이 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점수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 정도하면 몇 점대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신기록도 잘 모른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심판들이 심사하는 것인데 제가 언급을 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번 대회는 출전하는데 더 의미가 있었다. 은퇴경기를 실수 없이 마쳐 만족스럽다"며 웃어 보였다.

4년 동안 소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목표 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와 달리 정해 놓은 목표가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밴쿠버올림픽 때에는 금메달이 아니면 안됐다.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큰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밴쿠버올림픽 때보다 간절함이 덜했다"는 김연아는 "목표 의식이 없다는 것, 동기 부여가 안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인생 2막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했던 김연아는 일단 쉬고 싶다며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