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60년 만에 밥상에 마주 앉아…

상봉 이틀째, 3차례 걸쳐 6시간 만남

2014-02-21     이지원 기자

   
▲ 박양곤(오른쪽) 씨가 20일 오후 북한 강원 고성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제19차 이산가족 단체상봉에서 형 박양수 씨를 만나 동생을 부르며 울고 있다.

한국 전쟁으로 헤어졌던 이산가족이 20일 약 60년 만에 밥상에 마주 앉았다. 우리 측 상봉 대상자 80여 명과 동반가족 5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 만찬에서 북측가족 170여 명과 만나 감격스러운 식사를 함께 했다.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는 인사말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인도적 사업이자 민족적 과제”라며 “근본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난 후 후회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리충복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도 “금강산 지구에 내린 폭설로 인해 상봉준비에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합의된 날짜에 상봉행사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며 “분열의 고통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나라의 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앞당겨오기 위한 애국성업에 앞장서리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

밥상은 푸짐했지만 상봉자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대화였다. 착석자간 거리가 1m40cm 가량 되는 식탁에 앉은 일부 상봉자들은 대화를 나누기에 지나치게 먼 거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주최측에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봉 이틀째인 21일에는 상봉 대상자들이 2시간씩 3차례에 걸쳐 만나 모두 6시간을 함께 보낸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측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 북측가족 178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북한 외금강호텔에서 비공개 개별상봉을 갖는다.

이들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단체로 금강산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실내상봉을 한다.

전날 흥분된 상태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산가족들은 이날 이틀째 상봉을 통해 전날에 비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상봉대상자들은 오는 22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북측가족과 작별상봉을 한 뒤 오후 1시께 금강산호텔을 떠나 군사분계선 너머 강원도 속초로 복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