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만난 케리 장관 “관계 굳건히 할 중요한 시점”

북한 문제 주로 논의…“이산상봉과 한미 군사훈련 연계 안돼”

2014-02-14     이지원 기자

13일 오후 청와대를 예방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관계를 굳건하게 가져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케리 장관의 만남은 지난해 4월 방한과 10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브루나이 환담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접견에서 케리 장관은 과거사 문제를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한·일 관계를 염두에 둔 듯 역사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고 긴장도 많이 고조되고 있다. 역사 문제 등에 있어서 저희가 앞으로 계속적으로 관계를 굳건하게 가져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번 4월 방한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인 모두가 한국과의 동맹이 매우 필수적이고 중심적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지난 60년간 역사를 함께했고 앞으로 6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북한과 도전적인 핵프로그램이 아직도 중요한 안보이슈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4월 방한에 이어 올해도 참 중요한 시점에 방한해줘 양국관계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방한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이 4월 하순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좋은 소식을 갖고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을 한·미 군사훈련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점 등 북한문제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과 관련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군사훈련을 연계해 이의 중단 내지 연기를 주장했으나 우리 측은 인도주의 문제를 군사훈련과 연계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대응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또한 확실한 비핵화 의지와 실질적 행동을 보여준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북한 측에 전달한 점도 설명했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 구상에 대해 “매우 좋은 비전”이라며 “박 대통령이 비핵화문제를 넘어 미래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미간에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밖에도 양측은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을 2년간 연장하는 방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또 “한·미 간 방위비분담 협상의 원만한 타결이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는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관련 현안의 관리·해결과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