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각광받는 이동수단 자전거
가업전승을 통해 저가격 고품질의 자전거 생산에 힘써
최근 들어 건강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중의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자전거 산업은 고유가 시대의 새롭게 주목받는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대부터 2대를 이어오며 저렴한 가격, 고품질의 자전거를 생산하고 있는 ‘로드프리자전거(박스포츠) 박원규 대표(www.roadfree.co.kr)’는 자전거업에만 40년째 종사하며 대기업과 중국산에 밀려 거의 사라진 국내자전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자전거 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피로를 느낀 이들에게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유행처럼 번진 게 계기가 됐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교수와 젊은 CEO 등이 심심찮게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등장한 건강 이슈는 레저물로서 자전거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화선 역할을 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4대강 자전거길 등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고 자전거 타기를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최근엔 고유가, 친환경 등의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레저 및 스포츠 기능에서 다시 이동수단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심 주요지역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전거를 빌리고, 타고난 후에는 다른 거치대에 새워두는 형식의 자전거 공유(Bike-Sharing) 프로그램이 유럽을 넘어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민들의 자전거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 공영자전거 정책을 시작하면서 창원시 ‘누비자’를 시작으로 대전시(2009년 타슈), 경기 고양시(2010년 피프틴), 서울시(2010년 서울바이크), 안산시(2013년 페달로) 등 10여 곳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동해안과 평화누리길 등 레저효과를 강조하는 자전거 도로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 및 도심 근교로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레저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대째 이어오는 국내 자전거 생산업체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공단에 위치한 로드프리자전거는 저가격 고품질의 자전거를 생산하기 위해 정직, 신속, 창조적 사고란 사훈아래 엄격한 부품선택과 제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대째 그 맥을 이어오는 박원규 대표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50여년의 기술력과 노하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대학시절 토목을 전공했다. 당시엔 가업을 물려받을 생각보단 다른 일을 할 생각이었지만, 집안 어른의 권유로 가업을 승계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가족경영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아내,친동생,사촌동생과 함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알찬 내실경영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가업을 이어받을 당시 국내 자전거 산업은 1990년대 초반까지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국내 임금이 상승하면서 원가경쟁력을 상실, 해외수출이 급감했다. 승용차와 오토바이 보급이 늘면서 국내 판매도 저조해져 국내 자전거 산업 전체가 침체에 빠져들었다. “힘들게 가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직원들의 희생 덕분이다. 자전거는 부지런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이일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다. 언제나 성실히 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주인이 솔선수범하니 사원들도 열심히 일한다”라며 박 대표는 그간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국내생산 자전거 공장으로써의 자부심을 피력했다. 현재 국내 자전거 시장은 중국산 자전거의 범람으로 일부 몇몇 부품업체와 대형업체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존 자전거 생산 메이커들도 전부 중국산 자전거를 OEM방식으로 들여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전거에 들어가는 부품의 종류는 약 50가지다. 각 부품의 품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숙련된 기술자의 조립기술이 자전거 성능과 품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타는 사람의 체형에 따라, 필요한 용도에 따라 자전거를 조립하고 가공한다. 우리업체는 중국보다 인건비가 10배가량 비싸지만 일정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자전거 조립의 전문화를 위해 국내인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국산과 품질이 검증된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여 만들고 있다.”
로드프리자전거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가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한번 써본 사람은 다시금 로드프리자전거를 찾게 된다. 대형 브랜드 자전거에 비해 10%이상 저렴한 가격과 페달을 제외한 97%정도 완제 상태로 대리점 및 고객에게 공급되다보니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한다. 자전거의 전체적인 조립과 균형까지 맞춰서 납품을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생산량은 떨어지지만, 이는 단 한명의 고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박 대표의 장인정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탈 수 있는 생활용MTB 자전거를 주력으로 생산 중인 로드프리자전거는 현재 전국의 대리점에 자전거 및 자전거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 삼성조선, 광양제철, 한국중공업 등 대규모 공장단지의 근로자 출퇴근 및 업무용 자전거(MT6000모델)를 공급하고 있다.
신뢰받는 품질의 자전거를 생산하며
고객의 니즈에 부응할 터
고품질의 자전거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힘쓰는 박 대표는 대리점, 고객들에게 신용,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점주와 업주가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만 먹고살자고 비싸게 팔지 않는다. 이익은 최소화 하고 고객들에게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보니 선대부터 50년 된 거래처도 있다. 대리점이 거래량이 줄어서 실적이 적어도 찾아가서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고 한다. 이런 관계를 통해 대리점과 회사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로드프리자전거는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일상생활용 자전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전거 부품 판매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자전거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세상의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자전거를 갖기 위해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추세가 늘고 있는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그는 향후 자체 자전거생산 가능한 설비를 통해 1:1 맞춤식 자전거 생산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는 세계 자전거 부품시장의 질 좋고 품질을 인정받은 부품을 단순히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추후 미대를 다니고 있는 아들을 통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시켜 고객이 원하는 자전거를 주문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자전거는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자전거를 구성하는 소재들은 이미 많은 발전을 통해 차체가 고강도 경량화를 이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는 디자인이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되는 자전거는 디자인과 색상이다. 물론 기존 해오던 생활용 자전거사업을 탄탄하게 운영해 나가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경공업엔 퇴직이 없다. 오직 장인만 있을 뿐’이라며 박 대표는 모든 임직원들과 합심해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품질의 자전거를 생산할 것을 다짐하며, 2대째 가업을 전승받아 오는 이 사업을 지방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울 것임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