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인격 수행하는 전통 무술 ‘선관무’

‘무술하는 윤리선생님’ 손범준 사범

2014-02-10     최진희 기자

선관무의 정식명칭은 ‘금강승 선관무(金剛乘 禪觀武)’이다.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이 무예는 천둥, 번개와 같은 힘을 가져 부서지지 않는 금강과 같은 견고함을 가리키는 ‘금강승’과 집중하는 마음(禪), 관찰하는 마음(觀), 무술(武)을 의미하는 ‘선관무’가 합쳐진 말이다.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몸과 마음의 조화로움을 찾고 맑은 정신을 갖게 한다는 이점이 설파되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선관무, 세상에 나오다

선관무(www.sunkwanmoo.com)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부산 범어사의 양익 큰 스님이다.
삼국사기에 화랑의 교육을 스님이 담당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선관무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던 화랑도의 무예와 수행의 기본이 되기도 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선관무는 일제 강점기에 그 맥이 끊어졌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양익 스님이 일일이 노승들을 찾아가 한두 가지 비법을 배워 1960년대에 복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스님들의 교육을 위해서였지 대중화시킬 계획은 아니었다.
선관무가 대중에 알려진 것은 1980년대. 양익 스님의 수제자이자 1대 제자인 원욱 스님이 “평상심을 가르는 것이 수행이며 선관무가 추구하는 것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수행법을 전했다.
요즘 사람들은 선관무를 승가의 무예로 알고 있지만 본래 선관무는 몸과 마음과 호흡의 조화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불교의 수행법이다. 불교무술인 선관무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번뇌 망상을 잘라내 완전한 해탈에 경지에 오르는 수행법으로 수행할수록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자비심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한다.

선관무, 정신을 맑게 하다

이렇듯 육체만이 아닌 정신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무술인 선관무를 배우고 전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선관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계승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손범준 사범 또한 우연한 기회에 선관무를 접했다. 2001년 4월,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방과 후 수업을 하던 김연삼 무술 사부가 선관무를 시연하는 것을 본 것. 이후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장에서 선관무를 수련하기 시작한 손 사범은 신체의 건강함은 물론 맑아지는 정신으로 매력에 빠졌고 수행 10년 만인 2013년 3단을 받아 사범이 되었다.
그는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현대인에게 명상과 건강을 함께 찾을 수 있는 운동이 선관무”라며 “선관무의 특징은 선요가, 선기공, 선무술, 선명상으로 진행 된다는 것이다. 동작이 크고 근육과 관절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유연성운동,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 준다. 특히 선관무의 유연공은 관절을 부드럽게 자극하여 풀어주는 준비운동으로 관절의 통증을 완화하고 장기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이며, 선관무와 다른 무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명상으로 운동이 끝이나 편안한 상태로 마무리 되어 정신적인 수양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손 사범은 현재 윤리교사로 재직 중이다. 남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으로 선관무를 함께 지도하며 학생들에게 건강한 정신을 가르치고 있는 손 사범은 선관무를 사람들에게 전파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아직은 인지도가 낮아 선관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건강이 불균형 상태인 우리에게 스스로 평상심을 찾기에 효과적인 운동이다”라는 손 사범은 “선관무를 시작하게 된 것도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정신건강이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육체건강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도 선관무 전파할 계획

그는 향후 해외에 선관무를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양에서는 동양 전통무예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 운동이라고 해서 신체적인 움직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정신적, 육체적인 부분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그렇다. 정신적 명상, 육체적 운동, 그리고 종교적 가치관을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한국의 무술에 서양 사람들은 더욱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이에 손 사범은 국내에서 학습 부적응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재활 프로그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선관무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또한 해외에도 선관무를 전파하여 국익 향상은 물론 지구촌 건강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큰 포부를 전했다. 손 사범은 “선관무의 수행 방법은 이치를 생각하고 닦으며 고요히 생각하면서 모든 망상을 버린다는 정신적인 안정 상태를 만들고, 발바닥부터 전신으로 연결되는 모든 관절들을 유연하게 풀어 이완하는 준비 운동 후 신체의 행위에 따라 적절한 호흡과 동시에 늘려 벌리기, 굽히기, 두드리기, 누르기, 꺾기, 마사지 및 구르기 등으로 관절, 근육, 신경을 이완·유화 시킨다. 그리고 난 뒤 앉는 자세, 선 자세, 움직이면서 하는 행관, 정적인 것과 동작적인 것을 반복하며 누구나 스스로에게 맞게 행할 수 있는 생활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고요함 속에 움직임으로 공격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두고 상대의 공격을 완화시키는 선관무는 상대와 대결하는 것을 지향하지 않고 스스로의 몸을 바르고 크게 사용하여 몸의 움직임과 마음을 집중해 정신적인 안정 상태를 만드는 것에 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건강한 육체와 더불어 온전한 정신을 만들어 신체와 정신에 균형 있는 조화를 추구하는 선관무는 항상 평상심을 갖게 하는 최고의 불교 수행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