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vs 민주당 vs 安신당’ 3파전 예상
야권연대, 安신당 출범, 광역단체장 3선 연임 지역구 등 관전포인트 많아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을 포함해 모두 3,909명의 지역일꾼을 뽑는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청와대 국정 기조는 이 선거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3월 말에 본격 출범하는 安신당 역시 이번 선거를 통해 평가받게 되고, 최근 부진했던 민주당도 이번 선거가 마지노선이다. 정치권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권심판론 vs 야권책임론
이번 6.4 지방선거에 과연 어떤 변수들이 발생할지, 관계자들은 입이 마르고 애간장이 타겠지만 관망하는 입장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한 판 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야권은 벌써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정부 여당은 야권책임론으로 맞불을 붙이고 있다. 선택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지만, 그 과정에 어떤 변수가 작용해 민심을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루 전날에도 뒤집어 지는 것이 선거판이기 때문이다.
신야권연대가 출범할지, 安신당에 어떤 인물이 영입될지, 광역단체장 3선 연임 지역구에 무주공산으로 난립한 후보는 어떻게 정리될지, 이 모든 것이 표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할 인물을 뽑아야 하는 국민들로선 신중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과연 17개 광역도시의 일꾼은 누가될지 유력 인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수도권
여야를 막론하고 사수해야 할 최대의 격전지가 바로 수도권이다. 현재까지 서울과 인천은 민주당 후보가 우세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경기도는 새누리당 김문수 지사가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 수도권에서의 승패는 2017년 차기 대선의 향방까지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서울시장, 安신당의 선택이 결과 좌우할 듯
소통령 자리인 서울시장 선거는 항상 최대 승부처다. 민주당 현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할 계획이다.
현재 여권에서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을 비롯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원희룡·나경원·홍정욱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원순 시장과의 빅매치에 유력한 후보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지만, 최근 정 의원이 후보를 고사하고 있어 현재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김 전 총리가 가장 유력하다. 총리 경력의 중량감에 호남 출신이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安신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느냐하는 점이다. 김 전 총리가 박 시장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지만, 安신당이 후보를 낸다면 해볼 만한 접전이 예상된다.
-경기도지사, 김문수 출마 여부에 달려
경기지사 선거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 김 지사는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여야 후보들의 한판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김 지사만이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권은 김 지사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당으로 복귀해 2017년 대권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현재 여권에서는 4선의 원유철·정병국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5선의 남경필 의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힌 데 이어 중진인 김진표 의원이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고,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의 출마가능성도 적지 않다.
-인천시장, 전·현직 시장의 빅매치 예상
민주당 송영길 현 인천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 가운데 안상수 전 시장이 출마선언을 해 전·현직 인천시장의 맞대결이 성사될 예정이다. 새누리당 박상은·홍일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구본철 전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安신당에서는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박호군 전 인천대 총장(전 과학기술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출마여부로 주목받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
영남권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새누리당 내부 공천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을 바라는 지역 민심도 만만치 않기에 安신당이나 민주당도 인물론으로 접근한다면 승부수를 띄워볼 만하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완승 여부는 박근혜정부의 순항과도 직결돼 주목된다.
-경북도지사, 김관용 현 지사의 3선 유력시
경북지사 선거는 김관용 현 도지사의 출마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들이 격돌하는 모양새다. 권오을 전 의원의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철우·강석호·김재원 의원, 박승호 포항시장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지만, 김 지사의 독주를 막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에서는 오중기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대구시장, 현 시장의 불출마로 후보군 난립
3선 도전이 유력시되던 김범일 대구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힘으로써 시장 선거는 예측하기 어려운 무주공산에 빠졌다. 여성 후보로 거론되는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과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야권에선 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김 전 위원이 지난 총선에서 40%가량 득표한 만큼 여권 주자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출마를 선언했거나 뜻이 있는 주자는 8명, 하지만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남도지사, 새누리당 공천 후보자가 유력
경남지사 선거는 홍준표 현 지사와 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 그리고 박완수 창원시장과의 당내 3파전이 관전포인트다. 홍 지사는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반면 안 전 대표는 마산이 고향으로 본래 경남 출신임을 내세우고 있으며, 박 시장은 지역 의원들과의 관계를 넓혀가고 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공민배 전 창원시장,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허성무 도당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시장, 새누리 텃밭 vs 안 의원 고향
허남식 현 시장의 3선 연임 불출마로 인해 여야는 새 인물 찾기에 바쁘다. 새누리당에서는 ‘원조 친박’ 서병수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기준 최고위원, 40대 후보로 촉망받는 박민식 의원, 권철현 세종재단 이사장(전 주일대사)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중·동구 지역위원장이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安신당에서는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이 발탁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이 부산 출신인 만큼 오거돈 전 장관의 ‘선전’에 힘이 실릴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울산시장, 새누리당 내 격전 예상
부산과 마찬가지로 현 시장의 3선 연임 불출마로 새누리당 내 격돌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 정갑윤·강길부·김기현 등 굵직한 인물들이 이미 출마선언을 했고, 야권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영순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후보로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거론되고,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호남권
민주당의 기반인 호남이 ‘안풍(安風)’에 흔들리고 있다. 현 민주당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없는 것에 호남 민심이 부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 영입만 잘한다면 安신당이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지역 여론이 安신당에 더 우호적이고 기초의원 상당수가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 가는 것도 민주당에 적신호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도시보다 높다. 기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安신당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 안철수 의원의 인물 영입론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전북도지사, 정동영 전략 공천에 주목
김완주 전북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 지사의 불출마로 이번 선거는 민주당 후보군과 安신당 측 후보군 간의 혼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송하진 전주시장, 정읍시장을 지낸 유성엽 의원, 3선 김춘진 의원 등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정동영 상임고문의 전략 공천 여부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安신당 후보로는 민주당을 탈당한 강봉균·조배숙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 전 의원은 이미 출마를 결심했고 ‘전북 최초 여성도지사’를 기치로 내걸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전희재 새누리당 제2사무부총장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지역 여론조사에서 정 전 장관은 김완주 지사에 이어 선두권의 지지율을 보였다. 정의당에서는 김민아 전북도당위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도지사, 고령 박지원 의원 밀어주나
박준영 현 지사의 3선 연임 불출마로, 민주당에서는 4선 이낙연 의원과 3선 주승용 의원, 재선인 김영록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최대 변수는 3선 박지원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72세 고령으로 차기 총선 출마가 불투명한 만큼 도지사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을 전했다. 안철수 신당에서는 김효석 전 의원이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 꼽히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이미 지역을 누비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없다.
-광주시장, 지도부 시야에 든 이용섭 의원
민주당 후보로 강운태 현 시장이 가장 유력하지만, 최근 국제수영대회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공문서 위조 등의 문제로 새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강해지면서 민주당의 공천권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강 시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이용섭 의원을 눈여겨보고 있다.
安신당 측에서는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장하성 정책네트워크 내일 대표 등이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으며, 새누리당에서는 2010년 광주시장 후보였던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과 이정재 새누리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상 6.4 지방선거 최대격전지인 수도권, 영남, 호남 지역의 분위기를 읽어봤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단단히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은 安신당의 존재감에 따라 선거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종종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통합진보당·정의당이 야권연대에 나설지 독자노선을 걸을지도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정부가 공식적으로 받는 첫 성적표이자 야권의 헤게모니가 민주당과 安신당 중 누구 손에 쥐어질지 결론 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