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수준의 벨벳전문기업 (주)영도벨벳

세계 최대 규모의 벨벳 생산시설과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 자랑

2013-11-07     김태인 차장

이탈리아의 벨루티 가문이 발명한 벨벳은 짧고 부드러운 솜털이 있는 천 실크로 이탈리아에서는 벨루토, 일본에선 비로드로 불리고 우리에겐 우단(羽緞)이란 이름으로 친숙한 섬유소재이다. 종이와 일반 직물이 각각 1·2차 섬유라면 벨벳은 3차 섬유로, 1900년대 독일이 레이온과 아세테이트를, 일본이 재생섬유를 벨벳에 접목시켜 히트를 치면서 점차 대중화되었다. 이후 전량수입에만 의존하던 벨벳을 국산화해 현재 세계 최고·최대의 벨벳 생산 및 수출 1위를 자랑하는 영도벨벳의 류병선 회장을 만나보았다.

직원 모두가 가족인 가족친화형 기업
1995년, 창업주 故 이원화 회장은 제직공정부터, 염색가공, 완제품에 이르는 제대로 된 생산라인을 갖추기 위해 해외 리스를 통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했다. 하지만 이내 외환위기란 거대한 시련에 부딪히게 되었다. “1997년 IMF가 닥치자 원화 환율이 폭등하면서 부채가 배로 불어났습니다. 50년 가까이 사업을 하면서 법정소송 등 숱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1997년은 최악의 위기였습니다. 남편과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빈손으로 했기에 잃을 것도 없었고, 이 세상에 나면서 제가 가져온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처음과 같이 시작하자’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가 문제였다. 원금 상환은커녕 높은 이자 갚기에 급급했다. 결국 워크아웃까지 갔다. 은행을 찾아가 “영도벨벳이 무너지면 앞으로 벨벳은 다 수입 해야한다”며 당당히 말했던 류 회장. 우선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대구 공장을 처분하고, 당시 440명되던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빚을 줄여나갔다. 그러한 위기에도 세계시장을 다니며 마케팅 투자에 활발히 나섰고, 해외 전시회에 꼭 참가해 최신 트렌드를 살폈다. 또 회사를 살린다는 일념으로 류 회장도 함께 밤늦은 시간까지 잔업을 하며, 모두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 결과 2004년, 2년 반 만에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2003년 직원들에게 30%의 성과급을 주면서 큰절을 했습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직원들이 저를 믿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섬유업체에서 고부가가치 IT소재 기업으로

1960년 대구 평리동에서 창업한 영도섬유를 전신으로 한 영도벨벳은 50여년간 벨벳만을 전문으로 제조해왔다. 현재 전체 매출 중 9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욱 잘 알려진 기업이다. 전 세계 120개국에 ‘쓰리 이글(Three Eagle)’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으며, 벨벳분야에서 20여 개의 특허를 획득한 영도벨벳만의 우수한 제품 기술력과 노하우로 이탈리아의 ‘조르조아르마니’, 미국의 ‘앤클라인’ ‘탈보트’, 스페인의 ‘자라’, 일본의 ‘이토추패션’등 세계 일류 패션 브랜드와 수 십 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영도벨벳은 세계 최고의 벨벳 제조기업이라는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최고 규모의 벨벳 생산시설과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 20여 명으로 운영되는 자체 연구소를 무기로 섬유인 벨벳 소재를 활용한 액정표시장치(LCD)용 러빙(rubbing)포 개발에 나섰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점차 사양화에 접어든 직물산업에서 첨단 IT소재 기업으로 거듭나 차츰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LCD 표면 처리에 사용되는 ‘러빙포’는 스마트폰과 TV, 모니터 등에 들어가 LCD 화질을 선명하게 하고 제품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전량수입에만 의존해 오다 2008년 세계 최초 아세테이트 재질 러빙포를 개발한 영도벨벳이 점차적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러빙포용 벨벳은 일반 의류용 벨벳보다 2배 이상 밀도가 높아야하기 때문에 개발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영도벨벳의 러빙포는 기존의 일본 제품보다 공정이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 LCD의 시야각과 명도, 색상구현, 터치감은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러빙포의 직조 및 가공기술 향상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와 반도체 공정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 영도벨벳은 53년간 이어온 벨벳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IT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최초 벨벳 전문 전시관 ‘영도다움’

대구 중구 삼덕2가에 연면적 1,056㎡ 규모로 들어선 ‘영도다움’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벨벳전문전시관이다. 전시관을 들어서자 공간을 가득 채운 벨벳의 향연에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기분이었다. 벨벳소재로 만든 각종 제품과 예술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영도다움은 영도벨벳의 브랜드인 독수리를 조형적으로 디자인해 독수리처럼 다시한번 높이 날아오른다는 의미를 건물외형에 담았다. 또 이름인 ‘다움’은 사물이 자기다움을 가질 때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지닐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지하 1층은 벨벳체험 및 교육장, 1층과 2층은 패션액세서리, 의류, 조명, 벽지 등 벨벳의 다양한 제품을 테마별 전시하고, 3층은 갤러리로 구성해 지역민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벨벳 우리옷 패션쇼
영도벨벳에서는 벨벳의 고유기능을 살려 벨벳으로 만든 40여종의 한복과 일상복을 선보인 ‘벨벳 우리옷 패션쇼’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벨벳의 다양한 활용도를 표현한 패션쇼는 고급제품으로 알려진 벨벳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으며 이번달에도 벨벳의 대중화를 위해 ‘제2회 벨벳 우리옷 패션쇼’를 개최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영도벨벳은 특히 가족친화형 기업으로 유명하다. 집이 없는 직원들에게 집을 제공해 주고 자녀 출산·양육비 및 장학금 지원 등 각종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매년 대구·경북지역 학생 108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자투리 원단을 활용한 나눔 프로젝트인 ‘어메이징 벨벳’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에는 구미시장학재단과 계명대에 각각 1억원씩의 장학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영도벨벳은 ‘쓰리이글’이라는 명품벨벳 브랜드로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굳혔지만 임직원들은 창업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하는 류병선 회장. 반세기 동안 오직 한길만을 걸어오며 세계속의 우수한 한국제품으로 당당히 명성을 떨치며 독수리의 힘찬 날개짓처럼 열정과 집념으로 자리매김한 류병선 회장의 ‘벨벳신화’가 드높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