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학교 ‘제2기 총장시대’ 개막한 서갑원 총장

도전 없이 위기극복은 없다

2018-08-14     이응기 기자

(시사매거진=이응기 기자) 서갑원은 정치가이자 대학 총장이다. 두 가지를 함께 해도 되느냐는 문제를 떠나 둘을 함께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신한대학교 제2대 서갑원 총장은 취임 한 달 남짓 만에 대학 대학총장으로서의 능력을 가볍게 증명하고 대학 구성원들에게 대학발전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와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그는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신한대학의 길’을 제시하고 변화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켜 구성원들을 놀라게 했다. 일반인에게 ‘정치인의 삶’과 ‘총장의 삶’은 선택의 문제이지만, 서 총장에게는 ‘공존의 삶’이다. 그는 “정치와 교육은 세상을 바르게 한다는 점에서 같은 것”이며 “교육 문제의 해결이 바로 정치”라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이어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서 총장은 ‘정치가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정치꾼은 자신만을 위해 자신을 바친다’는 신념의 소유자다. 진정한 정치가는 정치인(Politician)이기보다 경세가(Statesman)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도 눈앞의 이익을 쫒기보다 높이 나는 새처럼 더 멀리 내다보는 ‘미래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총장은 처음 총장 제의를 받았을 때 무척 당혹스럽고 고민부터 앞섰다고 했다.
서갑원 신한대학교 총장을 만나 대학 총장 지도자상, 대학발전 추진 상황, 정치인 서갑원의 정치관 등을 들어보았다.


신한대학교 총장직을 수행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처음 총장 제의를 받은 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이 처한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학의 현주소는 학령인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산업생태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데도 대학교육과정이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고, 갈수록 줄어드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다 정부의 지속적인 대학 평가정책이 발목을 잡는 상황입니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총장이라는 자리가 대한민국의 차세대를 책임지는데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을 인큐베이팅해서 정글과 같은 사회를 헤쳐 나가도록 도울 수 있을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을 맡기로 결심하게 된 까닭은 젊은이들은 우리의 희망이며 그들을 통해 지금 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깊은 고민 끝에 그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과 함께 고민하며 더 낳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각오로 총장에 취임했습니다.”


신한대학교 총장으로서 추구하는 지도자는 어떤 지도자이어야 하는지요.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도전정신은 지금의 신한대학교가 요구하는 지도자상입니다. 종합대학 승격 4년의 일천한 역사를 감안하면 도전정신은 곧 위기극복의 전제조건이고, 위기극복은 도전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도전 없는 극복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대학이 처한 지금의 현실에서는 빠른 결정과 올바른 행동도 지도자의 필수조건입니다. 저는 총장 취임 후 한 달 동안 ‘행동주의’를 실천의 덕목으로 삼아 각 부처와 해당기관에 문제점에 대한 빠른 해법과 행동을 주문했습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습니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멀리 내다보는 ‘미래주의’도 신한대학교 총장에게 요구되는 지도자상입니다. 향후 100년을 바라보며 추진하고 있는 New-versity 전략은 높이 나는 독수리의 눈매처럼 신한대학교의 미래를 담보하는 전략입니다.”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왜 대학 총장이란 자리에 서 있는지 궁금해 하실 것입니다. ‘정자정야(政者正也)’란 말이 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정치란 것은 바르게 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교자정야(敎者正也)’, 저는 교육이란 것도 역시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르게 하는 목표를 가졌다는 점에서 정치와 교육은 공동선(共同善)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몇 년 간 다른 대학에 재직하면서 교육 현장의 고충과 개선해야할 대학교육의 문제점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교육 문제의 해결이 바로 정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맹자는 왕도(王道)정치를, 한비자는 패도(覇道)정치를 주장했습니다. 패도는 힘으로 백성을 강제하는 것이고, 왕도는 덕으로 사람을 굴복시키는 것이라 했습니다. 백성, 즉 유권자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정신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맹자의 철학입니다. 패도가 실력 본위, 무력 본위인 데 반해, 왕도는 인애와 도의에 의한 정치로 민중의 마음을 복종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 사상이지요. 맹자는 또 ‘백성은 귀중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국군(國君)은 대단치 않다. 밭일 하는 백성들의 마음에 들게 되면 천자가 되고…“라며 왕도정치의 핵심을 설파했습니다. 맹자의 주장은 지금의 이상적인 정치철학과 다르지 않습니다. 패도는 정치의 기술, 왕도는 정치의 도리인 것입니다, 그는 백성들을 잘 살게 하는 방안으로 ’생계수단이 든든해야 든든한 마음을 가진다(恒有産 恒有心)‘을 주장했는데 이는 바로 유권자를 위하는 정치철학이지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무비서관직을 지낸 입장에서 현 정부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했던 참여정부 시대는 참여 민주주의와 소통, 탈권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추구했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는 서민들이 주축이 된 소통의 시대였고, 노무현은 서민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누군가는 ‘문재인의 당선은 노무현의 복권’이라고 말 할 정도입니다. 지금의 정부는 참여정부와 이념의 편차가 없다는 점, 시민으로부터 분출한 촛불동력을 확보했다는 점, 자유보다는 평등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4년 후 가장 성공한 정권으로 기록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여기에 보수정권 9년의 실정과 부정부패에 대한 적폐청산을 통해 국민 대통합이라는 사명이 더해졌다는 점입니다. 구시대의 적폐청산은 지금 매우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가 밑자리를 깔아놓았던 남북관계에서 충격적인 진전을 이루어 국제적인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의 저성장과 느린 걸음을 걷는 적극적 서민복지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원천이 촛불혁명에서 출발한 시민참여와 동의에서 나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2018년도에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신한대학교는 창학 반세기를 넘어, 이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14년 종합대학 승격 이후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처해있는 구조적인 환경은 거의 절벽에 발끝이 걸린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총장에 취임한 저가 느끼는 사명감은 그래서 더욱 어깨를 짓누르는 듯합니다. 저는 세 가지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꿈꾸는 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미래는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의 꿈꾸는 요셉은 간난을 이기고 애굽의 총리까지 올라 유대 민족을 기근에서 구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꿈꾸지 않았다면 애플과 아이폰은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은 갈수록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꿈꾸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한계를 뛰어 넘는 상상이며,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창의입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겠다는 꿈,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는 꿈, 교육 100년 대계의 초석이 되겠다는 꿈, 신한대학교가 꿈꾸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생각입니다.
두 번째, ‘변화하는 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변화는 곧 도전이자 혁신의 실천입니다. 전통과 관행에 머물러 혁신하지 못하는 조직은 단지 멈춰 서는 것이 아니라 도태되고 맙니다. 20세기 세계 1 기업 GE마저 얼마 전 다우존스지수에서 퇴장 당했습니다. 대학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의 최고 대학도 아시아 14위 수준입니다. 변화하지 못하는 대학은 죽음과 동의어입니다. 변화와 혁신의 엔진을 가진 대학은 진화를 보장받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과정과 교육방향을 제시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행정을 실현해 신한교육의 새로운 100년지 대계를 만드는 길을 향해 걸어 갈 것입니다.
세 번째 목표는 ‘함께 하는 대학’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습니다. 교육은 급하게 가는 길이 아닙니다. 대화하고 소통하는 신한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원 구성원이 원하면 총장실을 언제든지 개방하고 온라인 소통시스템을 만들어 대화하겠습니다.”


시사매거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대학들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많은 대학들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성장을 뜻 합니다. 신한대학교는 하나님이 주인이자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학교입니다. ‘내게 믿음 주시는 자 안에서 능치 못할 일이 없다’고 말한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처럼 믿음으로 꿈을 이루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저 서갑원이 가는 길은 ‘교육을 바르게, 정치를 바르게’ 만들어가는 길입니다. 21년 전 뉴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독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론지로 출발한 시사매거진 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가정에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