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술 요하는 EMP방호, 비전문업체 시공은 위험천만”

기술검증 안된 대기업에 사업 몰아주기…경제민주화에도 역행

2013-10-14     송재호 이사

기업의 외형이 크지 않고 일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기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를 자랑하는 강소기업들이 있다. 비록 작은 규모지만 틈새시장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국내 최강자의 위상은 물론 높은 글로벌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잠재력은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인천시 송도에 본사를 둔 EMP(Electro Magnetic Pulse)방호 전문기업 예스이엠피연구소(주)(www.yesemp.com/정수진 대표)는 신성장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핵 또는 전자폭탄 폭발로 발생되는 EMP(전자기펄스), EMP탄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파괴력은 핵폭탄을 능가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EMP탄은 폭발시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금속 산화 반도체로 구성된 기기 등 전자적인 사회기반시설을 단번에 무력화시킨다. 현재의 군 지휘통제체계가 컴퓨터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감안할 때, EMP 무기만 하나 갖고 있어도, 국가안보체계를 일시에 마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각국이 EMP 공격에 대비해서 현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올 초 북한이 “핵타격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면서 “아직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 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혀 이미 슈퍼EMP 폭탄 개발 가능성을 시사해 우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최근 국내 EMP방호 산업의 선두 주자인 예스이엠피연구소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고의 ‘EMP방호’ 기술력 자신감
예스이엠피연구소는 EMP방호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1985년 미8군 시설에 대한 EMP방호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EMP관련 정보와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정수진 대표는 이런 ‘예스이엠피연구소’가 이뤄낸 기술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동종업계에서 줄곧 ‘한길’을 걸어온 그는 우리나라 EMP 방호시스템 기술 개척 1세대로 통한다.
그는 창업 이래 그동안 R&D(연구개발) 투자를 추진하며 EMP방호, TEMPEST방호(전자파도청방지)시설에 대한 방호대책엔지니어링, 제작 및 설치 등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설립 당시 만해도 국내에선 황무지나 다름없던 EMP방호 사업의 설계 및 제작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일궈낸 것.
실제 예스이엠피연구소는 지난 1994년과 2000년 국방부와 해군기지 등 한국군 주요시설에 그동안 고유기술로 개발한 EMP방호시설을 구축해 국가 검증기관 성능시험에서 미 국방 기준을 능가하는 품질과 성능을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EMP방호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방부로부터 군 주요시설에 대한 현장조사 및 EMP방호 기술자문을 의뢰받아 수행하는 실적도 올렸다. 201사업의 EMP방호시설 설계와 위성운용국 설계에도 참여해 기술자문과 설계용역을 제공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예스이엠피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EMP방호캐비닛’은 회사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있는 신제품으로 건물 전체의 맞춤형 EMP방호가 불가능한 공간이나 기관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HEMP 여파기가 내장되어 있어서 규모와 상관없이 건물전체에 시공을 하지 않아도 서버 컴퓨터와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EMP 공격으로부터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회사에서 개발한 EMP방호캐비넷은 국제특허를 획득한 제품으로 필요한 전자장비만을 보호하는 맞춤형으로 전체 공간을 구축해야 하는 것에 비해 비용절감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위주의 일방통행식은 문제”
정 대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주요 기반시설에 대해 EMP방호시설 구축사업과 관련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EMP방호차폐시설 설치를 놓고 정부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 것.
“EMP방호시설은 고도의 전문적이고 특별한 기술을 요구합니다. 나라마다, 전문 업체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가 달라 방호 대책엔지니어링, 제조, 설치를 각각 다른 회사에 나누어 시행 할 수 없는 특수한 분야의 사업이라는 얘기죠. 그런데도 현재 우리의 경우 이러한 EMP 방호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험과 기술력이 없는 대기업이 일반 공사처럼 공구를 하도급업체에 나누어 시행함으로써 시공,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중소기업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특허기술력이 단지 대기업의 입김만으로 사장돼 활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방기밀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일반 건설공사와 분리 발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자격도 없는 기업에게 통합발주하고 공개 입찰로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은 문제라는 게 정 대표의 지적이다. 아닌게아니라 정 대표의 지적처럼 사업자체가 워낙 극도의 비밀을 요하는 분야이다 보니 기술 자체에 대한 평가를 시행할만한 EMP전문가나 기관이 전무해 대기업의 입김만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게 현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 그 기술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사장되고 있는 기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추진중인 경제민주화 과제 중 부당 하도급 거래에 대한 규제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에도 역행한다는 게 정 대표의 진단이다.
“EMP방호는 국가안보에 정말 중요한 보안시설입니다. 사업비 규모가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EMP기술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대기업에 사업을 맡김으로써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기밀 정보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유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이라도 국가의 중요한 안보계획 및 국가 기밀정보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엄격한 전문업체 검증제도를 마련, 국가 차원에서 EMP방호사업 참여 업체들을 선별해 관리·감독하여야 합니다.”

꾸준한 성장 비결은 ‘기술 개발’
현재 정 대표는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EMP방호사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새 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야심찬 청사진을 마련해 가고 있다. 아울러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및 구조혁신 등의 미래전략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실천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그는 특히 회사 설립 이후 줄곧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어떤 악재들이 겹쳐도 그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 바로 기술 개발에 달려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기술경영’에 대한 정 대표의 고집은 현재 중동지역은 물론, 아시아 등의 여러 국가로부터 EMP 방호시스템에 대한 기술자문 요청의 쇄도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향후 북한의 핵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HEMP필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뛰어난 기술은 고객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모토로 기술개발에 매달려온 정수진 대표. 수많은 난관(難關) 속에서도 예스이엠피연구소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