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동양사태 이후 기업자금시장 양극화 대비

기업자금 시장 특이동향 없어, 시장 불안 최소화 위해 노력

2013-10-10     김미란 기자


지난 8일 국무회의 직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현오석 부총리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동양그룹 관련 시장동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동양사태 이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기업자금시장이 양극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정홍원 총리는 동양그룹 문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존에 발표된 대책에 따라 분쟁 조정절차를 통한 피해자 구제, 동양그룹 계열금융사에 대한 특별검사, 대주주 부실책임 추궁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으며 시장불안 최소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당국은 동양이슈 발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회사채, CP 등 기업자금시장에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자금시장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회사채 금리는 정부대책 발표(7월8일)이후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동양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에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9월 말 연 3.24%에서 10월 8일 3.26%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투자부적격 등급인 BBB- 등급 3년물 회사채도 9월말 연 8.94%에서 10월 8일 8.97%로 0.03%p 오르는데 그쳤다. CP금리(91일물 기준) 역시 연 2.71%에서 변동 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동양그룹 문제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 등으로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순발행을 지속하는 반면, A등급 및 BBB등급 이하 회사채는 순상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간 2조7,357억 원이 순발행됐던 AA- 이상 등급 회사채는 10월1일~10월8일 1조1,244억원 어치가 순발행되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A등급의 경우 지난 9월 한 달 간 2,901억 원이 순발행됐다가 동양사태가 불거진 10월 들어서는 일주일(10월1일~10월8일)만에 1,000억 원이 순상환되며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BBB+ 이하 등급 회사채는 9월 한 달 간 3,204억 원, 10월1일~10월8일에는 350억 원이 각각 순상환되며 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동양그룹 문제가 기업자금시장 및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단, 회사채 시장 양극화 심화와 글로벌 시장 여건 변화와 일부 기업이 추가 부실화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