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을 힐링하는 통합예술심리치료
예술과 치료를 통해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들다
‘몸을 치료하는 일과 마음을 치료하는 일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몸을 치료하는 것은 병원에서 약은 처방받아 치료를 하면 되지만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란 몸을 치료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비단 자폐증, 정신지체, 노인치매 등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정서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치료하는 이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예술대학교 통합예술치료과의 학과장이자 한국통합예술심리치료협회의 이창안 이사장이 바로 그다.
마음을 치료하는 통합예술심리치료
“통합예술심리치료란 예술과 상담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그리고 정신의학 등이 접목되어지는 차세대형 광범위한 학문으로 음악, 미술, 원예, 모래, 무용 등 다양한 예술적 창작활동을 통하여 욕구 해소 및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상담학과 정신치료학 등을 응용하여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치료입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통합예술심리치료가 국민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통합예술심리치료 전문 센터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만큼 통합예술심리치료 전문센터를 건립해야 합니다.”
통합예술심리치료는 다양한 치료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비언어적 치료가 가능한 치료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격과 심리는 태어난 지 3~5년 사이에 형성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누가 보아도 한계가 있다. 때문에 비언어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환자의 연령대, 상태 등으로 인한 제한을 극복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자발적이고 즉흥적인 치료방법이 부담 없이 수용가능하고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정서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1차 과제는 마음을 먼저 여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적이고 가시적인 치료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미술, 음악, 심리 등 오감을 이용하는 예술치료
예술치료가 기존 치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창작행위에 있다는 것이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심리 등 오감을 이용해 예술을 체계적으로 사용하여 정서적인 문제를 지닌 사람들을 치료하는 예술치료는 비단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창작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세계와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표현한다. 자신의 내면을 거부감 없이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정서적인 문제를 인지할 수 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예술은 아름다움 추구라는 목적이 사라진 행위에 비해 수단이 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예술치료의 종류만 해도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문학, 원예, 서예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여 환자의 연령, 증상, 환경 등에 맞게 체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치료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간의 불안정하고 병적인 심리상태를 감소시키는 치료 방법으로 미술, 음악, 역할극, 인형극, 이야기, 놀이, 독서, 무용 등을 통해 심리적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자극하여 의식 밖으로 끌어내는 것으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자연스럽게 병원에 가듯이 우리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원하지 않은 스트레스의 상황이 왔거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성숙해지고자 할 때는 자연스럽고 간단하게 치료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합예술심리치료의 현 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나라에 통합예술치료가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외에서 연구한 미술치료학도들에 의한 관련학회 및 연구모임이 만들어지면서 부터다. 그러나 초기 예술치료 관련학회들은 정신의학회 산하단체로 설립되다 보니 관심 있는 의학도를 위한 단체였지 예술치료 전문인을 위한 단체는 아니었다.
“이후에 예술치료 전문인을 위한 각 장르별 학회가 설립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화된 교육과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미술치료가 주로 그림을 평가하고 해석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듯 하였으나 최근 국가가 바우처 방식을 도입한 정서행동장애 아동의 예술치료를 실시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전문화 차원에서는 걸음마 단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이창안 이사장은 “가까운 장래에 새로운 정신건강 전문직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통합예술심리치료의 가장 큰 힘은 인간이 충족하고자 하는 여러 욕구 중에서도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욕구들을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고 충족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방치하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손해와 물의를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예술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개인은 물론 집단에게 언제 올지 모르는 위기들을 이겨내는 데에는 통합예술치료가 분명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예술치료는 사회적 위기의 극복이라는 측면과, 정서적 위기의 극복이라는 측면, 잘못된 행동 치료 등에서는 그 어느 치료에서도 얻을 수 없는 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승화라는 아름다운 감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예술치료사들에게 좀 더 예술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도록 국가의 지원과 긍정적 자극을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겠습니다.”
몸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마음의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창안 이사장. “아직은 우리나라가 통합예술심리치료가 정착하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그것들이 많은 능력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고 사회적, 문화적, 법적으로 안정된 예술치료의 기반이 마련되는 등 예술치료의 발전에 분명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전하는 그의 바람처럼 예술치료의 이해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질 높은 예술치료사 양성을 위한 교육의 체계화, 예술치료사들의 안정적 대우와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