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의 신화 팬택 박병엽 부회장 사의 표명
비상 경영 체제 돌입, 10월 전 직원 35% 무급휴직
2013-09-25 이지원 기자
팬택의 창업주인 박병엽 부회장이 24일 사의를 표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 부회장은 회사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고 은행 채권단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팬택은 이준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지난 3월 이후 박 부회장과 이 부사장이 함께 이끌어 오던 투톱체제에서 원톱체제로 개편됐다.
벤처의 신화로 불린 박 부회장은 전자회사의 영업직원으로 시작해 1991년 팬택을 설립, 무선호출기, 휴대폰 ‘스카이’ 시리즈 등을 성공시키며 연매출 3조 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휴대폰 시장이 자금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의 보조금 싸움이 치열해 지면서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팬택은 지난 2007년 경영악화로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에 들어간 바 있으며 박 부회장은 당시 모든 지분을 포기하고 대주주가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 팬택을 이끌었다. 그 결과 2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워크아웃 상태를 조기에 벗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사로 양분화되고 보조금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팬택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79억 원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고 올해 ‘베가 아이언’ 등 신제품의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2분기 영업 손실이 495억 원에 달했다.
지난 5월 경쟁사인 삼성전자로부터 5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팬택은 오는 10월부터 직원의 35%인 800여 명을 대상으로 무직 휴급을 실시하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할 예정으로 고강도의 구조조정도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