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줄기세포 선진국으로 다가서는 꿈을 꾼다

희생심·사명감·단결력이 없다면, 절대 이뤄 내지 못해

2013-08-30     정대윤 부장/이애리 기자

한국줄기세포학회(www.ksscr.org)는 줄기세포와 관련해 공통적인 관심사를 지닌 의생명과학자들이 한데 모인 국제적 규모의 학회 중 하나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학회임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목표 의식과 지향적인 연구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현재 국내에서 발명되는 줄기세포치료제의 눈부신 연구 성과는 세계적 줄기세포 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각종 난치성 질병의 치료 가능성을 부르고 있다.

호학불권(好學不倦)의 표본

한국줄기세포학회(Korean Society for Stem Cells/이하 KSSCR)의 학회장인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의 서해영 교수는 국가의 근간 사업인 난치성 질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줄기세포’라는 연구 현장의 황량한 벌판 위에서 바야흐로 생명과 희망을 빚어내는 꿈틀거림을 위한 진리 탐구에 진력한다. 

 

많은 신경세포 연구자들이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가운데, 서 교수는 ‘다른 질병에서 줄기세포신약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까’를 연신 고민하였고, 고민 끝에 뇌졸중(腦卒中) 질환을 타깃으로 삼게 되었다. “밝은 미래가 전망되는 파킨슨병 치료제와 달리, 뇌졸중은 아직까지도 많은 시도를 요한다”며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게 된 동기와 더불어 그의 목표와 목적과 바람을 역설한다. 최근에는 뇌졸중 발병률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지만, 대부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질환인 까닭에 우리는 주변에서 뇌졸중 환자를 흔히 볼 수 있다. 한번 손상된 뇌는 이차적인 손상을 유래하므로, 빠른 진단과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뇌졸중 환자는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며, 때문에 서 교수는 초기의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를 위한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하다 전한다.

뇌졸중 치료제, 외국의 유명회사에서 개발했으나 현재는 ALL STOP!
그렇다면 과연, 뇌졸중 치료제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까? 서해영 교수는 ‘NO’라고 외치며 지난 날 글로벌 제약 회사에서 신약 개발을 시도한 바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현재는 개발이 모두 중단되었다고. 기존의 신약과 달리 줄기세포는 한번 뇌에 다다르면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뇌속에 남아서 뇌를 보호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뇌기능 재생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세포치료제는 정맥을 통해 주입하는데 이는 환자의 건강을 고려한 가장 안전한 경로다. 그러나 정맥에 주사한 약물은 그 효과가 뇌에 도달하기도 전에 간이나 폐에서 걸리게 되어 이를 숫자로 헤아렸을 경우, 100 중 불과 10만이 약물 효과가 뇌에 전달된다.” 다시 말해 고가의 비용이 수반되지만 최저 수준의 약효로 최장 시간의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재 서 교수의 타깃팅은 ‘뇌졸중 발생일 3일 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다. 그는 “환자가 안정된 상태가 되었을 때, 동맥을 통해 줄기세포치료제를 넣는다”고 눈빛을 밝히며 말한다. 즉 뇌를 직접 개폐하지 않고도 뇌졸중을 치료한다는 것인데, 이미 동물 실험에서 개선효과를 보인 뇌 변화 사진을 통해 확인 시켜주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신약이 인정받는 경우는, 바로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우수했을 때다. 현재 뇌졸중 치료제 개발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아직 연구 단계 중이긴 하나 서 교수팀의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 성과는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이유인즉, 아직 뇌졸중 치료약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급성기가 지난 환자에게 약간의 효험이라도 나타난다면 신약으로 인정받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라며 신약 개발 연구로서의 의의가 크다고 전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상용화에는 여러 문제점이 수반된다. 현재 치료법보다 월등한 세포치료제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목표이자 임무이자 책임!
그에게 ‘줄기세포연구에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를 물었다. “줄기세포치료제를 만병통치약으로 믿고 있는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의 환자나 환자 가족들에게 무분별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고 차분한 어조로 설명해주었다. 한편, 효과가 우수한 신약이 개발되었다 할지라도 산업화에 따른 치료제 생산의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어야 할 가장 주요한 과제로 기존보다 우월한 기능의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대량 생산의 실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다른 약과는 달리 줄기세포치료제의 사용자는 임상 의사이다. 그들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아무리 약의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10%의 위험성이 따른 다면 절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신의 환자 100명 중 10명이, 또 10명 중 1명이 위험한 환자군에 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렇듯 최근 정부부처의 지원이 늘고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많은 원천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이 실용화 되어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장애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걸림돌은 생산과 치료기술 승인을 위한 임상연구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 개발자뿐만 아니라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공학자, 의학자, 보건학자 등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러한 의미에서 줄기세포치료제 연구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직 남아있다고 전한다.

연구에 필요하다면 언제든 아주대 산학협력단을 찾아주기 바라
“복합학문인 줄기세포 연구는 특허로 보호받기가 쉽지 않고 상업화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무엇이든 빨리빨리 진행해야하고 혼자로선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그룹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인 근성에 딱 맞는 분야다”. 서 교수가 실용화 연구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접한 문제는 산업화 할 수 있는 줄기세포 원료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데 성공하였고, 해결과정은 대학에서 수행해야 하는 연구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서해영 교수는 “우리학교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더 이상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산업화가 가능한 깨끗하고 잘 자라는 줄기세포만을 선별하여 제공한다. 제공 조건은 연구자의 논문 한 귀퉁이에 ‘세포 기증-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같은 내용 기재로 충분하다. 아울러 배양액에 대한 정보와 배양방법도 전수하고 있으니 적극 애용하기 바란다”며 전한다. 나아가 “깨끗한 줄기세포를 국내 연구자에게 공급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신약 개발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덧붙인다.
앞으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목표 및 목적에 ‘기술 집약적 산업화 도모’를 추가한다면, 서해영 교수의 바람처럼 보다 활발한 연구 교류를 토대로 양질의 신약이 개발되어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치료제가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