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청소에 인생을 올인한 아름다운 남자
“열려있는 도시, 활기찬 도시 칠곡을 사랑합니다”
바야흐로 지방경제시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활기찬 지역경제를 도모하기 위해 지역마다 갖춘 다양한 특성을 이용,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몇 몇 지자체들은 지역에 소재한 해당 기업 및 기관, 지역민들과의 끈끈한 결속력을 앞세워 매우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는 등 모범적 사례들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지자체들을 더욱 깊숙이 들여다보면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른 지역 구성원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매우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자원봉사 및 기부, 장학금 지원 등 이들 상위계층의 사회적 책임은 자연스레 일반 지역민들에게까지 퍼지는 등 이러한 지역문화는 지역경제발전에 있어 커다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용자에서 피사용자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된 삶
정 대표가 처음부터 이 일을 시작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업을 했던 그는 1998년 IMF때 사업이 부도가 나며 상당히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행정력에서 서비스 등 약한 부분들은 과감한 민간위탁으로 주민에 대한 서비스 및 경쟁력을 높이려한다는 소식을 접한 정 대표는 1년 동안 지역사회의 청소상태 등을 조사하고 주민들에 대한 서비스, 분리수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던 당시의 실태를 파악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청소차 뒤에 매달려 3년이란 기간 동안 미화원으로 직접 발로 뛰었다. 하지만 막상 미화원 생활을 시작해보니 생각과는 천지차이였다. 수당 역시 말할 수 없이 적었으며 모든 생활이 힘들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정 대표는 같이 청소를 하던 미화원 2명과 함께 셋이서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볶음밥을 주문한 그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볶음밥과 탕수육을 주문한 그를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식당 주인은 그에게 “손님 이건 좀 비싼데 자장면 드시죠”라는 말을 그에게 건넨 것이다. 이유인 즉 식당 주인에게 볶음밥과 탕수육을 시킨 그는 매우 돈 없고 힘없이 그저 가여워 보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바로 식당 주인에게 “그냥 제가 사먹고 싶어서 먹고 싶은 것을 시킨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세상이 이렇구나. 환경미화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구나.”
그러한 일을 겪은 정 대표는 이 나라에서 미화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끔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칠곡군청 관계자들이 많은 신경을 써주는 등 미화원들의 대우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
현재 한빛환경의 모든 직원들은 100% 정규직이며 급여수준 역시 전국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업무과정에 있어 모든 것을 오픈하고 공유하며 함께하다보니 전 직원이 내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모두가 매우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오너가 이윤을 생각하면 당연히 업무가 축소된다. 하지만 정 대표는 자신의 고향, 자신의 지역이면서 지역민들과 동화되다보니 이윤을 떠나 군민들을 위해, 내 고향을 위해 깨끗이 청소를 한다는 생각이 항상 앞선 것이다. “지금은 처음 시작보다 청소지역이 30% 가량 더 늘었습니다. 청소지역 섹터가 늘어난 것입니다. 그래도 언제나 저를 포함한 전 직원들은 항상 군민들에게 깨끗한 칠곡을 선물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나눔은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일 뿐”
“제가 이 업을 시작하면서 제 자신과의 약속을 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수익의 얼마가 아닌 매출의 1% 정도를 지역사회에 기부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가 하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장학 사업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진학한 후 중도 포기해야 했고 힘들게 재입학 후 졸업했다. 이러한 시절을 겪었기에 그는 돈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생각에 장학 사업은 그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현재 호이장학회 기금조성위원장과 학교 운영위원장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매년 살아가는 동안 어떤 형태로든 기부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밖에도 칠곡군 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흐뭇하고 기쁜 일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10여 년 이상 나눔 활동을 펼치며 나름대로 나눔에 대한 그만의 가치관이 있다. 또한 여러 단체 등을 통해 주변에 나눔과 기부를 많이 권하고 있다. 정 대표의 나이가 70세 쯤 됐을 때 주변에서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 왔구나”라는 주변에서의 진심어린 말을 듣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