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줄기세포 배양액 효능 입증해 화장품에 접목
줄기세포 연구 성과 사업화해 국가 경쟁력 제고할 터
모든 생물이 나고 죽듯이 우리 인체를 조직하는 세포도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줄기세포는 수명을 다하거나 손상 받은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숙한 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자가재생능력과 모든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통해 줄기세포가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재생의학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난치성 질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에 줄기세포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홍성회 교수는 신경줄기세포 배양액의 효능을 입증하고 이를 활용한 줄기세포 화장품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화장품에 접목하는 기술은 재생의학적인 치료 개념에서 노화로 인한 피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교수는 최근 신경줄기세포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미백용 화장료 조성물을 개발해 줄기세포 화장품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홍 교수의 연구가 줄기세포의 효능과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줄기세포, 난치성 질환 치료의 길을 제시하다
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난치성 질환의 치료뿐만 아니라 약물개발을 위한 도구, 개발된 후보 약물의 독성 테스트의 도구, 약물전달 운반체로 이용되고 있으며 줄기세포 유래 분비인자들을 이용한 세포치료효과 및 피부재생에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 교수의 연구실은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 개발을 비롯해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여러 뇌세포 손상과 뇌질환을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나노기술(NT) 기반의 임상적용이 가능한 안전한 역분화 줄기세포(iSPC)주를 개발하고 이러한 역분화 줄기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분화시킨 후 이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질환-특이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스병, 헌틴통병, 척수손상질환(spinal cord injury), 뇌졸중(stroke) 등의 발병기작과 약물 치료제 개발연구가 그것이다.
홍 교수는 “줄기세포의 연구는 윤리적 문제와 안전성 문제 등으로 현재 골수, 혈액, 태반과 탯줄, 피부조직, 간 조직, 지방조직, 신경조직 등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만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체줄기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Cytokines)과 세포 성장인자(Growth factors)를 분비하고 스스로를 분화시킴으로써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거나 대체하는데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용되는 성체줄기세포의 대부분이 지방 줄기세포이고 이외에 골수, 탯줄, 잇몸 유래 줄기세포는 원천적 소스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종류의 인자를 포함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의 개발이 필요하던 찰나에 미래 CT의 제안으로 여러 종류의 성체줄기세포 배양액을 비교실험 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유래 줄기세포, 골수유래 줄기세포, 신경줄기세포, 피부줄기세포를 비교 실험한 홍 교수는 신경줄기세포의 배양액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신경줄기세포 배양액의 피부 미백에 대한 효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신경줄기세포 배양액과 추출물이 피부암세포의 종양 형성을 억제한다는 결과도 확인해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성체줄기세포 배양액의 효능 과학적으로 입증해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홍 교수는 관련 기업과 연계해 사업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 개발 기업인 ‘미래 CT’는 홍 교수의 연구 결과에 주목해 피부노화, 주름, 모발손실 등과 같은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다기능성 화장품과 의약외품의 개발 결과로서 기존에 있던 대부분의 화장품들이 단일 기능성 상품으로 출시되는 가운데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홍 교수는 “피부질환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자신했다.
그의 연구는 피부에 존재하는 피부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피부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의 줄기세포의 미용적 응용이다. 줄기세포 배양액에 존재하는 피부 친화적 유용한 인자들을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화장품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홍 교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신경줄기세포 배양액과 추출물에 접목해 사업화할 계획으로 다중기능성 화장품은 물론 피부암의 예방과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 원료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지속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우수 인력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 절실
학문적 성과를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보탬이 되고 연구 결과를 사업화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면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는 홍 교수는 이를 위해서 충분한 연구 재원의 확보와 연구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9년에 한국에 돌아와 연구를 시작하면서 연구비 지원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국내의 의학 연구는 초기 2~3년 동안 연구비가 없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가 힘든 구조입니다. 신임교수들이 정착할 수도, 연구에 매진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신임교수들을 위한 연구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연구비 지원이 활성화 되어야 우수한 인력들이 연구에 매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며 우수한 미래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연구비 지원과 연구재원의 확보가 생명과학기술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각 부처별 예산이 흩어져 있어 유사 연구에 이중으로 지원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정부와 각 부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비 지원 제도를 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진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그 업적이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에 홍 교수는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사업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대학과 병원, 연구소가 함께 참여하고 연구자들 역시 의지와 열정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