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스토리있는, 한권의 책이다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넘길 책장이 제법 남아있다.”

2017-12-29     이선영 기자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한 권의 명작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살리고

어떤 부분을 삭제할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렇게 명작의 완성도는 점점 높아진다.

인생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쳐 명품인생으로 탄생한다.

 

책과 인생은 비슷한 맥락이다. 인생 자체가 스토리 있는 한 권의 책이다. 자서전을 쓴다고 할 경우 맨 첫 장에 어떻게 인생을 살겠다는 서문을 쓰게 된다. 그리고 각 장을 만든다. 이에 1장을 읽으면 2장을 짐작할 수 있고 3장을 읽으면 4장을 추론할 수 있다. 1장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2장이 연결된다. 2장에서의 결실은 1장에 없던 근거가 아니다. 그렇게 장과 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책은 책을 완성하기 위해 무엇을 첨가하고 무엇을 삭제할 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하며 살아가는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서의 삶을 인생에 접목시킨 편집자 서정현의 인생에서 분출된 명작이다.

무엇을 삭제하고 무엇을 보완할 지를 판단하는 인생의 편집력은 자기혁명이 일어나는 시점부터 발휘된다. 책에서처럼 기획력, 콘셉트, 목차, 각 꼭지들이 자연스럽게 구성되는 것은 자기혁명 이후부터다. 잠재의식에서조차 편집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청춘은 서론에 해당되고 본론은 콘셉트의 근거를 채우는 중년이고, 결론은 열매를 거두는 노후이다. 하지만 20대는 나비가 되어 오르려 하지 않고 무작정 같은 방법으로 기둥에만 오르려고 한다. 30대라고 더 나은가.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봉합하기엔 여전히 길에 대한 확신이 없다. 40대라고 안정된 삶을 살까. 노후가 길어졌지만 연습도 없고 감도 없다. 50대는 소명을 발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된다. 자신만 잘 사는 삶이거나 이타적인 삶 두 종류로 나뉜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불안한 생애주기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한바탕 꿈’이라고 부른다. 이 짧은 꿈에는 유효기간마저 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게임인데 이 유효기간에 대한 개념마저 없다면 더 불공평한 게임이 되고 만다. 시간이 무한정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인생 자체가 스토리 있는 한 권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