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차기 대권 걸린 정치 거물들의 빅 매치
쟁점·정책 없는 전략공천, 인물·정당 대결구도 선거
2008-05-08 글_김영란 차장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했고 비슷한 노선의 친박연대, 무소속과 자유선진당을 합치면 개헌가능 의석이 보수세력의 손에 넘겨진 셈이다. 보수세력은 대선 승리에 이어 의회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함으로써 주류 정치지형이 10년 만에 진보?개혁에서 보수로 전환되었고, 반면 그동안 구심점을 잃고 방황과 혼선을 거듭하던 진보?개혁세력은 한순간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17대 총선 이후 두 번째로 여대야소 구도가 갖춰지면서 의회 권력도 새롭게 교체됐다. 이번 선거의 승부는 수도권에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111석 가운데 73석을 석권한 반면, 민주당은 26석 밖에 얻지 못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후보들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의 의석은 17대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으며, 진보신당은 야심찬 결의에도 불구하고 의회 진출에 실패해 크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큰 쟁점과 정책 없이 전략공천으로 인해 인물과 정당 대결구도로 치러진 이번 4.9 총선. 박빙의 선거구 70여 곳, 당권과 차기 대권이 걸린 정치 거물들의 빅 매치, 친 박 연대와 무소속의 돌풍, 또한 진보 세력의 운명 등이 걸린 선거였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졌던 선거전에서 각 후보자들은 피 말리는 6시간의 대접전을 벌였다. 문국현vs이재오, 손학규vs박진 등 접전 현장의 후보자들을 통해 이번 선거의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