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 총리 “전몰장병에 대한 기도는 당연한 일”

센카쿠 열도 발언으로 또 다른 논란 자초

2013-05-20     지유석 기자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지도자로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즈誌와의 인터뷰를 통해 “침략행위에 대한 규정은 역사가의 몫”이라면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미래에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와 관련 “일-중 관계 전반이 이 문제(센카쿠 열도 분쟁)로 인해 경색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센카쿠 열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 영토”라고 언급해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할 전망이다.

아래는 아베의 인터뷰 가운데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언급한 대목이다.

-.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침공하고 미국을 공격한 침략자라는 사실을 시인하는가?

난 일본이 침략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동시에 “침략”이란 정의를 내리는 일은 관심 밖이다. 이런 일은 역사가의 몫이다. 나는 줄곧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미래에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 당신은 과거사를 언급해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피해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서 총리로서 공식적으로든 개인자격으로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가?

난 내 스스로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의회토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것이고, 난 이 의문에 답변해야 했다. 그리고 답변 시, 이 문제는 역사가에게 주어진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 같은 질문은 국내정치적, 혹은 외교적 이슈로 비화될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관해 이야기하면 미국의 경우에 비추어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미국인들은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 전몰장병들을 추모하지 않은가? 미국 대통령도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다. 나 역시 일본 총리로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이다. 조지타운대학의 케빈 도악 교수도 지적했듯 남부 연합 장병들의 유해가 안치됐다고 하더라도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가 노예제 인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몰장병을 합사한 야스쿠니에 대해서도 똑같은 입장이다.

-.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엔 13인의 A급 전범이 합사돼 있고, 따라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한국과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더 쉬운 일 아닌가?

일본의 지도자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그렇게 한다고 본다.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합사돼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한 동안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