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 테러 발생, 피로 얼룩진 보스턴 마라톤
용의자형제, 추가 범행지로 타임스스퀘어 노린 사실 드러나
런던 마라톤, 뉴욕 마라톤,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 3대 마라톤 대회로 간주된다. 이 중에서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 권위의 마라톤 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피와 비명으로 얼룩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4월15일 개최된 ‘2013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코플리 광장 근처 결승선 직전에서 두개의 폭탄이 터져 3명이 사망하고 26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압력솥을 이용한 테러로 밝혀지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용의자는 체첸 출신 형제, 형은 추격 중 사망
이번 대회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26명을 추모하는 의미로 열렸다. 그러나 추모 행사에서 또 다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사건은 우승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지 3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2시50분경 발생했다. 1차 폭발이 일어나고 약 20초 후에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많은 사람이 쓰러졌다”,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건 직후 CNN은 “보스턴 마라톤 현장 부근에서 폭발장치 2개가 추가로 발견된 점 등으로 FBI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용의자와 범행 동기 등을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폭발물의 정체는 이튿날 밝혀졌다. FBI는 폭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력솥으로 보이는 잔해를 발견해 수사했다고 밝혔다. FBI는 기자회견을 통해 “폭발물을 넣은 압력솥들이 검은색 가방에 담겨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주변 도로에 놓여 있었다”면서 “이 가방 안에는 압력솥뿐만 아니라 못, 금속, 쇠구슬 등도 담겨 있었다”고 발표혔다.
용의자는 체첸 출신 이슬람 교도인 차르나예프 형제였다. 19일 수사 당국은 이날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워터타운으로 도주한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를 생포했다. 차르나예프는 한 주택 뒷마당에 놓인 보트 안에 숨어 있다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형 타메를란은 경찰과의 추격 도중 숨졌다. 조하르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폭탄을 터뜨려 사상자 250여명을 낸 혐의 등으로 지난 22일 기소됐다.
중상을 입고 검거된 조하르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미국 수사 당국은 조하르를 상대로 국외 테러단체와의 연관성, 범행 동기, 무기 입수 경위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했다.
수사 당국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용의자인 타메를란·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의 단독 범행”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3일 “조하르가 수사관들에게 ‘형이 지난주 발생한 공격의 주동자이며 국제 테러 단체가 배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용의자들이 추가 범행지로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를 노린 사실도 드러났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레이몬드 켈리 뉴욕 경찰국장은 25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들이 보스턴 테러를 저지르고 도망 중이던 지난 18일 밤 뉴욕 맨해튼으로 가 남은 폭발물을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맨해튼을 노린 테러 계획이 즉흥적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켈리 국장에 따르면 당시 이들 형제는 압력솥 폭탄 1개, 파이프 폭탄 5개, 여러 발의 사제 수류탄 등을 갖고 있었다.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조하르가 검거되기 전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누명을 썼던 브라운대학교 학생 서닐 트리파시가 23일 숨진 채로 발견된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트리파시는 프로비던스 강에서 지난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발생 직후 미국의 뉴스 공유사이트 ‘레딧(Reddit)’에서 그의 예전 모습과 폭발 현장의 감시 카메라에 잡힌 용의자의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로 테러 용의자로 지목됐다. 수사 당국이 트리파시가 보스턴 테러 용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할 때까지 누리꾼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했다. 일부 언론들도 주요기사로 트리파시의 신원을 공개하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것.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은 레딧측은 트리파시 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프랑스, 14번째 동성결혼 합법국 대열
프랑스 의회가 4월23일 동성애자들의 결혼과 자녀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의 동성결혼법안을 최종 가결했다. 이로써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는 14개 국으로 늘었다. 캐나다와 덴마크, 스웨덴, 뉴질랜드, 우루과이 등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며 미국은 워싱턴 DC와 9개 주 등이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오후 동성결혼 허용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을 통해 찬성 331표, 반대 225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2일 상원에서 가결된 동성결혼법안은 이미 지난 2월에 하원을 통과한 상태여서 이날 최종 표결은 사실상 요식 절차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정의한 법률 조항의 문구를 ‘두 사람의 결합’으로 수정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물론 자녀 입양도 합법화된다. 크리스티안 토비라 법무장관은 법안이 통과된 후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프랑스 국민은 동성결혼법안 채택에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자들도 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이날을 ‘사랑의 날’로 규정했다.
최근 수개월간 이 법안을 둘러싸고 종교계를 비롯한 보수 진영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수차례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가열돼 왔다. 프랑스 언론은 “대중운동연합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사를 청구함에 따라 1개월가량 헌재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면서 이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오는 6월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은 “사회당이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당시 사형제 폐지 이후 가장 큰 사회개혁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로 인한 국론도 분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동성결혼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프랑스가 동성결혼 합법화 대열에 합류하자 미국과 영국 등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종 AI 확산에 중국이 공포에 떨고 있다
3월30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발생한 신종 H7N9형 AI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비교적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감염자 발생지역이 27일 현재 9개 지역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종 AI는 칠면조를 비롯한 조류에서만 발견되던 바이러스인데 사람에게 전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확진 환자 발생 한 달 만에 중국 내 감염자 수가 118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24명이 숨졌다. 이에 중국 당국이 “신종 AI가 포유류에 감염되기 적합하게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앞으로 사람 간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혀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7일 중국 신화망은 “푸젠성 65세 주민 1명이 신종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하며 다행히 이 환자가 접촉했던 37명에 대한 조사에서는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푸젠 지역에서 환자가 나오면서 신종 AI 감염지역이 상하이, 장쑤, 저장, 안후이, 허난, 베이징), 산둥, 장시 등 9개 지역으로 늘었다. 이로써 AI 감염 환자도 113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3명.
한편 가금류 등의 배설물을 통해 공기 중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노동절 연휴를 전후로 감염 확산의 새로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종 AI 공포가 확산되자 대만은 신종 AI 감염자가 나온 지역에 대한 여행경계 등급을 전체 3단계 가운데 두 번째인 ‘제2급’으로 높이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대폭 강화했다.
당국의 조치로 이들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은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AI 전파 위험성이 높은 가금류 시장 등의 방문을 피해야 한다. 대만 행정원 농업위원회도 당초 오는 6월 중순부터 금지할 예정이던 재래시장 등에서의 가금류 도살행위를 한 달 앞당겨 5월17일부터 전면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어기면 최고 10만 대만달러(약 37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게 된다. 또한 당국은 신종 AI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려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50만 대만달러(약 1,870만 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불법 증축으로 건물 붕괴, 최소 332명 사망
방글라데시에서 4월24일, 여러 개의 의류 공장이 있는 8층 건물 ‘라나 플라자'가 붕괴돼 27일 현재까지 최소한 33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수도 다카 외곽에서 의류 공장 건물의 붕괴사건과 관련해 공장주 2명을 체포했다. 경찰에 붙잡힌 공장주는 뉴웨이브 앤 뉴스타일 공장의 대표 바즐러스 사마드와 마무두르 라하만 타파쉬 공장 관리인이다. 이들은 건물이 붕괴 위험이 큰 상황에서도 근로자들이 계속 일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근무 태만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로 했다. 또한 경찰은 사고 건물의 설계 승인에 관여한 기술자 2명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무너진 건물은 당초 5층으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건축업자가 3층을 더 올려 8층짜리 건물로 불법 증축했던 것. 경찰은 불법 증축을 붕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이과 관련해 책임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존자에 따르면 건물은 붕괴 하루 전인 지난 23일부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이 속히 건물에서 빠져나가라고 했지만 공장주에게 업무를 강요당했다. 공장의 관리인 역시 “사업주들이 공장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기술자들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를 키운 건물주와 의류공장주들에 대한 노동자들의 항의시위도 연일 벌어지고 있다. 25일과 26일 수도 다카에서는 수 백 명의 의류공장 근로자들이 BGMEA 본사건물과 일부 공단지역에서 붕괴 사고와 관련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근로자들을 강제로 출근시킨 공장주와 건물주의 신속한 체포와 사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