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싣고 날으는자동차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
삶의 질과 행복감이 정비례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의 삶을 지수화한 HDI 지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한국인의 삶의 질은 세계 12위로 평가됐으나, 미국 갤럽에서 발표한 한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148개국 중 97위에 그쳤다. 객관적 통계로 나타나는 삶의 질은 상위권에 속하지만 설문에 의한 국민의 주관적인 행복은 바닥에 가깝다. 극단 ‘날으는자동차’의 우승주 단장은 “행복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하며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열정을 불태우는 곳
국내 최대의 단원을 보유하고 가장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는 극단이라면 단연 ‘극단 날으는자동차(이하 날자)’가 아닐까.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날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시민극단이다. 2005년 ‘어린이들에게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선물하자’라는 모토로 시작한 날자는 이제 청소년, 대학생, 주부, 직장인, 어르신까지 그 대상이 확대되고 다양해졌다.
우승주 단장은 “일주일 내내 저녁 늦은 시간까지 돈암동 연습실에는 남녀노소 단원들이 모여 생애 첫 무대를 위해 땀 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참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평범했던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것이고, 그들의 평범했던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매일이 즐거운 축제, 어떤 즐거운 일이 기다릴지 기대돼
매일이 축제이고 즐거운 일들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우 단장은 마치 행복전도사 같다. 1997년부터 서울, 부산, 경기, 대전, 대구 지역의 600여 개 학교를 대상으로 뮤지컬부를 운영하던 그는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통해 사회 환원 활동을 하고자 극단 날자를 창단했다.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고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주고자 시작했던 일이었다.
“2005년 창단 당시 100여 명의 예술 강사와 스태프들이 기꺼이 나눔에 동참했고 29명의 아이들이 재능발견, 스트레스 해소, 친구 사귀기, 심지어 ‘오늘은 어떤 간식을 먹을까’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이 극단으로 시작한 날자는 연극을 통해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연스레 아이들의 어머니까지 단원이 되고 어린이 극단, 주부극단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누구든 뮤지컬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아이들의 부모님까지 동참하면서 극단은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고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단체가 되었습니다.”
창단 후 성장을 거듭한 날자는 현재 서울, 분당, 일산 극단에 이어 영어뮤지컬과 주니어 극단뿐만 아니라 주부극단, 대학생극단, 실버극단, 입시반 등 12개 극단을 통해 다양한 이들이 참여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신입사원 교육, 사회취약계층 교육,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의 뮤지컬 활동을 활발히 펼친 결과 환경부 산하 비영리단체이자 지난 2010년 서울시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우 단장은 사회적 기업의 행로를 밟아가며 서울, 경기 지역에서 나아가 대한민국, 세계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자연과 인류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도록 더 큰 무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환경’, ‘학교폭력’과 같은 사회 문제를 무대에 올리다날자의 시민극단은 기존의 유명 공연을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 대본, 작곡, 연출, 안무, 무대, 의상, 녹음, 조명, 음향, 인쇄, 기획 등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기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만든 독창적인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단원들은 단 하루의 공연을 위해 어린이들은 1년, 노년층은 10개월, 직장인과 주부는 5개월, 대학생은 4개월을 연습에 매진한다.
매주 1회 3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교육은 연출가, 안무가, 보컬트레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진행으로 이뤄지고 공연은 주로 전문 공연장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이렇게 단원들의 땀과 노력,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창작공연은 관객과의 공감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나중에 커서 세상의 모든 산을 사서 환경을 보존하겠다’라는 어린 단원의 바램이 환경뮤지컬로 이어져 그동안 20만 명 넘게 공연을 관람하였으며, 단원들이 학교에서 흔히 겪는 학교폭력, 왕따 문제를 뮤지컬로 제작해 지난해에 첫 작품이 무대에 올랐고 올해는 두 번째 작품을 가지고 중·고등학교로 직접 찾아가서 공연할 계획이다. 실버극단은 치매예방을 목적으로 벌써 세 번째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성북구청의 요청으로 주민센터의 다양한 의미 있는 활동을 뮤지컬로 만들어 발표하면서 주민들의 더 많은 참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주부들의 직장인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들이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쉴새 없이 공연되고 있다.
한편 우 대표는 현재 상위 10%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 교육의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하위 10%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고민 중이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니 단원들의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연극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을 통해 연극을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역과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기업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우 단장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꿈꾸고 있다. 성북구 관내 12개 중·고등학교로 직접 찾아가 영어뮤지컬 교육과 발표까지 해봄으로써 재미있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5월부터 계획을 갖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저소득층 청소년 20명에게는 단원으로 발탁해 무료로 예술교육과 공연까지 제공할 생각이다. 또한 연극, 무용, 사진, 영상, 미술, 글쓰기 분야 전문가들과 결합하여 지역에서 놀이전문가 100명을 양성하는 계획도 서울시와 함께 준비 중이다. 이런 재미있는 과정들을 자료집으로 엮어 타 지자체와 공유하려는 그는 “배우를 양성하기 보다는 뮤지컬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소통하는 아이들을 통해 지금보다 더 재미있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릴 적 꿈과 희망, 상상을 뜻하는 날으는자동차는 ‘상상력과 꿈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꿈과 희망을 싣고 더 즐겁고 자유롭게 날으는자동차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