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찾기에 나선 여성들의 쓸모있는 수다
대학생, 육아맘, 워킹맘, 마을활동가 등 다양한 여성들로 이루어진 서포터즈의 활동과 ‘즐거운 수다’를 펼칠 주민토론회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마중물 되기를 기대
2017-07-03 이지원 기자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다른 엄마들은 여기저기 좋다는 학원을 알아보고 챙겨서 보내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서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여성들의 수다가 한창인 이 곳은 바로 구청 근처 커피숍. 여성친화도시 양천구를만들겠다는 바람으로 모인 서포터즈들의 공감토론 현장이다. 대학생, 육아맘, 워킹맘, 마을활동가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 양천구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는 그 구성만큼 다양한 경험과 일상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서포터즈들은 지금까지 공식 행사를 제외하고는 다섯 번의 모임을 가졌지만 전원이 함께 모인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나눈 수다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고 댓글로 의견과 생각을 확장해 왔다.
“육교 옆 여중근처는 아이들 하교시간 쯤 되면 너무 어둡고 인적도 드문데다가 택시영업하는 분들이 가끔 모여 계셔서 다니기가 두렵다고 해요.”
“주민 모임이나 회의에 가면, 남자분들은 김회장님, 이회장님 하면서 여성들한테는 OO씨라고 부르더군요. 처음엔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여성을 대우하고 싶지 않은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더라구요.”
주제는 무겁지만 수다는 유쾌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불안과 불만스런 경험들이지만, 그런 얘기들이 한참 나오고 나면 서로에 대한 공감과 무엇을 할까에 대한 다짐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양천구는 서포터즈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 중 일부를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제안하거나 부서 검토를 통해 내년도 사업으로 구체화 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상당수 고민들은 서로가 주고 받는 얘기 중에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또한 이미 알고 있는 정보들이 서로 전달되고 연결되면서 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최근 어느 TV 프로그램의 제목에 빗대자면 ‘알고보면 쓸데있는 신나는 수다시간’인 것이다. 구는 이러한 서포터즈들의 경험을 확장해 많은 주민이 참여하는 ‘알쓸신수(알고보면 쓸데있는 신나는 수다시간)’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 5일 개최 예정인 ‘참! 여성친화도시 양천만들기’ 주민토론회가 바로 그것.
지역의 여성들이 어떤 꿈과 바람을 갖고 있는지, 여성의 안전과 성장, 참여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첫 단계로써의 ‘자유로운 수다’ 자리로 준비한 자리이다.
양천구는 지난해부터, 지역 내 여성들이 평등한 조건과 안전한 환경에서, 경제 및 사회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고 성장한다면 이는 결국 가족의 행복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믿음에서 ‘여성의 꿈과 온 가족의 행복이 실현되는’ 여성친화도시 정책을 표방해왔다고 밝혔다.
한영찬 여성가족과장은 “여성친화도시는 그동안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여성들이 잠재성을 발휘하도록 지원해 결과적으로는 가족과 사회 전체의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라고 말한다.
여성친화도시 주민토론회는 7월 5일 오후3시 양천구청 3층 양천홀에서 개최된다. 자세한 문의는 양천구청 여성가족과(☎2620-338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