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넘어 최상의 문화벨트로 도약하는 NO.1 전통시장

단일단체로 출범하다

2013-05-08     김태인 차장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변화와 더불어 추구하는 것이 바로 ‘편안함’이다. 그 ‘편안함’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각종 편의시설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거실에 앉아 TV를 보며 전화 한 통으로 생필품을 주문하고, 24시간 운영하는 대형 할인마트에서 언제든지 쇼핑을 한다. 그런데 그 변화와 윤택함이 비교될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서민의 삶과 뗄레야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서 있는 그 곳. 바로 서민들의 희노애락이 담겨 져 있는 전통시장이다. 여기, 전국 제일의 관광명소에 걸맞게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영서호전통시장(이하 서호시장)의 이상국 회장을 만나 전통시장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호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터

지난 2009년, 서호시장이 기존의 상인회와 번영회를 합쳐 통합상인회를 발족했다.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상국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전국 제일 관광지의 중심에 있는 전통시장답게 상인들도 변화에 맞추어 매력적인 상품개발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와 더불어 해수공급시설이 완공되면 활어매장 상인들에게 보다 깨끗하고 질 좋은 해수를 공급할 것이며 중추적인 사업과 함께 상인대학, 미소금융을 통해 지속적인 시장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피력했다.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700여 개(노점상 포함)의 점포에서 하루 평균 5천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서호시장은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 통합상인회를 기점으로 통영의 문화벨트로 도약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을 위해서도 통영시에서 많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상인들이 더욱 힘을 합쳐야 합니다. 또한 한발 더 나아가 친절하고 밝은 얼굴로 관광객들을 맞는 서호시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서호시장이 관광지의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될 숙제가 몇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급선무가 하루에도 수 백대씩 들어오는 자동차를 위한 주차공간 해결이다. “서호시장 인근의 관광명소인 동피랑 마을과 남망산공원, 해저터널, 충렬사, 그리고 통영항 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오며 가며 서호시장을 들립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 임시방편으로 통영항 여객터미널에 주차하는 손님들에게 각 점포마다 자율적으로 자동차 한 대당 천원씩의 주차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통영항 여객터미널측과 연계해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또한 수산시장 특성상 해수의 유·출입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 역시 현재 경상남도 중소기업청과 연계해 해수사업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3차 아케이드구간 수산물특화골목, 해안로 복국특화거리, 먹거리 특화거리 등 서호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서호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통영항과 인접한 서호시장은 통영의 대표적인 수산물 전문 시장으로 새벽무렵 통영과 거제, 남해 등 청정해역에서 잡은 활어와 패류, 건어물 등을 신선하게 유통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장어, 가을에는 전어, 그리고 겨울에는 물메기 등 다양한 계절별 먹거리와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무분별하게 SSM(기업협 슈퍼마켓)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이 살아남으려면 상인들의 의식화 교육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공동 질서와 ‘내가 먼저 솔선수범해 더불어 잘살아 보자’는 공동 의식이 발전해야 전통 시장이 살아 남을수가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생계를 목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집결해서 형성된 골목시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주의가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각종 행사나 상인대학등을 통해 의식 변화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2대째 내려오는 복국전문점, 송이복국

겨울 통영은 복국의 계절이기도 하다. 독이 있는 물고기들은 대체로 맛이 뛰어나다. 한때 일본에서는 복어 독에 중독돼 죽은 사람이 한해 200명이 넘은 적도 있었다. 이처럼 복어는 독성을 가지고 있는 어류이기 때문에 전문요리사에 의해 요리된 요리를 먹어야 안전하다.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 물고기를 탐식한다. 복어 중에서도 맹독을 가진 복어일수록 맛이 일품이니 그 유혹 또한 강렬하다. 미국 FDA도 복어를 캐비아, 푸아그라, 트뤼플(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4대 진미 식품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통영에서의 유명 복국전문점은 대부분 서호시장에 밀집되어 있다. 송이복국도 그 중의 하나다. 과거 복이 많이 나던 시절에는 항남동에 복포 공장도 세 곳이나 있었다 한다. 오래전부터 통영은 복어의 집산지였다. 때문에 지금도 복요리로 그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다. “복국의 주재료는 졸복(拙服)입니다. 복어 종류 중 작다 해서 졸복이라 하지만 아주 큰 것은 35cm까지 자라니 작다고만은 할 수 없죠. 졸복은 난소와 간장에는 맹독이 있고 피부와 장에도 강독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소에는 비교적 약한 독이 있으며 살과 피에는 독이 없습니다. 하지만 졸복은 작아서 손질하기 성가시고 품이 많이 드는 까닭에 예전에는 잘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끓이고 보니 크기는 작아도 졸복의 맛이 다른 복어보다 깊습니다. 또 개운함도 더 하죠. 다른 지방의 졸복도 써봤지만 역시 통영바다의 졸복이 단연 최고입니다.”

현재 통영 복어사랑회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통영의 복국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상국 회장은 (사)서호전통시장상인회의 회장이면서 시장 내에서 복어전문점을 운영하는 대표이기도 하다. 송이복국은 이 회장의 어머니로부터 2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있는 복국전문점이다.   

“보통 일식집 같은 데서 복국을 끓일 때 레몬 한 조각씩을 넣는데 그러면 개운한 맛이 덜합니다. 식초를 넣어 먹는 것도 마찬가지죠. 식초를 넣으면 복국 본연의 맛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복국에 미나리나 식초를 넣는 것은 해독작용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전문요리사의 손길을 거친 복국은 굳이 식초를 넣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음식 맛에는 정석이 없다. 각자 입맛대로 먹으면 될 것이다. 물론 각각의 맛을 따로 음미해보는 것도 방법중의 하나이다. 이 회장은 “향후 서호시장에 복국특화거리를 조성해 서호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질높은 복국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통 시장은 보존되어야 합니다. 전통시장은 민초들의 삶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무허가, 무질서 시장에서 지금은 등록시장, 인정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도시 건물이 발전하는 시대보다 고향과 같은 정감어린 장소와 향수, 인정이 넘치는 품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또한 전통 시장 발전은 지역의 발전입니다. 전통문화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발전할 때 곧 나라의 발전입니다.” 

회장 임기기간동안 서호시장을 살리고 통영을 알리는데 그 맡은 바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하는 이상국 회장의 바람처럼 서호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질 수 있도록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