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꿀빵의 맛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꿀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순신 꿀빵
우리나라 각 지역에는 유명한 빵들이 많이 있다. 경북 경주의 황남빵, 강원도 횡성의 찐빵, 제주에는 올레빵 그리고 경남 통영에는 꿀빵이 있다. 전국 최대의 관광지인 통영에는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로 즐비하다. 그 중에서 통영 꿀빵의 원조인 ‘ㅇ’꿀빵에게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다. 이름도 이순신 꿀빵이다. 이에 통영 꿀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이순신 꿀빵의 송용호 대표를 만나보았다.
청년, 꿀빵을 탐하다
통영 중앙시장 내에 위치한 이순신 꿀빵. 평일 오후인데도 가게 안은 꿀빵을 사기 위한 수 십 명의 손님들로 북적된다. 가게가 전통시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꿀빵을 사러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이모나 어머니뻘 대는 아주머니들이지만 젊은층의 손님도 눈에 띠게 많다. “아이구 잘생긴 총각, 얼른 꿀빵 하나 포장해줘.” 성격 급한 아주머니들이 여기저기서 꿀빵을 달라고 난리다. 송 대표는 가끔 이런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필자의 눈에는 대박을 칠 조짐으로 보였다. 원래 송 대표는 처음부터 꿀빵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아니었다. 통영에서 수산물 수출 사업을 하는 부친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 누나는 영어, 형은 중국어, 그리고 송 대표에게는 일본어 공부를 각각 시켰다. 그래서 대학도 일본어학과를 전공한 그는 3여년의 일본 유학생활도 마쳤다. 평소 자동차와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본에서 처음한 일이 중고자동차 수출 관련 일을 했다고 한다. 때문에 자동차 경매 라이센스도 취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송 대표의 적성에 맞는 것은 역시 요리였다. 일본 음식전문점에서 요리를 하던 그는 장래까지 보장되었다. 하지만 더 큰 꿈이 있었기에 과감히 떨쳐 버리고 귀국을 하게 되었다. 일본 유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뒤 귀국한 그는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한식, 일식, 양식 등 다수의 요리사 전문자격증을 취득했다.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는 것도 좋았지만 저는 음식을 할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정중히 말씀을 드린 결과,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송 대표의 큰형이 아버지 가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덕분에 그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더욱 정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순신 꿀빵의 맛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지금의 이순신 꿀빵 자리는 원래 ‘충무공작소’다. 故 이수평 외할아버지가 오래 전에 문을 연 곳이다. 외할아버지께서 살아생전 이곳에서 공작소를 운영할 때에는 인근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그런 외할아버지의 혼과 얼이 담긴 이곳에서 가게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지난 2012년 7월, 이순신 꿀빵을 오픈했다. “통영은 내국인들뿐만 아닌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때문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에게 통영의 맛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통영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꿀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요리를 전문적으로 했던 그이기에 꿀빵을 만드는 습득 능력은 남보다 휠씬 빨랐다. 통영시내에 있는 꿀빵전문점은 모조리 다니며 꿀빵 가게들의 특성을 파악, 본인만의 레시피를만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경주 황남빵, 대전의 제과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맛의 조합과 레시피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통영시내의 꿀빵들은 당일 내에 먹었을 때는 맛이 있는데 하루만 지나도 꿀빵이 금방 굳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꿀빵의 굳지 않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대전 화과자의 달인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가 가르쳐달라고 애원했었죠.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하던 달인도 나중에는 지쳤는지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도 스승님으로 모시면서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웃음)”
통영의 대부분의 꿀빵들은 당도를 맞추기 위해 설탕과 물엿을 사용한다. 이순신 꿀빵 역시 설탕과 물엿을 사용하지만 100%로 계란과 우유, 그리고 송 대표가 직접 개발한 본인만의 레시피를 사용해 꿀빵의 맛을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꿀빵의 굳는 것을 막고 냉장보관을 해도 최대 5일 동안 부드러운 맛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의 비법을 개발했다.“이순신 꿀빵은 겉에는 윤기가 있으며 너무 달지 않는 것이 맛의 백미입니다.” 과연 그의 말처럼 꿀빵의 겉에는 물엿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반지르르 윤기가 있었다. 또한 꿀빵 속의 팥소는 너무 달지도 싱겁지도 않고 먹었을 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맛이 있었다. 그런 그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오픈한지 불과 10개월 만에 전국에서 통영을 찾아 오는 관광객들에게 단돈 5,000원으로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이순신 꿀빵은 오프라인 판매 외에도 온라인상으로 주문이 가능하여 전국 어디에서나 택배로 배달도 가능하다.
송 대표는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 개발과 관광객들을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비가 오거나 손님이 없을 때는 가게를 무료로 개방을 해서 관광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를 보여주거나 무료인터넷 사용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 수산물을 사거나 짐이 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로 짐을 보관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인 관광객들에게는 몸소 통역까지 하는 서비스를 베풀고 있다. “손님이 많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가게가 한산 할 때 한곳에 짐을 잠깐 놔두는 것이 돈 드는 일도 아닌데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그 정도 서비스는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짐을 보관해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통영에서 최초로 꿀빵컵빙수를 만들어 작년 여름에는 재료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꿀빵컵빙수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올해 31살의 젊은 나이인 송 대표.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일자리가 전국 방방곳곳에 있는데 일자리가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공장에 가서 오전 내내 빵을 만들고 오후에 가게로 물건을 가지고 온다는 그는 요즘 젊은 청년들은 편한 일만 추구하기 때문에 실업률이 100만 명이 넘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앞으로 중앙시장을 본점으로 이순신 꿀빵을 전국에 체인화 하고 싶다는 송용호 대표. “이순신 꿀빵이 자리매김을 하고 나면 전국에서 80%이상 생산되는 통영의 굴을 이용한 굴 전문점을 오픈하는 것이 향후 목표입니다. 그래서 통영의 꿀빵과 더불어 굴 요리도 전국에 보급시키고 싶습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을 크게 격파한 것처럼 이순신 꿀빵이 통영을 넘어 전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통영의 대표적 먹거리로 거듭 날 송용호 대표의 행보에 주목해본다.
<이순신 꿀빵 구입문의:055-644-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