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원 168명 내부 비판에도 야스쿠니 집단 참배

아사히 신문 “야스쿠니 문제 왜 불씨를 만드는가”

2013-04-23     박치민 기자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23일 오전 내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회장 오쓰지 히데히사 자민당 의원)은 이날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국회의원 168명이 야스쿠니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일본 의원들은 매년 봄, 가을과 패전일인 8.15에 야스쿠니를 집단 참배해왔다. 최근 참배 인원은 약 50명 정도였지만 작년 총선에서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당선자가 늘어나면서 참배 인원이 늘어났다.

이 같은 집단 참배로 한·일, 중·일 관계가 급랭한 가운데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23일자 사설을 통해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때 아베 정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야스쿠니 참배는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이며, 양국(한국과 중국)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된 것이다”고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사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한국과의 협력을 어렵게 함으로써 결국 일본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며 “무신경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극히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대표는 22일 윤병세 외교장관이 항의표시로 일본 방문을 미루기로 한 것과 관련, 야스쿠니 참배가 “이미 외교에 영향을 미쳤다”며 “정권 핵심에 있는 사람은 대국적 입장에서 행동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야스쿠니를 “과거 군국주의 침략 전쟁을 ‘자존·자위(自存·自衛)’와 ‘아시아 해방 전쟁’으로 미화하고 선전하는 특수한 신사”라며 “참배는 침략 전쟁을 긍정하는 입장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일본유신회의 마쓰노 요리히사(松野賴久) 의원단 간사장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야스쿠니참배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