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키워내는 큰 그릇 지향하는 영유아교육 터전
양산시 유일의 ‘학부모가 만든 공동육아협동조합’ 부모들이 만들어가는 어린이집
공동육아어린이집은 94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에게 최선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추진하는 단체이다. 대부분의 활동은 밖으로 나가 야외에서 진행되며, 어린이들이 다양한 경험과 건강한 체력을 배양할 수 있는 경험적 교육을 실현하려 한다. 더욱이 ‘공동육아’에서 공동이라는 개념은 아동이 사회 속의 개체임을 중시하고 아이를 함께 기른다는 개념으로 아동의 부모는 물론 유아와 관련된 각종 사회 조직과 집단이 육아의 책임자가 돼 참여하는 협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5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해 오던 중 작년 4월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 체제로 재편한 ‘밖으로 나가자 어린이집’의 소성영 원장은 기존의 공동육아협동조합의 운영 체제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뜻이 맞는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 원생 부모들 중 각자의 재능 기부를 통해 특강강사로서 보조교사로서 일일교사로서 참여케 하는 등의 참여 비중을 높이고 있다. 명실상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양산시 유일의 ‘부모참여’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 소 원장은 “기존 어린이집이 아이를 맡아 보호하는 保育의 차원에 머물러서는 가장 중요한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서는 지덕체의 고른 발달을 기대할 수 없어, 밖으로 나가서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가진 아이를 키워보자는 취지로 부모참여 공동육아 협동조합이 이루어 졌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 접하게 되는 새로운 사회인 ‘어린이집’의 바른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즉 영어 등과 같은 초등학교 진학 이후를 위한 선행학습 차원의 교육프로그램 보다는 자연에서 뛰어 놀며 생명의 소중함과 사계절의 따뜻함을 몸소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전인교육의 첫 시작이라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국내외의 교육학자들이 아동교육의 방향과 효과를 연구해 본 결과, 아동들은 다양한 상황이 실제 벌어졌을 경우, 그것을 풀어나가는 문제해결 능력에 있어서 각 아동이 받아온 교육 과정에 따라 상이한 차이를 나타냈다. 즉 어렸을 때부터 영어나 수학 과학에 치우친 교육을 받지 않고 자연과 벗 삼아 공생하며 자라온 아이들이 문제해결능력, 자아의식능력은 물론 학습 성과에 있어서도 월등히 뛰어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결국 영유아기는 미처 형성되지 않은 그릇에 지식을 채워 넣을 것이 아니라 더욱 큰 그릇과 가능성,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참여를 통해 이룬 더욱 값진 성과시중에 알려진 부모참여 공동육아협동조합에 대한 정보 가운데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즉 부모의 참여 요구가 많고, 금전적인 부담 또한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산공동육아협동조합의 밖으로나가자 어린이집의 조합원 부모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찾아내고 있다. 모두가 분담하는 부담이 아닌 형편과 재능, 적절한 시간분배를 다방면의 이해와 참여를 조절해 가고 있다. 부모들이 다함께 이러한 노력을 하는 이유는 단연 한가지다.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다는 것. 공동 육아의 부모들은 아이의 개성이 충분히 발현되게 하고, 아이가 사회적인 교육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껏 놀고 성장하는 배경을 제공해 주려 한다.
한편 소 원장은 현재 보육관련 정책의 내실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양산은 젊은 도시로 젊은 층의 유입이 많고 이로 인해 영유아 비율이 높아 어린이집도 급격히 불어났지만 지원예산은 이를 따르지 못해 지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양산시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총 362개소에 달하는데 국공립어린이집은 6개소에 불과하고 예산부족으로 기존에 지원을 공시한 지원금마저 지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전국 농어촌의 차량운영비지원금 등이 그 일례다. 이어 소 원장은 “신축 아파트가 입주하게 되면, 주민복지시설로서 경로당과 어린이집을 위한 공간을 마련, 입주민의 공동재산으로 사용하는데 경로당의 경우 에는 주민복리시설로서 사용되지만, 어린이집은 임대료를 받고 임대를 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대부분이 월세를 많이 내겠다는 운영자에게 운영을 위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과도한 월세부담은 결국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부실 급식 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많다”며 아파트 내의 복지시설인 어린이집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운영계획과 운영이념이 확고한 개인, 단체에 그 운영을 위탁하고 더불어 임대료를 없애거나 그 상한선이라도 정해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이 부실화를 막는 조례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동육아형 어린이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동육아협동조합에 어린이집 설립과 건물임대보증금 등을 창업지원금 등의 형태로 지원하는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풍성한 감성 형성에 방점
“자연은 인성을 풍요롭게 하고, 감성을 길러주는 교사”를 원훈으로 하고 있는 밖으로 나가자 어린이집은 ‘제대로 놀 줄 아는 아이들’을 교육의 기본 모토로 하고 있다. 양산천변 산책로, 수질정화공원, 금산근린공원 및 유수지 일주 트랙을 접하고 있는 장소에 위치, 그야말로 아이들이 사계절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자연의 현장인 것. 생태계 전체를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세시풍속이 있을 때는 멀리 나가 직접 체험하며, 비가 올 때에도 아이들은 ‘밖으로 밖으로’ 나간다. 흙, 바람, 돌, 풀, 꽃과 친해지는 아이들은 바깥을 원한다. 자연에서 마음껏 노는 아이들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여유롭고, 생각이 크게 자라난다는 것. “우리 원생들 가운데 지금 까지 몸이 아파서 결석을 한 원생들은 거의 없을 정도다”고 언급한 소 원장의 교육철학은 고(故) 박경리 선생의 금언인 '자연은 감성을 길러주고 감성은 인성을 풍요롭게 한다'이다. 지덕체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교육이 참된 교육이라는 것. 즉 자연이 최고의 교사로서 아이들은 놀고 활동하는 과정 속에서 인성을 자율적으로 습득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은 ‘보는 자연’이 아닌 ‘만지고 느끼는 자연’ 속에서 더욱 값지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