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리교의 어머니교회로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다
"교회가 거룩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 때문"
2013-04-08 이종민 기자
많은 혁신적인 선교사들이 순교를 밑바탕으로 세워진 한국 교회들과 기독교 단체들이 주님께 칭찬 받고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진정한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허물을 벗는 노력이 목회자 및 성도들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부흥도, 성장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미스바에 모여 기도의 운동이 일어났던 이스라엘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철저하게 회개했던 니느웨 성읍처럼, 주님을 만나 변화를 이룬 삭개오와 바울처럼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본질을 회복한다면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한국감리교회의 어머니 교회, 인천 내리감리교회
인천에 소재한 내리감리교회(김흥규 담임목사)는 1885년 4월5일 부활절 오후 3시에 한국 최초의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H. G. Appenzeller, 1858~1902) 부부가 제물포항에 도착한 후 시작된 한국감리교회의 어머니 교회이다. 1901년 5월 14일, 김창식과 더불어 한국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김기범 목사가 내리교회 출신일 뿐 아니라 서양 선교사들의 뒤를 이어 토착화 목회를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1892년, 제2대 담임자로 부임한 조지 존스(G. H. Jones, 1867~1919) 선교사가 세운 영화(永化)학교는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초등교육기관이며 김활란, 황정순, 하상훈, 이길용 등의 인재를 길러낸 명문사학으로 이름을 빛내고 있다. 또한 1903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건너간 최초의 이민자 102명 중 50명 이상이 내리교인들이었으며, 미주 이민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3·1 독립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선언서에 서명을 한 동오(東吾) 신홍식 목사가 내리교회 9대 담임목사였으며, 신홍식 목사가 직접기록한 ‘인천내리교회역사’는 초대교회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 1954년 12월, 2시간 30분이 걸리는 헨델의 메시아 전곡을 한국 최초로 초연을 한 후 현재까지 매 2년마다 공연을 통해 역사적 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흥규 목사는 “교회부흥의 새로운 전기를 꼽자면 교회의 역사의식을 바로 정립해서 인천 최초의 서구식 개신교 예배당‘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을 복원한 것”이라 전했다. 이 역사적인 예배당은 1901년 12월25일 약 1,000여 명이 입당하여 축하예배를 드린 기념비적인 장소이지만 안타깝게 1955년에 허물어졌다. 김 목사는“늘 아쉬워하는 마음이 있던 와중에 인천시의 지원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복원되어 내리교회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또한 이 역사적 예배당 바로 옆에 연건 평 2,500평의 아펜젤러 비전센터를 신축하여 젊은이들의 요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최근 많은 대형교회들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담임목사의 교회 운영에 대한 전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리교회의 경우는 이와는 많이 다르다. 김흥규 목사는 어떤 문제를 결정할 때 가능한 전원합의의 과정을 거치려 노
력하며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때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결정하려고 한다. 이에 성도들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보이며 교회의 방향성을 선한 합의에 의해 이루어 가고 있다. 김흥규 목사는 “무엇보다 어머니 교회라는 정체성을 십분 강조하여 인종, 문화, 계층, 성의 장벽을 뛰어 넘어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어머니의 넓은 품 안에 끌어들이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규 목사가 말하는 설교의 양축은‘해석’과‘적용’이다. 설교는 성경과 오늘의 상황을 잘 해석해서 교인들이 실천적으로 적용하도록 돕는 작업이다. 그래서 설교는 본문(text)과 상황(context) 사이의 다리를 놓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놓지 말아야 한다. 김흥규 목사는“이러한 맥락에서 할 수 있으면 성서중심의 강해설교를 하고 있고, 여러 주석서들을 읽다가 어떤 통찰력을 얻게 되면 그 부분을 중심 주제로 삼아 현대인들을 깨우칠 수 있는 진리를 선포하려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존 웨슬리가 18세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수로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지만 설교 원고를 작성한 뒤 하녀에게 읽어주고 못 알아듣는 내용은 지식이 낮은 일반인도 알기 쉽도록 고쳐서 설교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에 김흥규 목사는 “설교의 도달거리를 넓히기 위해 항상 모두가 듣고 이해해서 설교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 끼치는 복된 교회
최근 매스컴이 연일 몇몇 문제되는 교회들의 타락상과 실수를 마구 파헤쳐 마치 한국교회가 전부 그런 것처럼 매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사람들이 모이는 제도와기관으로서의 교회는 역사적으로 완전하지 않다. 세속공동체 못지않게 사회적 해악이 된 적이 있었고(십자군 전쟁), 소금과 빛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한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현실의 교회 또한 진정한 천상의 교회인 ‘보이지 않는 교회’의 ‘보이는 교회’로서 항상 약점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김흥규 목사는“교회가 거룩한 것은 사람이나 제도 때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처럼 목회자 중심의 교회는 언제나 문제가 생길 소지를 안고 있고, 결국 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삶을 본 받아 사랑과 정의를 무제약적으로 실천하는데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내리교회는 2013년을 전도와 선교를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삶, 사랑을 전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그것이 교회가 설립된 근본 목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일에 한 번씩 거리청소를 하는 등 이웃에게 선익을 끼치는 형태로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데 힘쓰고 있다. 일례로 한 달에 두 차례씩 가난한 독거노인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돌리는‘다비다 선교회’와 한 달에 한 번씩 교도소에 수감된 형제자매를 방문하여 사랑과 격려로 섬기는‘오네시모’선교회의 봉사는 지역사회에서 칭찬받는 내리교회의 자랑이다. 예수께서 성육신을 통해 이 땅의 삶 속에 들어오셔서 영향력을 끼침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여 생명을 얻고 풍성하게 되었다. 김흥규 목사가 지향하는 목회철학은 공허한 메아리와 같이 강단에서 선포되고 이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같이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삶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목회이며, 교회 안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이웃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선한 영향력을 끼쳐 결국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생명력 있는 목회다. 김흥규 목사의 이러한 목회철학을 통해 내리교회가 한국교회의 어머니 교회로서 모범을 보이며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나눔으로써 주님은 기쁘시게, 이웃은 행복하게 하는 복된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