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 인증으로 주거의 안전성 확보한다”

방범기능 중요성 공감, 학계와 산업계 힘 모아

2013-04-05     김현기 실장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방범기술산업협회’(Secure Design & Technology-Korea/이하 협회)는 방범기술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단결을 도모해 방범기술과 관련된 공산품 및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방범기술 분야의 표준·기술 이행 확산에 기여하며, 평생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출범했다. 방범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설립한 협회의 초대회장인 용인대학교 경영대학원장 박윤규 회장은 “우리 협회는 침입범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민들의 경제적·신체적 피해를 사전에 막고, 각종 범죄위협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손실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방범기술 및 표준의 개발, 건축시설물 성능의 인증 및 보급·확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5대 범죄, 서민 거주공간에서 더 빈번히 발생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5대 범죄(살인, 강간, 강도, 폭행, 절도)의 73%가 서민 거주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거 방범시스템은 극히 취약해 드라이버나 쇠지렛대만으로 가정집에 침입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주거 침입범죄는 단순한 절도, 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인, 강간 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박 회장은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등 흉악범죄가 끊이지는 않는 이유가 국내의 방범시스템의 문제점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우리나라의 방범시스템은 경찰력과 CCTV, 무인경비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의 방범시스템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경찰력은 인력과 장비의 부족, 민생치안부서 근무기피 현상 등으로 주거지역의 범죄예방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으며 CCTV는 초상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사생활 침해의 문제뿐만 아니라 고가의 설치비와 운영비로 인해 개별 방범시스템으로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적 범죄예방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수집의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어 모자, 마스크 등으로 신체 일부를 가렸을 경우 증거확보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무인경비시스템은 운영비의 부담으로 서민층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오작동, 사용 미숙 등으로 불필요한 출동이 잦아짐으로써 정작 필요할 때 출동이 지연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범죄의 지능화로 경비원이 도착하기 전에 범죄가 완료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건축물 자체에 방범성능을 부여하는 방법이 세계적으로 표준화되고 이에 따라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약 400여 개의 제품이 SBD(Secured By Design)인증을 받아 보급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약 4,000여 개의 제품이 CP(Crime Prevention)인증을 받아 보급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건축용 방범자재 및 생활방범용품의 확산 보급으로 범죄의 발생건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가 검증되었다. 국내에서도 건축물의 주 침입경로가 되는 창과 문, 셔터와 이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방범용품 및 융합방범시스템에 대한 표준화와 기술개발이 활성화되어 범죄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최소화돼야 할 것이다. 

건축용 방범자재의 도입으로 범죄 감소 효과 거둬 

일본은 지난 2002년 범죄발생이 최고에 달해 그 해 11월 경찰청에서는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 및 건물 부품 관련 민간단체와 함께 ‘방범 성능이 높은 건물 부품의 개발, 보급에 관한 합동 회의’를 설치했고, 이 후 CP마크 인증과 우수방범제품의 보급으로 2009년에는 범죄발생건수가 2002년의 1/3로 감소하는 효과를 보았다. 영국은 SBD인증 주거지와 비인증 주거지를 비교했을 때 SBD인증 주거지의 범죄 발생률이 비인증 주거지의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방범인증은 침입범죄 시 침입저항성을 높여 쉽게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개념으로 범죄를 완벽히 차단하는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주거침입이 5분 이상 지연되면 범죄자의 68%가 범죄를 포기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침입저항 성능기준을 5분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침입범죄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막고, 각종 범죄위협으로부터 손실방지를 위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방범연구센터’와 협력하여 방범 기술표준 개발, 건축시설물 성능인증 및 보급 확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방범하드웨어 제품 중심으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회원기업의 창호재, 현관도어, 도어록, 크레센트, 오토락, 방범창살, 방범유리, 방범필름 등 방범과 관련된 제품을 시험하고 인증하며 추후 생활방범용품인 금고, 보안캐비넷, 자물쇠, 도난방지 장치와 CCTV, 무인경비시스템, 침입감지시스템에 대한 시험과 인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방범자재의 확산, 보급을 위해 소비자의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현재 범죄 발생의 우려가 높은 지역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주로 CCTV로, CCTV의 장점과 단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며, 향후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사업과 함께 고층 아파트에서의 추락사고 방지 예방과 소외된 사회적 약자(노인, 여성, 어린이)들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또한 손해보험업계와 협의해 방범인증자재가 사용된 건축물에 대한 보험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제도 정착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방범기술산업협회의 활동이 활성화됨에 따라 서민주거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관련 산업 또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미 FTA발효로 보안 산업이 활성화된 미국의 조달시장 진출이 용이해짐에 따라 협회는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방범품목에 대한 시험인증을 지원하고, 외국 선진시험인증기관과 상호인증협약을 체결해 수출 시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테러와 총기사고 등으로 세계적으로 보안 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회는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해 국내 주요 언론방송사를 초청,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방범기술산업협회의 활약으로 한국 사회가 시민 모두가 살기 좋은 안전한 사회로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