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땅 끝에서 맛보는 남도음식의 진수
“해남처럼 천혜의 조건이 이렇게 잘 갖춰진 곳은 드물죠”
음식하면 남도음식, 국밥 한 그릇을 시켜 먹어도 맛나다는 남도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해남에 있다. 한반도의 땅 끝 해남에 위치한 진일관은 깔끔하고 정성스런 음식과 함께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진일관은 한 자리에서 18년 동안 맛깔나는 한정식을 선사해 왔다.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한 해남이지만 전통한정식을 하는 곳이 없다는 아쉬움에 시작하게 된 진일관은 이제 해남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20여 년 해남을 지켜온
한결 같은 맛
오랜 시간 진일관을 운영해온 김진규 대표는 “해남은 인근 강진과 장흥에 비해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인구가 많고 면적이 넓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해남만의 한정식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에 진일관을 열게 됐습니다”라고 소개한다.
젊은 시절 김 대표는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한정식 집을 두루 다녔다. 팔도의 음식을 맛본 후에 해남만의 특색 있는 음식들로 차려진 한정식 집을 차리게 된 것이다. 요식업이 쉽지 않을 뿐더러 손이 많이 가는 한정식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오직 한길을 가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어느덧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봄에는 따뜻한 해남의 특별한 봄소식을 알릴 수 있는 봄동과 냉이 등 봄나물을 상에 올리고, 여름에는 어릴 적 어머님이 해주시던 운절이(망둥이)회 판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갓 수확한 해남의 햅쌀은 기본, 전어와 삼치회가 상에 오르고, 요즘처럼 추운 계절에는 산낙지와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는 매생이 요리가 오릅니다.”
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싱싱함이 느껴져 군침이 도는 요리들을 진일관에서는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제철에 나는 좋은 재료들로 음식 맛을 살리다 보니 전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단골이 되어 다시 찾고 있다. 손님들로부터 “음식 맛이 한결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대표다.
기본을 소중히 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 잊지 않아
김 대표가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는 원동력도 손님이고, 음식 잘하는 집들이 즐비한 해남에서 진일관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도 한 결 같이 찾아주는 손님들 덕분이다. 지역민과 함께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진일관으로 운영해 온 김 대표는 “진일관에 변함이 있었다면 18년 동안 지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항상 고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약속과 친절을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진일관의 모든 밑반찬은 모두 국내산으로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 사회단체들을 통해 작은 봉사를 이어온 것 또한 진일관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한다.
진일관의 또 다른 매력은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번쯤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외곽지역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해남의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해질녘을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는 가히 일품이다. 또한 제철마다 달라지는 메뉴로 손님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것과 변함없는 음식 맛은 누가 뭐래도 진일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러한 진일관의 음식 맛은 김 대표의 어머니에게서 비롯됐다고 한다.
“진일관을 처음 문을 연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시작한 외식사업이기에 어머니의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그 집의 장맛을 보면 그 집안의 음식 맛을 알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양념이 되는 것들을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조선간장과 소금만큼은 숙성기간을 거쳐 사용합니다. 한국 맛의 기본이 되는 소금은 기본 간수를 충분히 빼고 최소 3년에 걸쳐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을 충실히 하면 맛은 정직하게 따라온다는 신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해남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로 지역경제 위기 타파
최근 경제위기 타파를 위해 지자체와 지역 업체들이 상생의 방향을 모색하고 힘을 모으고 있다. 김 대표 역시 각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의 특색을 살린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해남은 많은 문화적 요소들을 지닌 곳으로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 자체만으로는 콘텐츠화가 되기 어렵습니다. 해남에 관심 있는 업체들과 함께 해남만의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박철환 군수께서 여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온 고객들을 만나도 보니 좋은 소리는 물론 쓴 소리도 듣게 된다는 김 대표. 그는 쓴 소리들을 귀담아 듣고, 좋은 소리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도 그의 마음에 남는 말들이 있다.
“해남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고, 수많은 관광명소를 하루에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철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숙식을 한 곳에서 해결할 곳을 찾지만, 숙박을 할 곳조차 동이 납니다. 각종 스포츠 대회가 연중 열림에도 불구하고 숙박업체가 매우 부족합니다. 이렇다 보니 해남을 알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해남만의 특징을 지닌 음식점과 숙박업체를 따로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해남의 특색을 살린 호텔형 한옥단지가 조성되어 한정식을 먹고 한옥에서 숙박하고, 해남을 소개받을 수 있는 원스톱 여행 서비스가 개발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나고 자란 55년 삶의 터전인 해남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가진 김 대표는 오는 3월19일 해남외식업지부장에 취임한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지키는 그의 지극한 마음으로 자리에 오르게 되는 김 대표는 “외식업지부는 꾸준히 지역민을 위한 환원사업과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히 해왔던 장학금 사업과 어르신 위안 잔치를 잘 치르고, 지역발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취재_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