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버섯으로 유럽 시장 정복, 세계시장을 향하다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버섯 산업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다

2013-01-07     김덕주 부국장

콩, 두부와 함께 대표적인 장수 식품으로 꼽히는 버섯. 수분 90% 이상으로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미네랄, 식이섬유 등 각종 풍부한 영양소를 포함한 버섯은 예부터 식/약용으로 애용되어 왔다.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그린피스농장 박희주 대표는 한국산 버섯의 품종 다양화와 연구 개발 및 수출 활로 개척을 통해 한국 버섯의 세계 시장 진출을 넓혀가고 있다.

   
 
예부터 약·식용으로 애용되어 온 버섯은 1930년대 표고의 인공 재배가 시도된 것을 시작으로 품종 다양화와 인공 재배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용도로 현대에 소비되고 있다. 청도군 이서면에 위치한 그린피스농장 박희주 대표는 1차적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영양기능, 2차적인 기호식품으로서의 감각기능, 3차적으로 생체기능조절기능을 갖춘 건강기능성 식품 버섯의 연구 개발 및 재배 가공을 통해 한국 버섯의 우수성을 높이고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평범한 농업인이었던 박 대표가 버섯 재배에 뛰어든 것은 지인의 권유를 통해서였다. 전업농이 드물었던 시절 버섯 전업 재배라는 신개념 농업의 가능성을 예상한 박 대표는 주저 없이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 건설현장 근로자를 자원하였고 3년 후 자본을 마련해 귀국, 1983년 고향 청도에서 330.58m² 규모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점차 농장을 넓히고 팽이버섯으로 품종 전환을 꾀하는 등 안정적 수익을 올렸지만 90년대 말 IMF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버섯 수요도 급감하자 박 대표는 내수 의존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느타리 뿐 아니라 새송이, 팽이, 만가닥 버섯 등 다양한 품종을 육종하고 있으며 버섯 재배 시 수작업에 한계를 느끼며 그것을 극복하고자 한 의지가 기계 개발을 비롯한 성과를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버섯은 채소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균을 키우는 작업이다. 다른 작물은 CO2(이산화탄소)를 흡수해 O2(산소)를 배출하지만 버섯은 O2를 흡수해 CO2를 배출한다. 버섯균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데이터가 있는 기존 작물에 비해 처음부터 시작하는 만큼 연구소, 기계, 새 데이터를 창출해야 했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수출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설 개설과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갔다.

품종 다양화와 우수성으로 승부하는 적극적 시장 개척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박 대표는 처음 수출 길을 개척할 때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한국 버섯에 생소한 외국인들에게 우리 버섯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각종 박람회에 참석하고, 현지인 입맛에 맞는 요리에 버섯을 첨가해 현지인들과 바이어에게 호응을 얻어내는 등 세계 전역을 돌며 각국에서 선호하는 버섯과 특징을 꿰뚫을 정도로 정통해졌다.

   
 
한국산 버섯이 세계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블루 오션’ 임을 꿰뚫어 본 박 대표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버섯 요리법을 개발하는 등 소비 패턴과 시장까지 고려한 적극적 홍보 활동을 통해 네덜란드에 유통회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12년 전 캐나다 첫 수출에 이어 싱가포르, 미국, 유럽 등 각지에 한국산 버섯의 입지를 넓히고 2006년 ISO 9001, 2000과 유럽 GAP 인증을 획득하면서 유럽으로의 수출을 활성화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징적인 품종을 가지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다. 연구개발 투자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영하고 있다. 그린피스 농장의 육종은 단순히 본래 장점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을 업그레이드 시켜 저장성과 생산성을 비롯한 시장 면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품종이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팽이버섯 외에도 새송이, 만가닥, 느타리, 표고버섯 등 여러 품종을 연구 육종하고 있다.

팽이, 황금팽이, 꽃 팽이로 나뉘는 팽이버섯은 부드러운 맛과 질감, 칼로리가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하다. 육류와 좋은 궁합을 이루는 팽이버섯은 풍부한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어 육류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도움을 주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새송이 버섯은 자연산 송이버섯에 버금가는 질감과 부드러운 육질, 고유 향기가 뛰어나며 칼로리가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 구이, 전, 찌개와 좋은 궁합을 이루며 다이어트에 좋은 품종이다. 근래에 개발된 버섯으로 조직이 연하고 사각사각한 맛으로 호응을 얻는 만가닥 버섯, 느타리버섯, 혈관 개선과 면역력 강화 기능을 포함해 동양 특산물로 꼽히는 표고버섯, 동결과 열풍으로 건조시킨 건조버섯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종의 맛과 장점을 높여 단백질, 당질, 레티놀, 카로틴, 각종 비타민과 엽산 등 여러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그린피스농장 버섯들은 요리와 관련된 블로그, 카페에 올라온 각종 리뷰를 통해 호응을 얻고 있으며 홈페이지(http://greenco.kr)와 전화(054-371-6333)로 주문이 가능하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하는 그린피스농장

2003년 박희주 대표는 청도 내 재배 농가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버섯 수출에 주력하기 위해 그린합명 회사를 설립했다. 2003년부터 한 해 27만 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면서 이를 계기로 버섯 수출에 매진하고자 설립한 것이다. 박 대표는 그린피스농장을 중심으로 21개 농가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다양한 버섯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출확대에 노력, 팽이버섯 시장 확장에 전념해 국내 수급안정에 기여할 예정이다.

   
 
근무 인원만 360명으로 연간 1만 톤 버섯을 생산하면서 수출 실적이 급증해 2005년 47만 달러, 2006년 211만 달러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곧 버섯 재배 농가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현재 중국 무순에는 그린합명의 현지 생산 판매 기반이 될 버섯농장이 건설되고 있다. 유럽 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인 박 대표는, 그린합명 전체 수출 규모는 1,500만 달러 중 30%를 차지하는 주 거래처로써 현지 농장을 유럽에 설립해 신선한 버섯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농 현상이 심각한 당시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귀농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귀농농가와 기존 주민들이 함께 버섯농사로 상생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업이 강해지려면 귀농인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새 농법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되는데 기존 농민들에 비해 귀농인들은 새로운 것과 발전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다”고 전하는 박 대표는 귀농인들의 미래지향적인 자세가 한국농업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성공은 수많은 실패를 통해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전하는 박희주 대표는 ‘안정’ 대신 ‘도전과 열정’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계 시장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