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살아 숨 쉬는 학교, 그 속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인성교육이 올바른 생활지도와 학력향상으로 이어져
경상북도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 이곳엔 오랜 역사를 지닌 모계중학교(최문균 교장/이하 모계중)가 있다. 청도는 신라시대의 화랑정신인 세속오계가 만들어진 곳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3.1운동에 동참한 바 있으며,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모계중은 사회격변기에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지역의 특성을 담은 3대 청도정신을 바탕으로, ‘굳건하자, 사랑하자, 창조하자’라는 교훈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지난 1947년에 모계 학원 및 초급 중학교 설립인가를 받아 운영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졸업생 12,569명을 배출함으로써 지역사회를 비롯하여 한국을 이끄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 모계중학교를 소개한다.
뿌리 깊은 학교, 모계중의 깊은 역사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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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지도 프로그램으로 마음의 ‘힐링’을 시작하다
모계중은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생의 특성에 비추어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자기 정체성 확립을 도모하기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강화함으로써 인성지도를 하고 있다. 먼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 오전 8시부터 20분간 전체 학생이 체육관에 모여 ‘명상시간’을 갖는다. 이는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전날의 일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마음의 안정을 돕는다.
또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튼튼하게 해주는 운영 프로그램도 있다. ‘향토사랑 청도대장정’은 중학교 시절 3년 동안 청도군을 걸어서 일주하는 기획으로, 앞서 언급한 3대 청도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이번 2012년에 처음 시작해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교생이 35㎞를 1박 2일간 낙오 없이 완주했다.
처음에는 불평으로 번져 있던 학생들의 얼굴은 고장의 아름다움과 자연 혜택을 직접 보고 느끼며 한층 밝아져 있었고,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과 자부심 그리고 공동체 의식까지 일깨워주는 학습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사제동행 등산체험’은 희망자에 한해 방학 기간 동안 지리산과 덕유산, 설악산 등 국내 유명산을 교사와 함께 트래킹하는 프로그램으로 10년째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단체 활동을 경험하면서 사회성과 책임감, 참을성을 신장시키고 있다.
아울러 모계중은 학생들을 위해 교사와 학부모가 한마음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교사의 경우, 농촌의 어려운 현실여건을 감안해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사도장학금’을 마련했고, 매월 월급의 일정액을 적립해 운영하는 중이다. 또한 학부모들은 매일 2명씩 점심시간에 교내 순찰을 하는 ‘자율지킴이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학교폭력예방과 급식실 질서지도 및 생활지도를 병행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과 친밀도까지 제고시키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공간 조성, 위클래스(Wee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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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모계중은 인성지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심성을 바로 잡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먼저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더 나은 진로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학력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었다. 먼저 도에서 지정한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15시부터 16시 40분까지 방과후학교 강좌를 이수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면학실을 따로 만들어 학생들이 17시부터 20시 30분까지는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모했다. 이 시간에는 교사가 임장지도를 하면서 그날 배운 내용을 꼼꼼하게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 ‘선진형 교과교실제’ 도입 및 ‘영어·수학 수준별 이동수업’의 실시로 낡은 교실을 리모델링하고 시청각 기자재를 도입함으로써 학습 환경을 개선했으며, 교과별 특성화된 교실을 활용해 새로운 수업방법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와 수학 과목은 확대학급을 편성해 수준별로 지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모계중은 ‘시간별 형성평가 및 단원별 평가’를 이용해 학생의 성취도를 수시로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등의 과정을 바탕으로, 교과 부진학생을 최소화하는 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독서논술 동아리, 생태체험 동아리, 색소폰 연주 동아리, 여학생 태권도부 운영, 스포츠클럽활동 활성화를 통하여 학생의 꿈과 재능을 살리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태권도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3년 연속 메달을 획득한 바 있으며, 배드민턴부는 스포츠클럽대회에서도 도대회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최문균 교장, “어른들의 진심이 학생들의 긍정 마인드를 이끌어내”
이렇듯 모계중학교의 다양한 인성교육 및 학습지도 노력은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 이는 매년 모계중에 지원하는 신입생의 비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전출하는 학생보다 다른 지역에서 전입해오는 학생이 더 많다는 점도 학교의 탄탄한 커리큘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부모들은 자발적으로 자기주도학습 시간에 간식을 보내주기도 하고, 매일 점심시간에 자율지킴이 활동으로 학생생활지도까지 돕는 등 학교를 믿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학교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신뢰와 긍지와 공감대가 생기면 교육성과는 더욱 탄력을 받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역전시켜 오히려 도시의 많은 학생들이 본교로 찾아오는 그날을 꿈꾸는 모계중학교. 이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