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는 대충대충, 해외출장은 쏜살같이
증액예산 4조 원 심사하며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아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4조 원의 증액예산을 심하면서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해 동안의 나라살림이라 할 수 있는 국가예산의 증액과 감액을 최종 결정하는 계수조정소위는 반드시는 회의내용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여야 간사가 심사를 위임받아 일사천리로 처리해 버린 것이다.
여기에다 예결특위원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 등 9명은 예산 처리 직후인 지난 1일과 2일 중미와 아프리카로 외유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와 예결특위는 3개 팀으로 나눠 외국 시찰을 준비해 왔다. 이 중 장 위원장의 1팀과 김학용, 최재성 의원의 2팀은 예정대로 외유를 떠난 것이다. 이들은 각각 중미와 아프리카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3~3명으로 구성된 3팀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돌아볼 예정이며 오는 20일부터 시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1팀과 2팀의 외유에 대한 비난이 일자 시찰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심지어 앞서 출국한 여야 의원 9명은 외유 사실을 당 지도부에조차 보고하지 않은 채 출국해 각 지도부는 언론보도를 보고 이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진상에 대한 언급은커녕 이들을 위한 변명으로 일관해 비난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3일 아침 각각 최고위원회와 고위정책회의를 열었지만 외유성 출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오후가 되어서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했고,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소속 의원들에게 불필요한 외유성 해외출장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