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종료,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시대 개막
박근혜 당선인, 헌정 사상 텃 여성, 과반, 이공계, 부녀 대통령
치열했던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15대 대선 이후 최대 투표율인 75.8%를 기록한 가운데, 박 당선인이 1,577만 3,128표(51.6%)를 얻어 1,469만 2,632표(48.0%)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3.6%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두 후보 간 표 차이는 단 108만 496표였다. 이로써 박근혜 당선인은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이공계 출신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됐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선진국에서도 아직 여성 지도자가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아버지인 故 박정희 前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국정운영에 있어서 상당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여성, 과반, 부녀 대통령의 탄생
대선은 지난해 12월19일 치러졌다. 이날 대선에서 박 당선인은 과반득표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유력한 제3후보 없이 朴-文간의 양자구도 속에서 대선이 치러지면서 세(勢)대결 양상이 극대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구도에서도 박 당선인이 문 후보를 압도했다.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 모든 곳에서 박 당선인이 문 후보에 앞섰다. 서울에서는 박 당선인 48.2%, 문 후보 51.4%로 박 당선인이 근소한 차로 뒤졌고, 호남에서는 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앞섰지만 박 당선인은 10.5%를 얻어 의미 있는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써 새누리당 정권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10년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박 당선인 본인은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아버지인 故 박정희 前 대통령에 이어 부녀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기록도 가지게 됐다.
박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범국민 축제에 참석해“이번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이며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 마음의 승리”라면서“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국민을 편 가르거나 선동하지 않고 100%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일관되게 국민통합, 국민화합을 강조해 왔으며 약속 이행 차원에서 이미‘국민대통합위원회’까지 구성해 놓은 상태다. 박 당선인은 이날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대통합대통령 3대 약속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주변국 축하 메시지 이어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월19일(현지시각) 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성명을 내고“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며“중요한 양국 및 지역, 국제 현안에서 한국의 새 정부와 폭넓은 협조 관계를 더 향상시키고자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한미동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과 미국은 경제, 안보, 국민 간 유대 측면에서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공유해왔다”고 평가했다. 지난 12월22일에는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각각 축하 메시지를 담은 친서가 도착했다. 또한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도 친서를 보내왔다.
시진핑 총서기는 친서를 통해“양국 교류와 협력이 심화돼 양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줬다고 평가한다”면서“중국은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본인은 새로운 시기와 새로운 정세 하에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발전하고 호혜적 협력이 계속 새로운 단계에 올라가도록 하기 위해 각하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도“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한중관계를 항상 중국 대외관계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다”며“수교 20년 이래 양측의 공동노력에 의해 양국관계가 전면적으로 심도 있고 신속하게 발전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노다 총리는“최근 양국의 협력관계는 북한 문제에서의 긴밀한 공조는 물론이며, 경제·국민교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깊이를 더해 가고 있다”며“한일 양국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확보하는 등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한러 양국관계는 매우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본인은 정치, 경제, 통상, 과학, 기술 등 제반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공동으로 노력할 적극적인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월19일(현지시간) 박 당선자의 대통령선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 한국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한국은 국제평화와 안보, 개발, 인권 등 유엔이 추진하는 업무에서 확고한 동반자”라며“새 지도자를 맞은 한국이 지속가능 개발과 기후변화 억제, 세계평화 기여와 인권증진 등 유엔의 의제를 진전시키는데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유엔은 인도주의적 사안이나 핵 문제 등 각종 북한관련 우려의 해결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차기 한국 정부와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자, 국가원수급 예우 시작
박 당선자는 오는 2월25일 취임 전까지 두 달여 간 현직 대통령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고 각종 권한을 행사한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하는 곳에 정부 예산으로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설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정부 부처별로 현안 파악에 나서고 국무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다. 임기 시작 전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회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등을 통해 주요 국정현안을 협의할 수도 있다.
박 당선자는 삼성동 사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필요할 경우 정부가 제공하는 안전가옥을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 전까지 삼청동 안가를 이용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저를 이용한 바 있다.
또한 박 당선자는‘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수준의 경호를 받는다. 청와대 경호처 전담 경호대가 24시간 밀착해 당선자의 신변을 보호하며, 경찰과 함께 자택 경호를 맡는다. 경호처가 지난 12월 초에 편성한 당선자 전담 경호대에는 근접 경호요원은 물론 폭발물 검측, 통신지원, 보안관리, 의료지원원, 음식물 검식 요원 등이 포함됐다. 특수 제작된‘벤츠600’방탄차량이 제공되며 경호처 소속 전문요원이 운전을 전담한다. 당선자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필요에 따라 교통신호 통제 편의도 제공된다. 당선자가 요청하면 대통령 전용기나 헬기, KTX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어청수 경호처장은“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완벽한 경호제공을 위해 경찰청과 국방부 등 경호 유관기관과 협력체제를 확고히 구축, 최고 수준의 완벽한 경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전화“축하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월19일 밤 박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밤 9시40분께 2분간 통화를 갖고“축하하며 그동안 고생했다”면서“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저녁 7시30분쯤 하금열 대통령실장실을 찾아, 청와대 수석,일부 비서진들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는 예측 불허의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긴장된 가운데 지켜보다 밤 9시 가까이 돼 일부 방송사가 당선 확실로 보도를 하자 당선 윤곽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밤 10시50분께 브리핑을 열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 결과에 대해“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며, 대한민국의 위대한 선택이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이번 대선이 차분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신 국민과 선거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면서“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모든 후보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이명박 정부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하루도 소홀함이 없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정을 살피는 데 전념할 것이며,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대통령직 인수인계 작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세력 결집 이유는? |
‘이정희 후보의 TV토론’이 가장 큰 영향 미친 것으로 나타나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친 이번 대선에서‘이정희후보의TV토론’이보수표심의결집에가장큰영향을미친것으로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실시한 조사결과, 보수표심의 결집 원인으로 ‘이정희 후보의 공격적 TV토론 태도’가 31.0%로 가장 높았고, ‘초박빙 여론조사보도에 의한정권교체 위기의식’이 27.8%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국정원여직원사건’이7.8%‘, 사이비 종교 신천지 논란’2.2%‘, 아이패드 커닝 논란’1.5%‘, 억대굿판 논란’1.1%‘, 여론조사기관5억수수논란’1.0%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5060세대에서‘이정희 후보의 TV토론’이 원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는데, 60대 이상에서 42.7%, 50대에서 38.2%로 조사됐다. 이와는 반대로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연령층에서는‘초박빙 여론조사 보도에 의한 정권교체 위기의식’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는데, 20대 45.4%, 30대 31.0%, 40대 29.6% 순이었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43.1%가 ‘이정희 후보의 TV토론’을 원인으로 꼽은 반면, 민주통합당 지지층과 통합진보당 지지층에서는각각 39.8%, 36.4%로 ’초박빙 여론조사 보도에 의한 정권교체 위기의식‘을 보수표심의 결집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대선투표 후보별로는 새누리당 박근혜 투표층의 42.1%가‘이정희 후보의 TV토론’이라고 응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민주당 문재인 투표층에서는‘초박빙 여론조사 보도에 의한 정권교체 위기의식’이 38.4%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주간집계는 12월2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남성 50%, 여성 50%/ 20대 18%, 30대 20%, 40대 22%, 50대 19%, 60대 이상 21%)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고,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무작위 추출후, 통계처리 과정에서 성, 연령, 지역별로 인구비례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