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가격 고집, 인심과 고기 맛에 웃는다

“말로 형언해 무엇합니까. 일단 한번 살아보십시오”

2012-12-12     취재_공동취재단

지역마다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 지역대표음식들은 지역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외지 사람들을 불러들여 경제적 소득을 올리는 효자역할도 한다. 전라북도 김제시의 대표 음식은 지역에서 잘 자란 쌀, 포도, 한우, 감자 등으로 만든 음식들이다. 김제의 동진강·만경강 일대는 대규모 간척 사업에 의해 광활한 농경지가 됐고, 침식 평야를 이루고 있는 구릉지가 있어 과수·채소류 재배 및 소·돼지·닭 등의 가축 사육이 성하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김제시에서는 질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김제시는 깨끗하고, 친절하고, 맛있고, 값이 적정한 음식점을 지정해 ‘지평선 깨·친·맛·값 음식점’이라는 김제시만의 특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외식업의 질적 수준향상을 추구하고, 안심하거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지평선 깨·친·맛·값(깨끗하고 친절하고 맛있고 값싼) 음식점으로 지정되면 지정서 전달과 함께 효율적이고 깨끗한 위생관리 방안 및 서비스개선에 따른 녹색 음식문화의 정착 및 김제시의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지평선 깨·친·맛·값 음식점’ 표지판이 각 업소에 배부된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김제시보건소는 친절관광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지평선 깨·친·맛·값 음식점’이 선두주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이를 통해 주민과 관광객이 볼거리 및 먹을거리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책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병칠 김제시보건소장 역시도 “‘깨·친·맛·값 음식점’이야 말로 우리 김제시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도록 해 결과적으로 우리시의 좋은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개선된 서비스와 맛으로 우리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김제 경제 위해 ‘10년 전 가격 그대로’
유기농 쌈채소, 쌀들만 사용하는 ‘친정’은 ‘지평선 깨·친·맛·값 음식점’ 지정업소다. 시에서 그 맛을 인정해준 식당인 만큼 윤영훈 대표는 친정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이에 윤 대표는 거짓 없고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고객들을 대하고, 작은 일이라도 기억해주는 것을 생활화하면서 친정을 지키고 있다.
1990년대에 조그만 식당으로 시작한 친정은 그동안 네 차례에 걸친 변화를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25평형 신축, 그 다음에는 40평형, 90평형을 거쳐 현재는 220평 규모의 친정이 됐으며 얼마 후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다.
윤 대표는 “직접 기술을 습득해 노하우를 만들었고, 연구에 연구를 생활화했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윤 대표는 좋은 재료(유기농산물)를 사용하고, 직접 조리하며,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친정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또한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얻은 자신만의 노하우도 친정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친정의 비결을 묻는다면 윤 대표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좋은 재료와 합리적인 가격, 고객들과의 관계가 친정을 만들었노라고. 실제로 친정은 예전과 비교해 물가가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가격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모두 고객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친정을 찾는 고객 한 명 한 명과 부드럽고 친숙한 관계를 맺어오다 보니 굳이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됐다는 것.
재료값이 4배, 5배로 치솟을 때는 윤 대표도 사실 곤혹이다. 그럴 때면 적자운영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료값이 춤춘다고 해서 덩달아 가격도 춤추면 안 된다는 게 윤 대표의 지론이다. “우리 친정에는 나뿐 아니라 아내, 아들, 어머님, 장모님이 계시다. 이런 점은 우리 친정이 경쟁력 면에서 조금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밝힌 윤 대표는 앞으로도 여러 난관이 있을 테지만 그때마다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멘토요? 교육감이셨던 이모부와 이건식 시장님이죠”

친정의 윤 대표에게는 두 명의 멘토가 있다. 이모부와 이건식 김제시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교육감 출신인 이모부는 그가 결혼할 당시에 주례를 맡았다.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때 이모부는 윤 대표에게 많은 조언을 건네줬다. 그리고 그 조언들은 아직까지도 그가 인생을 사는데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인 이건식 김제시장. “이건식 시장님이 육사출신이신데 나와 비슷한 계통 출신이라 그런지 공감대가 많다”고 밝힌 윤 대표는 “이 시장님께서 젊은 시절 야인 생활을 하며 김제를 위해 많이 애쓰셨는데 잘 살 수 있는 길도 마다하고 김제를 위해 헌신하는 길을 선택하셨다”며 이 시장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표했다.
이 시장에 대한 믿음은 지자체와 상생해야 한다는 윤 대표의 마음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 시장님께서는 ‘신명나는 김제, 살기 좋은 김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불철주야 시정에 매달리고 계시다. 이에 우리 시민이 할 도리, 특히 친정이 해야 할 도리는 어려운 김제 경제를 위해 함께 타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윤 대표는 친정이 급격한 물가변동 속에서도 10년 전 가격을 지금까지 고집하는 것 또한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역봉사 일환으로 족구협회장, 생활안전협의회장(경찰서) 주민자치위원장(시청) 등을 역임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김제 건설에 일조하고 있는 윤 대표. 앞으로 그가 어떤 행보로 김제시 발전에 일조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