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면 음침한 골목길이 빛 갤러리로 변신
마포구, 주민과 함께 이색적인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펼쳐
2017-06-15 이지원 기자
대흥동은 LED 불빛을 이용해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안전하고 아름다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우리 마을 불 밝히기 사업’을 실시해 신선함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고지대 경사가 심하고 노후주택이 밀집된 대흥동은 어두운 골목길이 많아 우범지역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노상방뇨에 쓰레기 무단투기도 빈번해 주민 불편함도 컸다.
빛을 이용해 더럽고 인적이 드문 공간을 환하게 밝혔다으로써 안전하고 깨끗한 동네를 만들기 위한 ‘불 밝히기 사업’은 지역주민이자 공공정책개발 연구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대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과 (주)빛과예술로, 미래공공실천포럼과 대흥동이 협력해 어두운 골목길(신촌로 122)에 설치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지역참여형)으로 공모 신청했고, 지난 12일에 열린 ‘우리마을 불 밝히기 행사’는 실질적 사업 실행에 앞서 시범적으로 진행됐다. 추후 사업이 확정돼 예산을 지원받게 되면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명화를 이용한 빛 설치작업에 참여한 (주)빛과예술로 김광용 대표는 “LED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10W의 전력이 소모된다. 한 달에 약 300원 정도 전기료가 들어 사용에 부담 없고, NFC기술(전자태그)을 사용해 스마트폰을 NFC태그에 갖다 대면 작품에 대한 설명도 함께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마을 불 밝히기 사업’은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는 1차적인 목적도 있지만, 지역을 위해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함으로써 문화복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예술로 유명한 홍대는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다. 그러나 오는 사람이 많은 만큼 쓰레기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교초등학교 주변은 관광객들의 무단투기로 어린이 교육환경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개선책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동에서는 지역주민과 자원봉사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예쁜 그림으로 동네를 가꾸기로 결정했다.
서교동은 지난 2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교초등학교 주빈 전봇대 21개를 대상으로 미술대학생과 중고생, 자원봉사캠프원 등이 참여해 전봇대 벽화그리기 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벽화그리기에는 숙명여대 미대생으로 구성된 재능기부자 23명과 중고생 자원봉사 19명, 자원봉사 캠프원 5명 등 총 47명이 참여했다.
동은 4월 중순부터 자원봉사 사이트와 인근 미술대학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재능기부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숙명여대 미술대학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아트앰베서더 학생들이 참여해 지난 5월 12일에 첫 모임을 갖고 현장조사와 벽화도안, 콘셉트, 작업 날짜 등을 조율했다. 아이디어회의 후 3주 동안 참여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역할 분담과 스케치, 일러스트 도안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21개 전봇대에 벽화작업을 마쳤다. 숙명여대 미대 학생들이 스케치와 마무리 작업을 했고, 중고등학생들이 채색작업을 했다.
벽화작업에 참여한 송혜진씨(숙명여대 환경디자인학과, 24세)는 “용산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벽화작업에 참여 했지만, 홍대는 자주 가는 곳이라 벽화가 그려진 전봇대를 보니 매우 뿌듯하다. 쓰레기도 많고 전단지도 많아 지저분했던 홍대가 좀 더 예술거리도 변신한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서교동 이외에도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이 있는 성산1동은 인근 골목의 쓰레기 무단 투기를 근절시기 위해 박물관측과 협력해 전신주에 무단투기 스티커를 부착했다. 또한 성산2동은 지난 10일에는 쓰레기 배출일을 알리고, 환경개선을 위해 협성대학교 벽화봉사단원과 함께 전봇대 벽화작업을 실시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관 주도가 아닌 주민과 협력해서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사업들이 매우 효과적이다. 앞으로 여러 분야에 민관협치를 활성화시켜 함께 성장하는 협치 마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