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연구팀, ‘용액공정용 유기반도체’ 개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 개발로 국가경쟁력 제고

2012-12-11     취재_조서연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총장 권순기) 연구팀이 세계 최고 용액공정용 유기반도체 소재를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성이 높으며, 원천기술 개발로 국가경쟁력 제고와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상대 연구팀의 김윤희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내에서 쓴 반도체 관련 논문이 반도체 기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고체회로학술대회(ISSCC, 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 Conference)에서 미국 73편, 일본 30편에 이어 세 번째인 22편으로 많이 채택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유럽발 경제위기, 선진국 경기 부진과 내수 침체라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도 장비 및 소재 국산화라는 큰 그림 위에서 중소, 중견 협력사와 신공정 개발, 아이디어 공유, 재정 지원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어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경상대 연구팀인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김윤희 교수를 비롯하여 공과대학 나노·신소재공학부 석박사과정 강일,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박찬언 교수가 세계 최고 용액공정용 유기반도체 소재를 개발하여 이 분야 최고의 학술지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1월호에 게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향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전에 혁신적 기여 기대

지식경제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용액공정용 유기반도체 재료를 개발한 것으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유기 박막 태양 전지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재료 중 하나인 다이케토피롤로피롤(Diketopyrrolopyrrole) 유도체에 새로운 전자 주개물질(Selenophene vinylene selenophene)을 교대 중합한 것이다. 이는 LCD 주요 공정온도인 200℃에서 전기적 특성이 크게 변하는 기존의 재료와는 달리 고온에서도 전하이동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는 김 교수는 “용액공정용 반도체는 복잡한 공정 없이 인쇄로 만들어지는 반도체를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공정으로 만들어 지는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이번 개발에 성공한 재료를 이용하면 디스플레이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용액공정용 고분자 재료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하이동도를 나타내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에 실용가능성이 매우 높은 재료로 향후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발전에 혁신적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면 미래에는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나올 수 있으며, 손목시계 형태의 디스플레이부터 펜 형태까지 여러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지금의 디스플레이는 충격에 쉽게 깨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부분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뿐만 아니라 유기박막 태양전지, 라디오파 인식장치 등의 전자소자 응용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지난해 11월에 이미 특허를 출원했다고 한다.

유기반도체를 이용해 국가경쟁력 제고 기여

분자 내에서 탄소-탄소의 이중 결합과 단일 결합이 교대로 된 공액구조를 갖고 있는 유기물 반도체 재료는 1940년부터 전자소자로 이용하려는 발상이 있은 후, 1977년 단순 공액 구조를 갖는 폴리아세틸랜이 반도체 특성을 가지며 도핑에 의해 금속과 같은 전도성을 가진다는 보고 이래로 전기전자 소재로써 유기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유기 반도체의 특징은 합성 방법이 다양하고 섬유나 필름 형태로 성형이 용이해 경량성, 유연성, 비선형 광학특징, 전도성, 높은 분자극성, 저렴한 생산비, 높은 생산성을 가진다고 말한 김 교수는 “유기물 반도체는 무기물과 같이 벌크한 성질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자 자체가 기능성을 가지므로 초박막 상태에서도 기능성이 유지되어 새로운 초박막 기능성 전자 및 광소자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기화합물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적 성격을 가지는 유기반도체를 이용하여 유기태양전지(organic solar cell), 유기전자발광 디스플레이(OLED: organic light-emitting diode), 유기박막트랜지스터(OTFT: organic thin-film transistor), 유기라디오파 인식장치(ORFID: organic radid frequency identification), 유기 센서, 유기 직접회로, 유기물 레이저 등 여러 가지 분야에 적용한 다양한 연구들이 현재 전자산업에 응용되고 있어 이번 경상대 연구팀의 원천기술 개발로 지역사회의 발전은 물론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상대 화학과 교수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OLED 연구센터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윤희 교수는 “이번 개발은 새로운 분자구조의 설계로부터 합성, 물성 및 특성 도출의 과정을 거쳐 얻어진 결과로 원천 재료 확보에 의의가 있으며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어려움도 있었으나 연구팀 모두가 협력하였기에 이루어낸 결실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사용되는 용처에 따라 요구되는 요구와 특성에 따라 새로운 분자 설계가 용이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