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발사체 '나로호' 언제쯤 날아갈 수 있을까
상반부 추진제어기 신호 이상, 연내 재발사 어려울 듯
29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가 또 다시 연기됐다. ‘15분 카운트다운’ 직전 상단부 추력제어기 신호체계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이 원인이었다.
나로호 발사지휘센터는 "29일 오후 3시43분께 발사체 상단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카운트다운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륙까지 17분, 카운트다운 2분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연내 재발사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가 발생한 추력제어기는 로켓 비행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로켓 엔진의 추력방향의 변화를 제공하는 장치다. 이를 비롯한 상단부는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됐다. 조립동으로 옮겨져 정밀검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일주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재발사 날짜 등 향후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26일에 3차 발사의 1차 시도에서도 1단 로켓 연결부에 있는 고무링이 파손되며 내부의 헬륨 가스 압력이 떨어졌고, 발사가 중단된 바 있다. 나로호는 그동안 1, 2차 발사 때도 발사를 연기하거나 중단을 거듭한 바 있다.
당초 나로호 발사사업은 2005년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러시아 국회 비준이 지연되면서 2007년과 2008년으로 두 차례 연기됐고, 2008년에는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다시 2009년 2분기로 연기됐다.
2009년 첫 발사 당시에는 러시아가 시험항목이 늘어났다며 7월30일로 미룬 데 이어, 최종 연소시험 일정 문제로 8월11일로 발사를 또 다시 연기했다. 이어 데이터 분석 문제로 8월19일로 연기했는데, 발사예정일이었던 19일에는 발사대에서 고압 탱크의 압력을 조정하는 소프트웨어에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중단됐다. 결국 8월25일 1차 발사가 이뤄졌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2010년 6월9일 예정됐던 2차 발사에서도 발사를 3시간 앞둔 시점에서 발사대 주변 소방설비에서 소화용액이 흘러나오며 발사가 중단된 바 있다. 다음날인 6월10일 예정대로 발사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아주 사소한 문제만 있어도 발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발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선진국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