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령도 기습 점령’ 노리나, 심상치 않은 움직임 포착

강등됐던 북한 내부 강경파 ‘김격식’ 상장에서 대장으로 복권

2012-11-23     정대근 기자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5월부터 8월에 걸쳐 서해안 초도에서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이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 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점령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北 백령도 기습점령 훈련 반복
북한 지난 2009년 1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후부터 초도지역을 중심으로 기습상륙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서해에서 실시된 대규모 도서점령훈련에 김정은이 참가해 직접 지도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올해 상륙훈련의 경우에는 규모가 커지고, 횟수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도는 백령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서북쪽으로 80㎞ 정도 떨어진 섬이다. 이곳은 북한의 서해 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의 전진기지이며, 함정의 실탄사격훈련도 자주 실시된다. 북한은 이곳 초도 앞바다에서 해군사령부 소속 29해상저격여단과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서해와 황해도를 관할하는 4군단이 주축이 돼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해상저격여단은 인민무력부 주관 전투력 판정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우수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기습상륙훈련은 주로 달이 뜨지 않는 밤을 이용해 4군단이 먼저 우리 측 서해5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후 특수부대원들과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들이 공기부양정을 타고 서해5도를 점령한다는 시나리오 하에 실시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 군부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격식의 대장 복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김정은의 황해도 순시 이후 꾸준하게 진행되어온 북한군의 서해 NLL 인근지역의 전력증강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이 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군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대남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경파인 김격식의 대장복귀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해 NLL을 비롯해 휴전선 인근 최전선에서 북한군의 작전준비 태세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9월 이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데 비해 이 같은 변화는 돌발적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습점령 시나리오 완성했나
지난 11월23일은 연평도 포격 도발 2주기였다. 이에 북한은 도발의 가능성을 높이는 여러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전력을 대포 증강 배치하는가 하면, 훈련강도도 높이고 있다. 북한군은 NLL 이남의 남측 서북도서를 기습 공격하는 시나리오는 짜고 작전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했던 5월~8월의 대규모 상륙훈련역시 기습점령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MI-2, MI-4, MI-8 등 50여대의 공격 헬기를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분산 배치해 기동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백령도 북동쪽에서 30여㎞ 떨어진 고암포에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지를 완공했다.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길이 34m에 170t급 공기부양 전투함에는 앞과 뒤쪽에 57㎜ 기관포 1문, 30㎜ 기관포 1문이 장착돼 있다. 이는 기습공격 작전에서 병력을 신속하게 실어 나르는 역할을 맡데 된다. 속도는 고암포 기지에서 백령도까지 약 17분 만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북한군의 전력의 상당수는 노후화했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옛 소련제로 알려진 헬기는 기동성이 떨어지고, 공기부양정의 선미는 프로펠러나 공기를 주입하는 가죽이 기관총에 맞으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우리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대적으로 서북도서 전력증강계획을 세웠으나 현재 일부 무기의 실전 배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갱도 안에 있는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과 지상 10㎞ 상공에서 북한 해안포 부대를 감시하는 전술비행선은 당초 올해까지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뤄졌다. 영상 촬영 거리가 늘어난 무인정찰기(UAV)를 올해 중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의 잡음으로 인해 연기됐다.

한편 지난 11월20일 김황식 국무총리는 “대선이 가까워진 만큼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응의지와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내부갈등을 조장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2주기를 맞이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그 날의 분노와 슬픔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잊을 수도 없다”며 “굳건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튼튼히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