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도미노’ 와해위기 선진통일당의 선택은?

원내 의석 4석, 정당지지율 1%미만 … 지자체장 연쇄 탈당설까지

2012-08-31     김현기 기자

선진통일당이 존립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당 소속 이명수 의원과 유한식 세종시장의 탈당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명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충청의 발전과 더욱 성실한 의정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오랜 고뇌 끝에 ‘탈당’을 결심했다”며 “새누리당이 충청 정서와 정책, 이념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해 입당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이 의원의 탈당은 예견됐다. 선진통일당의 전신격인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지난 4·11 총선 과정에 상당수 당을 떠났고, 이회창·심대평 전·현직 대표 간 갈등까지 벌어졌다. 지역 정당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선진당은 충청권 맹주 자리를 새누리당에 내줘야 했다. 총선 결과에서 이미 선진당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실망이 표심으로 드러났고, 이 의원은 지난 총선 후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당장 선진통일당 의석은 4석으로 줄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당장 충청권을 대표하는 성완종 의원까지 흔들리고 있고, 충청권 일부 지자체장들의 탈당설까지 떠돌고 있다. ‘선진당 와해설’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유 시장의 탈당은 ‘초대 세종시장’이라는 상징성 큰 자리였던 만큼 선진당의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탈당이 당 소속 충청권 기초자치단체장과 지역 당협위원장 등의 연쇄 탈당으로 번져 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충남지역 선진당 소속 기초단체장은 15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보령 부여 금산 등 7명, 도의원은 42명 중 19명. 정당 지지율이 1% 미만으로 미미한 가운데 연쇄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당의 지지기반인 충청권에서조차 흔들리면서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충청권 선출직 중에 많은 분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는데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쇄 탈당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탈당의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뚜렷한 해법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 최고위원과 당무위원들은 긴급 연석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이번 탈당을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선진당 와해공작 시도가 드러난 사건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데 그쳤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번 기회를 충청권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선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박빙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이 새로운 지원세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충청권이 이번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탈당)이 충청권의 표심을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으로 끌고 오는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새누리당내 충청권의 한 의원은 “충청권에서 박근혜 후보의 여론이 좋은데 굳이 합당할 이유는 없다”며 “선진당의 지역 기반이 약해졌기 때문에 득보단 실이 많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