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 / 안정근 이사장
2005-12-28 글/ 이현지 기자
공무원에서 프리랜서까지 가능한 전문직 CAS컴퓨터속기사
우리나라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정보강국이다. 그 정보화속에 기록문화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식화, 정보화 시대라는 말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에 있어 컴퓨터를 활용하는 '정보입력' 및 '관리'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컴퓨터를 도입하여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는 실정에 발맞추어, 속기 분야에서도 정확성, 쾌속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속기 이론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입력하여 한글화함으로써 속기뿐만 아니라 문서화를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로 이 '정보입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보다 빠르고 정확한 '입력' 및 관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컴퓨터속기 (CAS)이다.
컴퓨터 속기란 말 그대로 컴퓨터를 활용하여 속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펜을 사용하여 속기문자로 기록한 후 한글로 번문하는 방식의 일반적인 수필속기와 구별된다. 컴퓨터속기는 별도의 컴퓨터속기 전문 키보드를 활용하여 속기하는 방식인데 이 점은 미국, 유럽, 일본 등 모든 나라의 컴퓨터 속기가 동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처음 한국형 컴퓨터 키보드(CAS)가 개발되었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효율적인 기록물 작성 및 관리와 점차 높아가는 우리사회의 복지 수준 향상 요구에 발맞추어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요즘 같이 취업란이 심각한 시기에도 높은 취업률로 주목 받고 있는 직업이 바로 컴퓨터속기 분야이다.
“과거 부호문자로 기록한 후 일반 문자로 번역하는 번문 과정을 거쳐야 했던 '수필속기'와 달리, 컴퓨터속기는 컴퓨터와 호환되는 컴퓨터속기 키보드를 활용 하여 속기하는 방식으로써 속기하는 내용이 모니터를 통해 바로 한글로 출력 될 뿐 아니라 PC에 파일로 저장 하거나 복사하고, 프린트 하며, 자료를 만들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모든 작업과정이 디지털화 되어 있어 그 쓰임새는 너무도 다양하다.”며 컴퓨터 속기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는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 안정근 이사장은 자막방송 송출 및 컴퓨터속기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자막방송 송출, 컴퓨터 속기기사 양성
TV를 시청하다 보면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화면 좌측 상단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방송 중'이라고 알리는 자막이 게시 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TV에서는 방송되는 내용의 해당하는 자막을 볼 수 없어 '자막방송'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자막방송'이란 방송되는 모든 말들을 실시간으로 문자화 하여 화면과 함께 송출하는 방송을 말한다. 예를 들어 뉴스 앵커가 “9시 뉴스를 시작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그대로 -9시 뉴스를 시작 하겠습니다-라고 자막화 하여 화면과 함께 방송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막방송 시스템을 통해 속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속기하여 제공하는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이나 한글을 공부하는 어린이, 한국말에 서툰 외국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보통 TV에서 '자막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은 자막이 폐쇄자막 형태로 송출되기 때문인데 TV에 자막방송 수신기(디코더)를 설치하면 자막방송을 시청 할 수 있다.
공무원, 프리랜서까지 가능한 전문직
얼마 전에 모 공무원 시험의 합격 커트라인이 한문제도 틀리지 않고 모두 정답을 작성한 경우에 주어지는 만점점수를 상회한 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러한 결과가 가능한 것은 특정 자격증 소지자, 군복무를 필한 자, 국가유공자 자녀 등에게 주어지는 가산점 때문인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이다. 실제로 웬만한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기백대 1이 기본이어서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런 상황에도 주의 깊게 찾아보면 비교적 쉽게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다.
속기사가 주로 일하는 곳이 바로 국회, 지방의회, 법원, 국방부 등 정부부처나 대기업체 등으로, 청와대에도 CAS컴퓨터속기사가 일하고 있다. 이들 국가기관에서는 매년 상당수의 속기공무원을 새로 뽑는다. 경쟁률도 여타 공직에 비해 상당히 낮음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아예 경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속기사를 구하지 못해 거듭하여 채용공고를 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지원자들에게 인기가 가장 높다는 국회 속기직의 경우에도 다른 공직에 비해 비교적 승진기회가 많고 업무여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기록물보존에 관한 법률의 시행과 법원의 집중 심리제 도입, 국회 소위원회의 속기록 작성 등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가고 실제, 속기를 통한 기록물 작성 범위도 증가하고 있어, 속기사의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예상이다.
속기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부가 주관하고 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국가공인 컴퓨터속기 자격증(국가기술자격증 한글속기/컴퓨터)을 취득해야 하는데 시험은 연 2차례 실시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손으로 기록하는 수필속기방식의 시험은 폐지되었으며 2002년부터는 컴퓨터속기 방식의 시험만 시행 되고 있다.
컴퓨터속기는 하나 또는 두개 이상의 키를 동시에 눌러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한 글자나 단어, 문장 등을 입력 할 수 있는 전문키보드를 활용한다.
다른 기종과는 차별화된 CAS컴퓨터속기
◇ 타이핑 하는 방법이 다르다.
속기 키보드는 자음과 모음들을 동시에 눌러 글자를 완성한다. 이런 이유로 자음과 모음들을 한번에 하나씩 각각 눌러야 하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절대 속도가 빠른 것이다.
‘강' 이라는 글자를 기록하는데 있어 ‘ㄱ ㅏ ㅇ'을 따로 누르는 것과 ‘ㄱ ㅏ ㅇ'을 한꺼번에 누르는 것 어느 쪽이 ‘강'이라는 글자를 완성하는데 빠르겠는가?
◇ 약자 출력 기능과 약자 체계가 있다.
컴퓨터속기는 어떤 표현이나 단어를 기록 할 때 그 표현이나 단어로 지정 되어있는 키를 누르면 한번의 손동작으로 그것을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라는 단어를 기록하려고 할 경우 왼손 쪽의 ‘ㅅ'과 오른 손 쪽의 ‘ㅂ ㅅ'을 동시에 누르면 ‘서비스'라는 글자가 한번에 출력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약자들은 사용빈도와 단어의 특징, 단어간의 상호 연관성 등을 모두 감안하여 속기에 용이하도록 체계화되어 있다.
◇ 활용형 기능이 있다.
언어 체계를 연구해 보면 공통되게 활용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합니다, 됩니다, 봅니다'라는 말들의 경우 ‘ㅂ니다'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경우 오른손 쪽의 특정키를 ㅂ니다 로 활용되도록 기능을 부여하는 한편 여기에 ‘하'를 붙여 같이 누르면 ‘합니다.'가 되고 ‘되'를 붙이면 ‘됩니다.', ‘보'를 붙이면 ‘봅니다.'가 출력되는 것이다. 한번의 손동작으로 ‘합니다.', ‘됩니다.', ‘봅니다.' 등의 말들을 기록할 수 있으므로 일반 2벌식 키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최초의 한국형 컴퓨터속기 CAS
우리나라에서 컴퓨터속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CAS컴퓨터속기가 개발 되면서 부터이다. 이후 여러 종의 컴퓨터속기 방식이 선을 보였으며, CAS컴퓨터속기도 계속 업그레이드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발전해 왔다.
이중 CAS컴퓨터속기는 단연 선두 주자로 KBS, MBC, SBS, EBS, KTV의 자막방송을 비롯하여 국가기관, 정부출연기관, 대학, 속기사무소, 일반기업체 등등, 속기 활용처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가공인 컴퓨터속기 합격자의 90%이상이 CAS컴퓨터속기를 사용하여 합격하고 있다.
컴퓨터속기는 전국 주요 도시마다 개설돼 있는 전문 관인학원에 등록하여 수강하는 방법과 컴퓨터속기 키보드를 구비하고 독학을 하는 방법이 있다.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 안정근 이사장 인터뷰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 안정근 이사장
CAS컴퓨터가 컴퓨터속기 기종들 중 가운데 단연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 CAS컴퓨터속기는 최초의 한국형 컴퓨터속기로써 법원, 국회, 의회, 국방부, 청와대, 등등 대다수의 속기 활용처에서 컴퓨터속기사 대부분이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으며, 컴퓨터속기 국가기술자격시험의 합격자 90%이상을 배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KBS, MBC, SBS, EBS, KTV 등 실시간 자막방송을 제공하는 모든 방송사의 자막방송에도 CAS컴퓨터속기가 유일하게 활용 되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 자료들을 통해서도 CAS컴퓨터속기의 우수성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다. 무엇보다 CAS컴퓨터속기는 개발 초기부터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의 말을 실시간으로 기록해 내는 '속기'의 원리를 첨단 컴퓨터 기술에 접목 하여 알맞는 키 숫자를 결정 하고, 자모, 숫자, 기능키 등의 키들을 과학적으로 배열 했으며,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속기'에 적합한 약어 체계를 구축하고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인체 공학적 설계로 '컴퓨터속기'의 기능성을 극대화 하였다.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의 기술제휴 및 컴퓨터속기 검인정 교과서 인정에서도 볼 수 있듯 계속적인 기술 개발과 관련 인프라 확대에 힘쓰고 있는 점도 CAS컴퓨터속기가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원동력이라 볼 수 있다.
컴퓨터속기와 관련하여 허위과장 광고 사례도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민간 자격증 난립과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 사례들과 유사한 피해 사례들이 컴퓨터속기와 관련해서도 접수 되고 있다. '컴퓨터속기'를 내세워 협회나 유사 단체를 만들어 공신력 있는 단체인 것처럼 꾸며, 자신들의 자격증이 국가기술 자격증보다 더 나은 것 인양 현혹하거나, 근거 없는 왜곡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취업을 보장 한다는 등의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유사 컴퓨터속기 키보드나 교재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이다.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국회나 법원, 의회 등등 속기 활용처 대부분은 속기사 채용시 당연한 이야기이겠으나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자를 채용한다.
이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협회 또는 유사단체에서 발급하는 민간 자격증 소지자는 국가기관의 경우 속기사 채용시 지원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알아야 한다. 또한 속기 활용처 들의 컴퓨터속기 활용현황, 여러 방송사의 실시간 자막방송, 국가기술 자격시험에서의 합격현황 등 객관적인 자료들을 꼼꼼히 따져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인터뷰 BOX -컴퓨터속기 전문 관인학원인 영등포속기학원의 차명주부원장-
컴퓨터속기의 매력을 말씀하신다면?
-우선 컴퓨터속기는 600여 종의 국가공인 자격시험들 중 자격증 취득 후의 취업률이 가장 높은 분야 중의 하나다.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고, 프리랜서 속기사로도 활동할 수 있으니 이 부분까지 고려하면 자격증 취득이 일과 연결되는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속기 할 때 단어나 문장이 한 번에 출력 되는 것도 흥미 있지만, 무엇보다 역사를 기록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속기일 자체가 의미 있고,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컴퓨터속기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
-먼저 자격증의 쓰임새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공무원으로 일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 자격시험에 응시해야하고, 자막방송 속기사를 지망한다면 국가 공인 속기시험과 함께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한국CAS컴퓨터속기협회에서 시행하는 컴퓨터속기 자격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학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있다면?
-컴퓨터속기는 전문성을 요하는 직종인 만큼, 그에 걸 맞는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컴퓨터속기는 한자씩 기록하는 기본자, 단어를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약자, 문장이 이어질 때 기본자나 단어와 덧붙여 활용 할 수 있는 활용형 등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을 학생의 실력에 맞게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하며, 특히 속기 실력과 함께 속기사가 갖추어야 할 소양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