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무병장수를 바라는 지극한 효심 담긴 삼베옷

한땀한땀 정성으로 만들며 전통문화 이어가는 장한 기업

2012-07-04     송재호 이사

삼베는 거의 모든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폭넓게 사용해온 직물이다. 특히 안동 지역에서는 신라 3대 유리왕 때부터 부녀자들이 삼 삼기 대회를 열 정도로 유서가 깊다. 옷감이 귀하던 시절 전국 어디서나 무명, 모시, 삼베로 옷감을 만들어 사용했지만 이 중 안동포는 올이 고우며 노란 빛깔이 아름다워 궁중 진상품으로 지정된 최고급 옷감이다. 삼베의 고장 안동에 위치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안동삼베(김규학 대표)를 찾았다. 

수의에는 후손의 정성이 깃들어야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액이나 화가 끼이지 않는 윤달이면 질 좋은 삼베로 정성껏 수의를 준비했다. 이는 부모님의 무병장수(無病長壽)를 바라는 지극한 효심에서 우러난 아름다운 마음이다. 삼베를 수의로 사용한 것은 썩어지기 보다는 때가 되면 삭아버리는 자연스러운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베에는 바이오 성분이 있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2012년 윤년, 윤달을 맞이해 안동삼베는 우수한 기술력과 정성스런 마음으로 개발한 양질의 삼베수의를 전통복식에 의거해 준비했다. 김규학 대표는 “윤달(윤년)에 집안 어른의 수의를 정성껏 마련하는 것을 통해 자손들은 집안 어른을 더욱 공경하고 효심으로 받드는 마음을 갖게 되고 집안 어른들은 지난 생을 돌아보고 더욱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를 갖게 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안동삼베의 보급화와 규격화 이뤄

안동삼베는 우수한 기술력과 정성으로 국내산 삼베의 고급화를 이룬 명품 삼베특품이다. 삼베는 섬유의 특성상 지금까지 기계화 되지 못하고 수공으로만 전수되어 왔지만, 안동삼베가 1981년 국내 최초로 100% 삼베사 개발로 기계화 공정으로 생산해냈다. 대마사 연구를 통해 양질의 삼베의 보급화를 이룬 안동삼베는 국산 원사를 사용하고 삼베의 불순물 제거 가공을 거쳐 순수 삼베 상태의 고급원단을 사용하며 기계의 일관된 짜임으로 만들어져 흐트러짐 없이 고급스럽다.
김 대표는 “삼베는 안동이 으뜸이다. 조선시대부터 ‘안동포’라 하며 명산품으로 알려졌다”고 자부했다. 안동포가 이렇게 이름난 것은 예로부터 안동이 토질이 좋아 대마의 집산지였고, 재배방법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안동포는 밀파(빽빽이 씨를 뿌리는 방법)로 재배해 삼베의 줄기가 가늘어 질 좋고 고운 삼베 섬유를 만들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삼 재배, 제직, 가공, 봉제 등 전 공정을 직접 작업하는 국내 유일한 업체이다. 안동삼베는 삼베수의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자 100% 삼베섬유를 개발해 정규격에 맞게 수의를 생산, 매상품마다 재질을 명기하고 그 제품에 대한 품질보증을 하여 보급하고 있다. 삼베수의는 가정의례준칙에 의거하고 성균관과 유림의 자문을 받아 남자용 20종, 여자용 18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품의 용도상 사이즈 별로 따로 제작하지 않고 넉넉하게 재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의의 특성상 넉넉한 것은 미덕이나 모자라면 불경하다하여 넉넉하게 제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입는 옷’이라는 사명감으로 다림질까지 완벽하게 해 온 김 대표의 정성과 꼼꼼함 덕분에 안동삼베는 백화점에도 입점해 품질을 인정받고,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20년을 한결같이 삼베개발에 정진해온 김 대표는 “앞으로도 우수상품 생산 및 삼베수의의 규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